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 학교 폭발 사건에 "전면적 게임 규제 검토"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카르타의 공립 고등학교 폭발 사고에 대해 전면적인 게임 규제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월 7일 정오 무렵 자카르타 북부 켈라파가딩 지역의 학교 모스크(기도실)에서 예배가 막 시작되려던 순간 두 차례의 폭발음이 울리며, 학생과 교직원들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인해 구조대가 긴급 출동해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최소 5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에 나선 인도네시아 경찰은 17세 남학생을 주요 용의자로 지목하고 폭발물 제작 및 사용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조사 과정에서 의자 인근에서 장난감 기관총 복제품 2점이 발견됐고, 이 중에는 해외 테러 행위 문구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인도네시아 사회에 엄청난 파문으로 확산되자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및 폭력적 게임 영상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를 직접 언급하며, "무기 사용이 쉬운 게임 구조가 청소년에게 폭력을 정상화할 우려가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대 들어 디지털 콘텐츠 규제를 점차 강화해온 바 있다. 이 중 젊은 세대가 가장 많이 즐기는 콘텐츠인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정책을 도입하여 오는 2026년 1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출시되는 모든 게임은 총 6단계에 이르는 연령 등급을 표시해야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 외신과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과 게임을 연관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 한 심리학 전문가는 “청소년 폭력은 가정환경, 학교 내 관계, 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게임만을 원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32년간 집권하며, 수십만 명을 학살한 것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자 자신의 장인인 수하르토 전 대통령에게 ‘인도네시아 국가 영웅’ 칭호를 부여해 전국민적인 반발을 일으키고 있어 이를 게임 규제라는 카드로 무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외신의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