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레트로를 보여주고 싶다. 타임 투 라이브 개발한 WTFMAN
“특이한 그래픽과 유쾌한 웃음을 주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권태원 WTFMAN CEO
“진짜 레트로가 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한마디에 개발자 WTFMAN님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믿는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시대를 거스르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나볼 작품은 그의 신작 ‘타임 투 라이브(Time To Live)’. 자취생 주인공과 정체불명의 여성이 함께 30일을 보내며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시뮬레이션 어드벤처는 독특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16색 그래픽과 1980년대 음악 제작 방식으로 진짜 레트로 감성을 담아냈습니다.
9살 때부터 퀵베이직(QuickBasic)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게임 개발자의 꿈을 키워온 WTFMAN님. 그의 첫 작품 ‘보이스(Voice)’와 신작 '타임 투 라이브'의 개발 과정, 창작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솔직하고 친근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운명의 시작, 게임 개발의 여정
Q :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A : 9살 때 퀵베이직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것저것 만들어 보면서 흥미를 느꼈어요. 1998년쯤이었는데, 그때부터 "나도 게임을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시작된 여정이 어느덧 두 번째 작품까지 이어졌습니다.
Q : 9살이라니, 정말 어린 나이에 시작하셨군요! 그 열정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니 대단한데요. 그렇다면, 게임사 이름에는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A : 솔직히 말하면, 이름에는 깊은 뜻은 없어요. 중학생 때부터 쓰던 닉네임이라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됐습니다. 오래 쓰다 보니 정이 들어서 저를 표현하는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 첫 발걸음, 보이스(VOICE) 이야기
Q : 이전에 출시하셨던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 전작은 ‘보이스(Voice)’라는 게임이에요. 비주얼 노벨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세계관이 꽤 독특합니다. 말하는 것이 금지된 사회를 배경으로, 플레이어가 정권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았죠.
Q : 스토리부터 흥미로운데요! 출시 당시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었을까요?
A : 네, 많은 분들이 "게임이 너무 어렵다"고 하셨어요. 사실 저는 어렵게 만들었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 피드백이 꽤 의외였죠.
Q : 그런 피드백이 개발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수도 있겠네요. 혹시 그 경험이 이후 게임 개발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을까요?
A : 확실히 영향을 줬어요. ‘보이스(Voice)’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어떤 점에 어려움을 느끼는지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타임 투 라이브'에서는 스토리를 더 직관적으로 풀어내면서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 신작 공개! 타임 투 라이브
Q : 이번 게임 '타임 투 라이브'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
A : ‘타임 투 라이브’는 자취생 주인공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여성을 구하면서 시작돼요. 이후 30일 동안 그녀와 함께 지내며 그녀의 정체를 파악하고, 자살을 막는 것이 목표인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스토리 중심의 독특한 게임 플레이가 특징이에요.
Q : 스토리만 들어도 정말 독특하고 흥미로워요. 그렇다면, 그래픽과 음악 같은 요소에서도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A : 물론입니다! 그래픽은 IBM PC의 16색 팔레트를 사용해서 레트로 감성을 극대화했어요. 단순히 레트로 스타일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레트로"를 구현하고 싶었거든요. 음악도 1980년대 트래커 방식을 사용해서 직접 제작했어요. 시각과 청각 모두에서 과거의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 도전과 변화의 순간들
Q : 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A : 처음에는 배경만 16색으로 작업하고, 캐릭터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표현했어요. 그런데 부산 인디커넥트에 참가했을 때, 많은 분들이 "왜 캐릭터도 16색으로 그리지 않았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 피드백을 듣고 캐릭터도 16색으로 변경했는데, 예상보다 사람들이 이 스타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덕분에 제 게임의 정체성이 더 뚜렷해진 것 같아요.
Q : 그런 피드백이 게임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줬군요!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이 이번 게임에서 어떤 느낌을 받길 바라시나요?
A : 스토리는 죽음과 자살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실제로는 유머와 개그가 가득해요. 플레이하면서 부담스럽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기보다는, "이거 진짜 재미있다!" 하고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기본적으로는 즐겁고 유쾌한 경험을 드리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꿈과 비전
Q :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이나, 도전해보고 싶은 테마가 있으신가요?
A : 저는 계속해서 시대착오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요즘 흔히 말하는 레트로 스타일이 아닌, 진짜 레트로 감성을 담은 게임이요. 그리고 제가 좋아했던 게임들을 제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만들어 보는 것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시대착오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했던 게임들을 제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습니다.
Q :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에게 WTFMAN님은 어떤 개발자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A : 특이한 그래픽과 유쾌한 웃음을 주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게임이 너무 어렵거나 무거워서 힘들어지는 게 아니라, 플레이하면서 "아, 이거 정말 재밌다!" 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 게임이 잠깐의 휴식 같은 시간이 되길 바라요.
인터뷰를 마치며: 시대를 거스르는 개발자의 길
인터뷰를 통해 WTFMAN님의 개발 철학과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 명의 개인 개발자로서 겪는 고민과 도전, 그리고 그 안에서 탄생한 독창적인 작품들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 게임이라는 매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타임 투 라이브’를 통해 "진짜 레트로"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그의 작품 세계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 같습니다. "특이한 그래픽의 웃긴 게임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앞으로도 WTFMAN님만의 유쾌하면서도 독창적인 작품이 계속해서 우리 곁에 찾아오기를 기대합니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