[겜덕연구소] 추억 집합! 패미콤 합팩에 단골로 들어가던 명작 게임들을 살펴보자!
(해당 기사는 지난 2023년 3월 30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 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옛날 패미콤(패밀리) 합팩에 단골로 들어있던 명작 게임들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추억이 솔솔~ 패미콤 합팩 단골 게임들!]
조기자 : 오늘은 어린 시절 집에서 즐기던 만인의 게임기인 패미콤 합팩 특집입니다. 패미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던 시절, 합팩들은 사실 대부분이 정품이 아니라 대만 등지에서 불법으로 제조된 게임 팩이었죠. 사실 당시 정품 카트리지를 구하고 싶어도 오히려 국내에서는 정품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였던 시절이기도 합니다.
검떠: 그렇죠. 실제로 현대에서 들여온 패미콤은 북미 식 투박한 패미콤이었으니까요. 가격도 비싸고 팩도 크고.. 썩 마음에 들지 않았죠. 보통은 대만이나 중국을 통해서 들어온 패미콤이 훨씬 인기가 많았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등장한 대만제 불법 합팩들은 각종 게임 가게에서 정품처럼 둔갑해서 우리들 손에 들어왔고 패미콤 중반기 이후엔 어마어마한 국내 짝퉁 패미콤이 보급되면서 가성비 높은 합팩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조기자: 맞습니다. 이러한 합팩에는 크게 두 가지가 존재했는데, 하나는 작은 용량의 킬로바이트 게임들을 잔뜩 넣어서 양으로 승부하는 합팩과, 다른 하나는 당시에 메가롬 팩이라고 부르던 용량의 큰 게임들이 몇 개가 들어있던 메가 합팩이 있었습니다.
메가 합팩의 경우 팩 하나에 게임이 몇 개 들어가지 못했지만, 한창 인기 있는 최신 메가 게임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인기가 좋았고요, 게임 양이 많은 킬로바이트 합팩은 단순한 패미콤 초창기 게임들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방대한 게임 리스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골라서 하는 재미가 쏠쏠했죠.
오늘 소개할 게임들은 그 시절 합팩 중에 단골처럼 자주 등장하는 킬로바이트 게임들 중에 유명작들만 엄선해 봤습니다. 그게 꼭 합팩이 아니더라도 이후 등장했던 수많은 게임 내장형 패미콤 호황기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게임들인데, 하나 같이 명작이었습니다.
검떠: 어떤 게임을 소개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꿀딴지곰님이 꼭 필요한 게임들을 엄선해주셨습니다. 덕분에 게임 소개가 쉬웠네요.
-익사이트 바이크-
검떠: 익사이트 바이크는 1984년도에 닌텐도에서 제작한 패미콤 게임이죠. 상당히 단순한 시스템으로 각종 스턴트 묘기를 부릴 수 있는 바이크 레이싱 액션 게임인데, 직관적인 게임 조작과 밸런스 잡힌 게임성으로 당시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게임은 횡스크롤로 진행되는데 오토바이를 가속하는 버튼이 두 개이며 하나는 엔진이 과열되지 않게 가속 하지만 다른 하나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플로 밟아버림으로 적당히 엔진 과열 게이지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바닥에 있는 화살표 게이지를 밟아주면 과열된 엔진을 식혀줄 수 있으며 각종 점프대를 만나면 공중으로 점프를 하게 되죠. 공중에 떴을 때 방향키를 앞뒤로 조작해서 바이크 몸체를 조절해야 착지할 때 넘어지지 않을 수 있죠. 바닥에는 가끔 진흙 구덩이같은 곳이 있어서 이곳을 지나치면 속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피해서 가야 합니다.
조기자: 넘어져서 바이크에서 떨어지면 바이커가 헐레벌떡 오토바이까지 걸어가는 모습이 상당히 귀여웠죠 각종 패미콤 게임 패러디에 종종 쓰이기도 했고요.
검떠: 조기자님도 잘 아시는군요. 허공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유지하는 게 이 게임의 관건이며 셀렉션 B로 경기를 하면 컴이 조작하는 바이크들과 실시간으로 경쟁을 할 수도 있죠. 이후 게임보이어드밴스 용 패미콤 미니 시리즈로 발매된 바 있습니다.
