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배웠다. 2024년에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긴 게임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과거에 잘못했던 부분들을 통해 다시 실수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깨닫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다음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게임업계도 많은 실패 사례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나올 게임들의 성공 확률을 높여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긴 하지만, 단기간에 너무 많은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그 실패에 희생된 게이머들의 지갑들도..
1. 이용자들의 말은 듣는 척이라도 해라 지난해 초에 파격적으로 PC와 PS5 플랫폼 동시 출시를 결정해 많은 화제가 됐던 헬다이버즈2는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흥행을 보이면서, 2024년 대세 게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운영이 발목을 잡았다.
스팀 이용자들이 PSN 가입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즐길 수 없게 했던 것은 본사의 정책적인 문제였고, 타 무기 대비 성능이 뛰어났던 무기의 성능을 낮추고, 화염 토네이토 등 난도를 높이는 것 등도 콘텐츠 소모 속도를 낮추기 위해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선택하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식의 줄다리기를 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문제다. 자신들의 게임을 돈 주고 구입한 이들에게 ‘못하면 환불해!’, ‘불만있으면 부정적 리뷰 남겨’, ‘우는 모습을 보니 너무 즐겁다’, ‘불만이 나오는 건 실력문제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인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나중에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한번 떠나간 민심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
2. 다양성은 존중할 수 있다. 하지만 강요하지는 말자! 최근 몇 년간 게임업계를 강타한 PC주의가 2024년도 많은 기대작들을 나락으로 보냈다. 소니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남게 된 콘코드를 필두로, 바이오웨어의 야심작 드래곤에이지4 베일가드 등 많은 게임들이 지나친 PC주의 강요로 게이머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문제다. 홍어삼합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동성과의 사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들도 존중해야 하는데, 왜 싫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외모를 엄청 따지는데, 왜 다양성이 못생김으로 표현되는지도 이해가 안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실패 사례에도 불구하고 2025년에도 걱정되는 게임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3. 미소녀 나온다고 다 서브컬쳐는 아니다 서브컬쳐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신작 서브컬쳐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원신, 붕괴 스타레일, 블루아카이브 등 기존 게임들의 장벽이 두터웠다. 신작 게임들도 서브컬쳐 마니아들을 노리고 예쁜 미소녀들을 잔뜩 등장시켰지만, 외모만 예쁘다고 해서 서브컬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캐릭터의 매력은 외모뿐만 아니라 세계관, 그리고 완벽한 서사에서 나온다.
4. 개발사의 실력은 4K 그래픽이 아니라, 최적화에서 나온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게임들이 대폭 증가하면서, 최신 게임들의 그래픽이 상향 평준화됐다. 영화 같은 실시간 컷신이 등장하는 것은 대형 게임사들이 제작하는 트리플A급 게임에서나 기대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언리얼 엔진의 기본 성능만 사용해도 꽤 준수한 퀄리티의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개발 기간 증가 및 인건비 증가로 인해 비용 문제가 커지면서, 최적화 문제가 발목을 잡는 게임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많은 관심을 모았던 스토커2만 하더라도 출시되자마자 최적화 문제로 많은 불만을 샀으며, MS의 유명 게임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4 역시 고성능 그래픽 카드에서도 30프레임 유지가 안돼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요즘 그래픽 카드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굉장한 부담이 되고 있다. 최신 그래픽 카드 성능에 맞춰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아직도 스팀에서 RTX3060, RTX4060, GTX1650이 상위 순위에 올라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5. 스타워즈의 아이덴티티는 포스와 광선검이다 지난 2023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반지의 제왕 IP를 사용했지만 폭망했던 반지의 제왕 골룸에 이어 2024년에도 세계적인 IP 하나가 망신을 당했다. SF의 전설 스타워즈의 IP를 사용했지만, 폭망한 스타워즈 아웃로가 그 주인공이다. 스타워즈 IP를 사용했지만, 포스도 광선검도 없이, 기존 유비식 오픈월드 게임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를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물론, 스타워즈 세계관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다 제다이는 아니니, 포스와 광선검을 안 쓰는 이들이 주역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만달로리안, 북 오브 보바펫, 안도르 등의 드라마에서 광선검 없은 일반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호평 받았으니 말이다. 다만, 유명 IP를 썼다면 IP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하는데, 자기들이 만들어둔 게임에 케이스 씌우는 것 마냥, 제목과 세계관만 붙여놓으니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올 리가 없다. 유명 IP를 사용하면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팬들의 눈높이는 훨씬 더 높아진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