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역사 가진 추억의 IP의 복귀. 전성기 때의 모습은?
넷마블과 넥슨이 20년 역사를 가진 인기 IP를 소재로 한 신작 RF온라인 넥스트와 마비노기 모바일을 비슷한 시기에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RF온라인 넥스트는 지난 2004년 8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RF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원래 포트리스로 유명한 CCR에서 개발한 게임이지만, 넷마블이 지난 2020년에 원천 IP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넷마블 게임이 됐다.
RF온라인은 당시 포트리스2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CCR의 신작답게 2003년 말 CBT 때부터 폭발적이 관심을 모았던 게임이다. 판타지 세계관과 SF 세계관의 만남 등 당시 드물었던 색다른 소재로 신선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출시되자마자 최고 동시접속자 15만명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당시 MMORPG 장르를 장악하고 있던 리니지2를 위협했으며, 중국, 일본, 대만 등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수출되면서 계약금만으로 매출 1000만 달러를 돌파할 정도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 같은 인기는 당시 국내 MMORPG 시장은 리니지2를 중심으로 한 판타지 세계관이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보니 로봇이 등장하는 SF 세계관이 신선한 충격을 줬으며, 세 종족이 중요 자원이 묻혀 있는 광산을 차지하기 위해 대결한다는 설정 덕분에 종족 전쟁이 굉장히 활발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세력이 등장하면 다른 종족들이 연합해서 견제하는 양상을 보여서, 다른 계정으로 다른 진영 부캐릭터를 만들어서 다른 종족과 소통하거나, 경쟁 종족에 스파이를 키우는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화제가 됐다.
요즘 블록체인 열풍과 함께 관심을 모으는 P2E 개념을 빠르게 도입했던 게임이라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지난 2008년에 종족을 이끄는 족장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을 고려해서 투표로 선출되는 족장들에게 월급으로 380만원을 지급한 것이다. 당시 논란 때문에 관련 기관의 제재를 받아 얼마 지나지 않아 중단되긴 했지만, 족장 월급제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CCR은 이후 2022년에 P2E 게임들이 유행하자 RF온라인을 즐기면 가상화폐를 경품으로 받을 수 있는 배틀코인 서버를 오픈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전 세계를 강타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열풍에 밀린 것도 있고, 고질적인 종족 밸런스 문제로 인기를 잃으면서 결국 2023년에 서비스 종료를 하긴 했지만, 여러가지 파격적인 시도로 MMORPG 장르에 한 획을 그은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RF온라인 넥스트는 원작과 달리 세 종족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정체성을 지닌 ‘사이언’의 입장에서 모험을 즐기게 되지만, 길드 경쟁을 통해 대표를 선발하고, 이후 서버 내 최강자를 가리는 국가전을 즐기는 형태로 원작의 재미를 구현했으며, 원작의 매력 포인트였던 거대 병기도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부활했다. 또한 바이오 슈트를 입으면 자유로운 비행을 할 수 있어, 당시 기술의 한계로 인해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까지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비노기 온라인 역시 2004년에 출시돼 기존 MMORPG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으로 화제가 됐던 게임이다. 당시 넥슨은 캐주얼 게임 중심이라서 MMORPG 장르는 약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자체 개발한 마비노기 온라인이 성공을 거두면서 모든 장르에 강한 게임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넥슨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던 마비노기 온라인이 당시 쟁쟁했던 MMORPG 라인업 속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투 중심이었던 기존 MMORPG와 달리 울티마 온라인을 연상시키는 생활형 콘텐츠 중심의 게임 플레이 덕분이다. 나무로 장작을 만들어서 캠프파이어를 하고, 사람들이 모여앉아 악기를 연주하고, 음식을 나눠먹는 화기애애한 장면은 마비노기 온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신선한 경험이었다.
또한, 당시 MMORPG는 대부분 월정액제로 운영됐지만, 파격적으로 하루 2시간 무료 서비스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캐릭터를 리셋시켜서 더욱 강하게 성장시키는 환생 개념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NPC인 나오 마리오타 프라데이리는 게임을 대표하는 간판 여신의 시조격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2시간 무료 플레이가 끝나면 안내하는 캐릭터이기도 했기 때문에, 데브캣 수입을 이끄는 나과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며, 간판 모델답게 새로운 광고나 업데이트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옷을 갈아입으며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생활형 콘텐츠가 중심인 게임답게 캐릭터 꾸미기에 진심인 이용자들이 많았던 덕분에 말도 안되는 염색 장인들이 많았던 것도 마비노기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리얼 화이트, 리얼 블랙, 시암 블랙 등 미묘한 색상차이를 구분하는 이용자들이 많았으며, 심지어 색상만 보고 눈대중으로 정확한 RGB값을 찾아내는 이용자도 있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넥슨이 무려 9년이라는 시간동안 공들여 개발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이런 마비노기 온라인의 낭만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만들었다고 한다.
원작의 G1~G3 여신강림 편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며, 마비노기 영웅전의 'What if..'(만약에 이랬다면... / 원작의 결과를 비튼 멀티버스 작품)도 찾아볼 수 있는 등 마비노기 IP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관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전투 콘텐츠 뿐만 아니라 원작을 추억하게 만드는 채집, 낚시, 요리, 가공 제작,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과 캠프파이어, 음식 나눠 먹기, 합주, 댄스 등의 소셜 콘텐츠, 마비노기만의 독특한 시스템이었던 커스터마이징, 패션, 염색 콘텐츠 등도 똑같이 구현해 원작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20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추억의 IP들이, 예전 전성기 때의 모습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