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루한 건 넘기고 재밌는 것만 골라 먹는다, 컴투스 방치형 RPG ‘갓앤데몬’
지난 15일에 새로운 방치형 게임이 하나 등장했다.
이름하여 ‘갓앤데몬’은 컴투스가 서비스하고 모예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수집형 방치형 RPG로 방치형의 간편한 진행과 게임만의 전략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명절을 앞두고 어수선한 요즘, 가볍게 즐길만한 게임을 하고 싶어 직접 한 번 플레이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갓앤데몬은 특출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신의 인도를 따라 모험을 떠나는 구조는 흔히 볼 수 있는 편에 속했다. 게임만의 신선한 스토리보다는 그냥 ‘아는 맛’, 잘 만든 클리셰를 지켜보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픽도 서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체를 채택해 일명 ‘모에체(귀여움을 강조해 강한 데포르메를 가진 그림체)’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만 했다. 인 게임 모델링도 특출난 편은 아니라 상향 평준화된 요즘 게임 그래픽과 비교하면 강세를 띠기는 어려웠다. 캐릭터에 대한 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수집형임을 감안하면 도리어 아쉬운 편이다.
하지만 갓앤데몬의 편의성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방치형 게임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스트레스 없이 ‘가볍게’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갓앤데몬의 기본 골조는 여타 방치형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웅을 뽑고, 방치로 얻은 재화로 영웅을 성장시키며 메인 스테이지를 차근차근 클리어하는 방식이다. 게임 내 영웅은 직업과 종족으로 구분되며, 상성 시스템이 존재해 전략적 덱 구성이 가능하다.
갓앤데몬의 종족은 인간, 오크, 정령, 갓, 데몬 다섯 가지로 나뉜다. 같은 종족으로 덱을 구성할 경우 추가 버프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종족 간 상성 효과는 피해 +25%, 치명타 +10%의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오크는 정령에 강하고, 정령은 인간에 강하며, 인간은 오크에 강한 순환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상성 요소를 고려해 가장 강력한 덱 구성을 하면 된다.
설명은 세세하게 했지만 전투는 모두 자동 전투로 진행되고 배속 설정이 가능해서 처음 영웅을 스테이지에 배치할 때만 신경 쓰면 된다. 가장 강한 전투력으로 덱을 구성해 주는 자동 배치 시스템도 있으니, 크게 번거롭지도 않다.
다만 놀라운 점은 메인 스테이지를 ‘전환’ 기능으로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면 좌측 하단의 ‘전환’ 버튼을 누르면 게임 메인 화면으로 돌아가 영웅 성장, 뽑기, 자원 관리 등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스테이지는 자동으로 진행되고, 중간중간 나오는 스토리만 확인해 주면 지속적으로 백그라운드에서 메인 스테이지를 밀 수 있다.
심지어 이 ‘전환’은 중복도 가능하다. 메인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게 두는 동시에, ‘천공의 탑’ 같은 자원 수급 콘텐츠도 백그라운드에서 진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비슷한 화면만 멍하니 지켜보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에 효율적으로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니, 게임하는 맛이 절로 났다. 덩달아 성장 속도도 빨라져 쾌속성장의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게임은 ‘천공의 탑’ 권장 전투력보다 이용자의 전투력이 많이 높을 경우 권장 전투력에 맞는 스테이지까지 한 번에 클리어해 주는 편의성 기능을 제공하고, 아레나에서도 길고 지루한 전투를 시청할 필요 없이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무의미하게 낭비하는 시간이 없도록 철저하게 시스템을 구축해 둔 것 같았다. (심지어 광고 시청 유도도 다른 게임에 비해 현저히 적다)
이렇게 ‘전환’을 통해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플레이하면 금방 콘텐츠가 바닥날 것 같지만, 게임은 지속적인 이벤트 제공으로 꾸준히 많은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오히려 다른 방치형 게임보다 많다는 느낌도 받았다.
지금만 해도 게임은 ‘신수의 탄생’ 이벤트, ‘신규 서버 특전’ 이벤트, ‘끝나지 않는 전쟁’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필드에서 상시 플레이할 수 있는 ‘에픽 비석’, ‘정원’, ‘허공의 문’, ‘망각의 땅’ 등의 콘텐츠를 더하면 상당히 방대하다. 오히려 필자는 일부 콘텐츠는 나중에 하려고 미뤄뒀다. 몇 개 안 한다고 성장에 지장은 없었다.
그래픽은 조금 아쉬워도 캐릭터를 ‘뽑는’ 재미는 나쁘지 않다. 게임은 뽑기를 통해 1~5성 캐릭터만 획득 가능하며, 6성 이상은 5성 캐릭터를 재료로 사용해 캐릭터를 ‘초월’시켜야 얻을 수 있다. 뽑기에서 5성까지의 캐릭터만 등장하고, 재료로 사용해야 하는 캐릭터가 많기 때문인지 상당히 퍼주는 느낌이 강했다. 경험상 10회 뽑기를 진행하면 5성 캐릭터가 1개씩 나왔다. (물론 안 나올 때도 종종 있다.) 출석만 해도 뽑기 자원이 쌓이니, 수집형 게임 치고는 상당히 관대한 구조로 보인다.
경쟁 콘텐츠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 콘텐츠인 ‘아레나’는 참여하지 않아도 큰 리스크는 없다. 대신 상위권 랭커만 참여할 수 있는 아레나인 ‘제왕의 대결’ 시스템이 따로 마련돼 있고, 아레나에 접속하자마자 랭킹 1~3위가 노출되도록 화면이 구성돼 있어서 치열한 경쟁과 명예를 원하는 이용자도 만족할 수 있으리라 본다.
요약하자면 ‘갓앤데몬’은 그래픽 퀄리티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지만, 편안한 편의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지루한 요소를 제거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재미만 골라 먹을 수 있는 게임이다. 새롭게 시작할 부담 없는 방치형 게임을 찾고 있는 이용자라면 ‘갓앤데몬’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