-아이스 클라이머-
검떠: 아이스 클라이머는 1985년도에 닌텐도에서 제작한 패미콤 용 게임이죠. 정말 거의 모든 합팩에 빠지지 않는 필수 게임처럼 들어가 있어서 어린 시절 패미콤 유저라면 반드시 한번쯤 해보셨을 그런 게임이며 2인용도 가능해서 보통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같이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레이 게임의 대명사였습니다.
다만 겉모습으로는 협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팀킬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우정파괴 게임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게임이죠. 발매 당시부터 초히트한 게임이며 오락실용 VS 시스템이나 디스크 시스템 용으로도 개발된 바 있습니다.
검떠: 플레이어는 에스키모인 포포와 나나 둘 중 한 명을 직접 조정해서 위로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각 층마다 블록이 존재해서 점프를 해서 망치로 블록들을 깨고 올라가야 하죠.
올라가다 보면 더 이상 파괴되지 않는 블록들이 존재하는데 여기서부터는 보너스 스테이지 개념으로 점프만으로 잘 올라가야 하고 중간중간 구름 모양의 발판이 좌우로 지나다니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게 잘 점프해서 해당 발판들을 이용해서 최상부로 올라가야 합니다.
검떠: 최상부에는 익룡처럼 생긴 새가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점프에서 이 새에 닿으면 스테이지 클리어가 되죠. 후반 스테이지로 갈수록 천장에서 고드름이 떨어지는 등 난이도가 높아지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 주인공들이 들고 있는 해머는 공격용으로도 사용 가능해서 가끔 가다 방해하려고 다가오는 물개라든가 새를 공격해서 물리칠 수도 있습니다. 이후 아이스 클라이머는 게임보이어드밴스용으로 발매된 패미콤 미니 시리즈 중 하나로 판매된 바 있죠.
-벌룬 파이트-
검떠: 벌룬 파이트는 1985년도에 닌텐도에서 제작한 패미콤 액션 게임이죠. 가정용보다 먼저 아케이드 전용 기기인 VS 패미콤 용으로 먼저 발매된 바 있으며 이후 몇 가지 모드가 추가되어 가정용 패미콤으로 발매된 바 있습니다.
아이스 클라이머와 더불어 합팩 구성에 빠지지 않는 게임 중 하나로 주인공이 풍선을 타고 날아다니면서 적들이 타고 있는 풍선을 터뜨려 제거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 됩니다.
조기자: 조작도 간단하고,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게임이어서 가끔 오프라인 게임 대회를 해도 인기가 많은 게임이 아닌가 싶네요.
검떠: 적들은 풍선만 터뜨린다고 바로 제거되는 것은 아니고 낙하산을 타고 땅으로 내려 앉기 때문에 낙하산을 재차 공격하거나 땅에 내려앉아서 풍선을 다시 불고 있을 때 건드리면 무방비 상태로 제거시킬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절묘한 것은 바로 풍선을 조절할 때 느껴지는 관성이죠. 플레이어를 움직이려면 버튼을 연타에서 하늘로 날아올라가게 되는데, 이때부터 관성이 붙어서 가속하게 되거나 감속이 일어나 조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 관성을 잘 파악해서 조종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날아오르면 미처 풍선을 다 불지 못한 채 바닥에 붙어있는 적들을 빠른 시간 내에 제거할 수 있으니 쉽게 게임을 이끌어갈 수도 있습니다.
검떠: 가끔 구름 속에서 동그란 번개가 생성되어 돌아다니는데 직접 부딪히면 감전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풍선이 2개 다 터지면 추락하게 되며 이외에도 수면 위를 지나가다 보면 물 속에서 거대한 물고기가 튀어나와서 아군 적군 상관없이 잡아먹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하죠. 이 밖에도 허공에 떠 있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체는 회전하면서 플레이어를 튕겨내기도 합니다.
적들도 플레이어를 발견하면 제거하려고 안달이 나는데 플레이어는 두 개의 풍선을 가지고 있어서 한 방에 제거되지는 않지만 풍선이 전부 사라지면 적들처럼 낙하산을 타는 게 아니라 바로 추락해 버리죠. 게다가 한번 터진 풍선은 다음 스테이지를 가도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
검떠: 보너스 스테이지도 존재하는데 이 보너스 스테이지에서는 파이프에서 올라오는 풍선들을 제거해야하죠. 모드 중에는 가정용 패미콤에만 존재하는 벌룬 트립 모드가 있는데 적은 나오지 않지만 번개 장애물들을 피해 앞으로 전진하며 최대한 오래 진행해야 합니다.
