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의 얼굴, 하라다 카츠히로 PD 반다이남코 떠난다
‘철권’ 시리즈의 상징적 존재인 하라다 카츠히로 PD가 2025년 말 반다이남코를 떠난다. 철권 30주년을 맞아 직접 발표한 결정으로, 약 30년에 걸친 개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하라다 PD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25년 말 반다이남코를 떠난다”며 “평생을 바쳐온 프로젝트가 30주년을 맞이한 지금이 한 장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적절한 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출발점이 일본의 작은 아케이드 홀과 해외의 커뮤니티 센터였다고 회상했다.
“아케이드 캐비닛을 직접 들고 다니며 ‘철권 한번 해보세요’라고 권하던 시절, 그리고 지역 이용자들과 마주하던 경험들이 개발자로서 제 정체성의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대회장에서 팬들에게 도전장을 받거나 술자리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소중한 기억도 언급했다.
최근 몇 년간 가까운 지인과 선배 개발자의 은퇴·별세를 경험한 것이 ‘크리에이터로서 남은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처럼 존경한다”고 표현한 쿠타라기 켄 전 SIE 회장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밝히며 “그의 격려가 결정을 내리는 데 조용한 힘이 되어주었다”고 말했다.
하라다 PD는 지난 4~5년에 걸쳐 자신이 맡아온 책임과 세계관, 스토리를 서서히 팀에 넘겨왔으며, 이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시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VR 타이틀 ‘서머 레슨’을 비롯해 ‘폭켄 토너먼트’, ‘소울칼리버’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소회했다.
“전 세계 커뮤니티,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감사의 메시지도 남겼다.
반다이남코도 공식 성명을 통해 하라다 PD의 퇴사를 확인했다. “오랜 기간 철권 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하라다 카츠히로 씨가 회사를 떠난다”며, 그의 마지막 공식 커뮤니티 등장 무대는 2026년 1월 31일~2월 1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리는 TWT 2025 글로벌 파이널이라고 밝혔다.
반다이남코는 철권 시리즈의 향후 운영과 ‘철권 8’을 포함한 개발 체제에 영향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다이남코는 “하라다 씨가 소중히 여겼던 커뮤니티와의 대화 정신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그가 구축한 비전과 정신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더욱 사랑받는 철권 시리즈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오랜 시간 비전을 제시하고 프로젝트가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하라다 씨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하며, 그가 남긴 유산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