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TGA는 외면했어도, 팬들은 그들의 반짝임을 기억한다

올해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GOTY 시상식 중 하나인 더 게임 어워드가 지난 12일 많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올해는 강력한 후보였던 GTA6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다양한 게임들이 후보작으로 오른 덕분에, 막판까지 누가 GOTY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짐작하기 어려워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한, 지난해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화제작이 발표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신작에 대한 관심 역시 매우 뜨거웠다.

더게임어워드2025
더게임어워드2025

다만, 행사 자체는 문제없이 마무리됐으나, 수상작 선정 관련으로 논란이 생기면서, 뒷말이 좀 나오고 있다. 강력한 후보였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GOTY 수상을 한 것은 이견이 없으나, 다른 게임을 무시하면서까지 몰아줄 필요가 있었느냐는 논란이다.

올해 더 게임어워드에서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GOTY를 비롯해 총 9개 부분에서 수상의 영광을 가져갔다. 2023년 역대 최고의 게임이라며 그 해 모든 GOTY 시상식을 싹쓸이했던 발더스게이트3의 6관왕, 소울라이크의 새로운 진화라며 극찬을 받았던 2022년 엘든링의 6관왕을 넘어서는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이다.

TGA 어워드 싹쓸이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TGA 어워드 싹쓸이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기존 대기업이 아닌 신생 게임사가 턴제 RPG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선점을 받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발더스게이트3, 엘든링을 능가하는 작품성을 지녔는지는 의문이 갈 수 밖에 없는 결과다. 아예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도 아니고, 메타포 같은 일본RPG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게임인데 말이다.

다른 후보들이 수준 이하였다면 몰아주기가 어쩔 수 없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같이 GOTY후보에 오른 킹덤컴 딜리버런스2는 전작에 이어 중세 시뮬레이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세 시대를 완벽히 재현한 게임성으로 팬들에게 극찬을 받았으며,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못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무관에 그친 킹덤컴딜리버런스2
무관에 그친 킹덤컴딜리버런스2

또한, 서구권에서 더 높게 평가받고 있는 코지마 히데오의 ‘데스스트랜딩2’는 전작에 이어 매력적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이어가면서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할로우나이트의 후속작 실크송과 하데스의 후속작 하데스2 역시 전작에 버금가는 게임성으로 팬들에게 극찬을 이끌어냈다.

다른 수상 부분에서도 전작에서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느끼게했던 사무라이 정신을 벗어 던지고 자유로운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해준 고스트 오브 요테이가 있었고, 2인 협동 플레이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 스플릿 픽션, 매력적인 스토리와 함께 고전을 훌륭하게 부활시킨 사일런트힐F 등도 있었다.

그 중 가장 이해가 안되는 수상은 베스트 인디 게임 수상이다. 신생 개발사라고는 하나, 대규모 자본 투자를 유치해 만든 대형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GOTY에 이어 인디 게임상까지 안겨준 것은 너무 과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아무리 인디 게임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졌다고는 하나, 자기들조차 인디 게임이라고 한번도 주장한 적이 없는 게임에, 억지로 인디 게임상까지 안겨주는 의도가 궁금해진다. 예전 넥슨 산하 민트로켓은 ‘데이브 더 다이버’가 해외에서 인디 게임으로 분류되자, 자신들은 인디 게임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구권에서 오랜만에 클래식한 JRPG의 추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게임이 나왔으니 반가워 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프랑스 게임사라서 너무 올려치기 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킹덤컴딜리버런스2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킹덤컴딜리버런스2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이번 TGA2025에서 외면 당한 게임을 응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무관에 그친 킹덤컴딜리버런스2에 상을 탈만한 자격이 충분한 게임이라며 응원이 쏟아지고 있으며, 워호스 스튜디오는 이런 팬들의 반응에 보답하기 위해 TGA2025 무관 기념 세일을 진행 중이다.

이런 수상 논란 때문인지 이번 TGA2025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8.9%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행사 시작 전부터 3분 영상을 노출하는데 100만 달러(약 14억 7천만원) 비용이 든다는 소문이 돌아서 너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신작 소개에 대형 중국 게임사들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거대 자본을 보유한 회사들만 참가할 수 있는 게임쇼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수상작 선정 공정성 논란까지 벌어졌으니, TGA가 내년에도 지금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TGA2025 만족도 설문조사
TGA2025 만족도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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