제일 관건은 역시 2인용 모드인데 본래는 협력해서 적들을 제거해야하지만 서로의 풍선을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팀킬이 가능하죠. 그래서 본래의 목적을 알고 서로를 죽이는 게임으로 변질돼서 실제로 게임하다 기분 상할 수 있는 진정한 우정파괴 게임의 시초가 아닐 수 없네요. 더불어 이 게임의 유명해지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근육맨 머슬 태그매치-
검떠: 근육맨 머슬 태그매치는 1985년도에 반다이에서 발매한 패미콤용 대전 액션 게임입니다.
만화 근육맨을 원작으로 제작된 레슬링 대전 액션 게임이지만 패미콤에서는 귀여운 디자인의 캐릭터들이 나와서 서로 태그 매치를 펼치게 되는데 그래픽이 단순해 보여도 2인 대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혈전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2인용 모드가 아닐 때는 CPU 측 캐릭터들을 물리치며 한 스테이지씩 클리어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사실상 대전 액션의 개념 조차 없던 시절이지만 나름 동시 2인용 게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게임으로 패미콤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 게임들 중 하나라서 이후에 합팩 구성에도 항상 들어가는 꿀잼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떠: 게임을 시작하면 여덟 명의 초인들 중 두 명을 골라서 태그 팀을 구성하고 펀치와 킥 등을 구사해서 상대편과 싸우게 되는데 가끔 링 바깥쪽에서 날아오는 번쩍이는 구슬을 먹으면 한동안 파워업해서 각 캐릭터 별 고유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 구슬을 먹겠다고 쟁탈전을 펼치다가 한 명이 먹게 되면 다른 쪽은 도망다니는 패턴이 돼버리곤 하죠.
통상기 중에는 단순히 타격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붙으면 백드롭같은 잡아던지는 기술도 존재하고 링반동을 활용해서 적을 공격할 수도 있어서 링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며 체력이 닳으면 구석으로 가서 다른 캐릭터와 태그를 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검떠: 캐릭터별로 밸런스도 다르고 기술도 다르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경찰 이라고 부르던 브로켄 주니어의 구슬 필살기가 유일하게 원거리 공격 인데다 맞으면 계속 경직되기 때문에 적들을 쉽게 이길 수 있었죠.
그래서 2인용을 하게 되면 누가 먼저 브로켄을 고르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이로 인해서 형제나 친구랑 싸우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지금 만약 다시 한다면 철없는 아재들은 이 게임을 플레이 할 때 BROKEN을 먼저 골라버리는 비열한 행동을 할 겁니다. 아마도.
-다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검떠: 다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는 1986년도에 허드슨에서 발매한 패미콤 용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원작은 오락실용 원더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원더보이'에 대한 상표권을 세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허드슨의 직원이자 게임명인 으로 유명해진 다카하시 명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게임을 다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캐릭터의 얼굴도 다카하시 명인의 얼굴을 모티브로 다시 그렸으며 더불어 일부 스테이지 요소도 바뀌었죠. 다카하시 명인의 당시 인기 덕분에 판매량도 상당했다고 합니다.
검떠: 기본적인 게임성은 원더보이와 동일해서 앞으로 달리면서 장애물을 점프를 피하고 무기를 던져서 적을 해치우며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체력이 줄기 때문에 계속해서 필드에 있는 과일들을 먹어서 체력을 보충해줘야 합니다.
오락실 원작과 다르게 무기 중에는 불꽃이 존재해서 필드 위의 바위 등 방해물도 제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도 추가되었고, 기타 숨겨진 요소들도 있어서 오락실과는 또 다른 재미가 존재하죠.
패미콤으로 이식된 초창기 아케이드 이식작들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편이라 꽤 재밌게 즐길 수 있으며 해당 게임의 인기 덕분에 이후에는 독자적인 시리즈로 발매돼서 패미콤에서는 4편까지 발매되었으며 다른 콘솔로 후속작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어 장수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비 윙스-
검떠: 비 윙스는 1984년도에 데이터 이스트에서 제작한 오락실 용 슈팅 게임을 1986도에 패미콤으로 이식한 게임입니다. 보통은 원작만한 이식작이 없기 마련인데 이 작품만큼은 오히려 원작보다도 패미콤 이식작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몇 안되는 게임입니다.
일단 아케이드 원작과 다르게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기체에 장착 가능한 날개를 골라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죠. 각 날개 마다 다른 개성 있는 무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날개를 선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워낙 날개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이걸 한 번씩 사용해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검떠: 스테이지 중간에도 다른 날개들을 교체할 수 있어서 다양한 무기들을 사용해 볼 수 있지만 역시나 어린 플레이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날개는 바로 검은 구슬이 기체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해주는 해머라는 무기였습니다. 그래서 게임 시작하면 두말할 것 없이 해머를 고르는 게이머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생긴 게 좀 요상하지만 말이죠;;;
조기자: 그렇죠.. 사실 파워는 다른 무기가 더 강하지만 플레이어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겸해주기 때문에 이 해머가 단연 인기가 많았습니다.
검떠: 특이하게도 비 윙스는 무기를 탈거할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하는데 날개가 장착된 상태에서 2버튼을 누르면 무기를 해체해서 버리고 맨몸이 되어 버립니다. 이 기능은 다른 날개를 먹을 때 기존 무기를 버리기 위해서 필요한 버튼인데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이 버튼이 시작 버튼인 줄 알고 실수를 잘못 눌러서 공격도 못해보고 날개를 버리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검떠: 그리고 스테이지 마지막쯤에 등장하는 적 보스는 자신의 코어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코어 앞에 배치된 파츠를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공격이 가능하며 전체적으로 내구도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랫동안 맞춰야 합니다.
- 스파르탄 X-
검떠: 스파르탄 X는 1984년도에 아이렘에서 제작한 오락실용 게임이 원작이며 1985년년도에 패미콤으로 이식된 작품이죠.
이소룡의 영화인 사망유희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지만 어쩐 일인지 제목은 성룡의 영화인 '스파르탄 X'에서 따왔습니다. 스파르탄 X는 일본에서의 개봉명이며 한국에서의 개봉 명칭은 '쾌찬차'였죠. (하지만 게임 내용이랑 성룡영화 랑은 일도 관련이 없습니다)
사망유희에서 모티브를 따온 게임답게 게임은 한층 한층 탑으로 올라가는 게 목적입니다. 주인공이 층마다 존재하는 적들을 물리치고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해당 층에 보스와 싸우게 되죠.
조기자: 이 게임이 기억나지 않으시는 분들은, 적이 다가와서 붙어가지고 에너지를 빨아먹는 게임. 이라고 하면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검떠: 각 스테이지 보스들도 저마다 개성이 강한데 3 스테이지 보스는 영화 사망유희에 등장하는 농구선수 출신의 거인 무술인 압둘 자바를 모티브로 만들어 졌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까다로운 보스는 네 번째 보스인 요술사와 마지막 다섯 번째 보스인 무술인이죠.
특히 요술사 같은 경우 흔히 마귀할멈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여러가지 원거리 마법공격이 꽤 까다로우며 분신도 쓰기 때문에 패턴을 잘 파악해서 해치우지 않으면 마지막 판 보스 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조기자: 패미콤 판은 아케이드 판에 비하면 캐릭터도 상대적으로 작고 색감도 다소 칙칙하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패미콤에서 상당히 완성도 이식률을 보여줬고, 어렸을 때는 큰 차이를 못느꼈던 것 같아요.
검떠: 각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적들과 부비 트랩이 준비되어 플레이어를 괴롭히는데 2번째 스테이지 초중반에 등장하는 뱀이 튀어나오는 항아리라든가 깨지면 용이 불을 뽑는 트랩 등이 꽤 인상적이며 4번째 스테이지에서는 체력이 크게 줄어드는 나방 형태의 적들도 등장하죠.
마지막 판 보스인 무술인은 플레이어의 공격을 방어하기도 하며 하단을 공격하면 점프해서 회피하므로 거리 조절을 하며 지속적으로 공격을 넣어줘야 합니다.
막판 보스를 물리치면 스테이지 클리어하게 되며 드디어 납치된 여친인 '실비아'를 구출하고 해피엔딩이 되는듯 하지만 또 다시 납치되면서 2주차가 시작되죠. 알다시피 당시 게임들은 무한루프니까요. 영원히 계속 구해야 합니다.
조기자: 영원히 납치되는 게임.. 세가의 '청춘 스캔달'이 생각나네요.
-배틀 시티-
검떠: 배틀시티는 본래 1980년도에 오락실용으로 발매되었던 '탱크 바탈리온'의 패미콤판 후속작으로 1985년도에 남코에서 발매한 게임이죠.
게임성은 오락실판과 거의 동일해서 하단부에 존재하는 사령부를 지키면서 적 탱크들을 모두 제거해야하며 사령부가 파괴되면 잔여 대수가 몇 대가 남았던 무조건 게임 오버가 된다는 잔인한 설정이 존재합니다.
다만 전작과는 사뭇 다른 스테이지 구성과 각종 파워업 아이템으로 좀 더 게임성이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동시에 2인용도 가능해서 초기 패미콤 게임 중 몇 안 되는 꿀잼 2인용 게임으로도 유명하죠. 그래서 킬로바이트 합팩 구성에는 반드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필수 게임이었습니다.
검떠: 게임 상에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존재하는데 적 탱크중 빨간색 탱크를 해치우면 랜덤 위치에 랜덤한 아이템이 등장하며 별을 먹으면 플레이어의 탱크가 강화되고 수류탄을 먹으면 화면 상의 적 탱크들을 전부 파괴하며 삽을 먹으면 사령부 주변 벽이 강화되죠.
또 시계를 먹으면 잠시 적들이 움직임을 멈추게 되고 마지막으로 헬멧을 먹으면 플레이어에 탱크를 보호하는 방어막(배리어)이 형성됩니다.
별 아이템의 경우 한번 먹을 때마다 플레이어 탱크가 한 단계씩 파워업되기 때문에 반드시 먹어서 유지를 해줘야 하며 죽으면 파워업이 리셋됩니다.
검떠: 2인용으로 즐기다보면 플레이어끼리 서로 맞추게 되면 상대방 탱크가 점멸되면서 잠시 움직임을 멈추기 때문에 잘못하면 팀 킬을 할 수 있으므로 우정파괴 요소가 다분하지만 결과적으로 사령부가 파괴되면 둘 다 게임 오버가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기자: 여러 모로 재미있는 게임이었고, 특히 BGM(배경 음악)이 너무 친근해서 좋았어요.
-덕 헌트-
검떠: 덕 헌트는 1984년도에 닌텐도에서 출시한 패미콤 용 건슈팅게임이죠. 패미콤 전용 주변기기인 광선총을 활용해서 만든 패미콤 최초의 건슈팅 게임으로 발매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며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장이 팔린 바 있습니다. 이후 광선총을 활용하는 다양한 게임들과 더불어 가정용 건슈팅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었죠.
덕 헌트의 게임방식은 상당히 단순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강아지가 풀 속으로 들어가서 오리를 쫓아내는데 이때 날아오르는 오리를 광선총으로 겨냥해서 맞추면 되죠.
검떠: 게임 모드 중엔 오리를 한 마리만 잡는 모드와 두 마리가 한꺼번에 나오는 모드가 존재하며 오리를 제대로 맞추면 강아지가 죽은 오리를 들어 올리는 장면이 나오지만 한 마리도 못 맞추고 놓치게 되면 그 강아지가 히죽거리면서 플레이어를 비웃습니다.
당시 오락실을 개조해서 설치해 놓은 덕 헌트를 플레이했었는데 매번 놓칠 때마다 강아지가 비웃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서 강아지를 마구 총으로 쏘곤 했었죠.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리 움직임을 패드로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알고 보면 2인용이 가능하다는 점이었죠. 그래서 한 명이 오리를 직접 조종해서 도망다니고 다른 한 명은 광선총으로 쏠 수 있었습니다.
검떠: 게임 모드 중엔 또 클레이 사격을 즐길 수 있는 클레이 모드도 존재합니다. 북미 쪽에서는 발매시 제퍼라는 이름의 광선총과 더불어 판매되었으며 패미콤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최고의 게임 중 하나였는데 일본판 광선총의 생김새가 보다 총기와 가깝게 생겨서인지 제퍼의 생김새는 누가 봐도 장난감처럼 디자인되었죠.
이후 패미콤 초기에는 광선총을 지원하는 건슈팅 게임들이 몇 개 더 출시돼서 패미콤의 판매량을 견인했습니다. 다만 당시 건슈팅 게임의 경우 브라운관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모니터 환경에서는 불가능 하다는 점이 다소 아쉽죠.
-어반 챔피언-
검떠: 어반 챔피언은 1984년도에 닌텐도에서 발매한 패미콤 용 대전 격투액션 게임이죠. 초창기 닌텐도의 전략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게임기라는 컨셉 때문이라 당시엔 둘이서 함께 즐기는 게임들이 은근히 많이 발매되어 이 게임 역시 그런 컨셉에 충실한 게임이었습니다.
게다가 둘이서 대전을 즐긴다는 대전 액션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스트리트 파이터'가 연상되는 앞서 간 개념을 가진 게임이었죠.
검떠: 다만 게임 자체의 룰은 지극히 단순해서 오로지 펀치 하나만으로 상대방과 공방을 펼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거리에서 상대편 플레이어와 대결을 하게 되는데 서로 펀치를 내밀어서 상대방을 때리게 되고 얻어맞은 쪽은 계속 뒤로 밀리다가 결국 한 블록 뒤쪽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두 번의 스테이지를 거쳐서 물러나면 마지막 스테이지의 끝에는 맨홀이 존재해서 계속 밀려나다 거나 맨홀에 빠져서 지게 되죠.
펀치에는 약한 펀치와 강한 펀치가 존재하며 약 펀치는 굉장히 빠르게 나가는 대신 상대편에게 데미지를 크게 주지 못하며 강한 펀치는 발동 속도는 느리지만 맞으면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되어서 상대방이 한 발짝 앞으로 다가설 수 있게 만들어주죠.
그리고 레버를 이용해서 상단 펀치와 하단 펀치중 하나를 골라서 사용하게 되는데 상대방 역시 레버로 상단가드 및 하단 가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느 쪽을 공격하는지 예측해서 플레이하는 게 필요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빠르게 공격을 하는 쪽이 훨씬 우세하기 때문에 2인용을 할 때는 공격적인 플레이어가 유리하게 되죠.
검떠: 게임 도중에 건물 위쪽에서 주민이 화분을 떨어뜨리는데 여기에 맞으면 잠시 스턴되기 때문에 화분을 잘못 맞으면 무방비 상태로 상대편에게 얻어맞게 되니 잘 피해야 하고요, 갑자기 경찰차가 지나갈 때는 서로 안 싸운 척하느라 해당 스테이지의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게 되므로 지고 있을 때는 경찰차가 구세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조기자: 맞습니다. 룰과 조작이 단순해서 친구끼리 2인 대전하기 딱 좋은 게임으로 대놓고 우정파괴 게임이라 사람들이 여럿 모이면 토너먼트처럼 경기를 할 수도 있으며 조작이 어렵지 않아서 고수와 하수의 차이도 별로 없는 편입니다. 시끌벅적하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파티 게임으로서도 안성맞춤입니다.
검떠: 휴.. 이렇게 패미콤 합팩 게임 특집이 끝났습니다. 어린 시절 합팩으로 즐기던 게임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했던 녀석들 위주로 소개해 봤네요. 초창기 나왔던 게임들이라 용량도 작지만 닌텐도에서 직접 개발한 작품들이 대다수이고 패미콤 초기에 게임기 판매에 지대한 공헌을 한 개국공신같은 녀석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단순하지만 지금 해봐도 재미있고 게임의 완성도도 훌륭한 명작 게임들, 그래서 메모리 기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합팩에 수십 개 내지는 수백 개 까지 한꺼번에 게임이 담길 때 필수적으로 들어간 게임들이죠.
조기자: 합팩이 아니더라도 국내에 유행하던 패미콤 짝퉁 호환기는 기본 게임을 내장한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아래와 같은 게임기들을 보신 적이 있으셨을 겁니다.
검떠: 맞아요. 이후 수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패미콤 호환기는 꾸준히 발매되었고 게임기 내부의 일부 게임들이 내장되어 판매되었지만 이때도 내장된 게임에 반드시 들어가는 게임들이 바로 이런 녀석들이죠.
오늘 소개된 게임들 말고도 합팩에 단골처럼 들어간 게임들이 더 있는데, 이 게임들은 다음 합팩 게임을 소개할 때 또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조기자: 휴.. 벌써 시간이 꽤 지났네요. 검떠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검떠: 네 조기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1980년도 후반에 이렇게나 재미난 게임들이 많았다니 대단하다 싶어요. 닌텐도는 당시부터 닌텐도 했구나 생각이 드네요. 조기자님도 수고하셨구요, 그럼 다음주에 봬요~
조기자 : 네에.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패미콤 합팩 단골 게임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