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안스튜디오에 이어 33원정대도. 점점 더 거세지는 게임업계 AI 사용 논란
최근 발더스게이트3로 유명한 라리안 스튜디오가 이번 TGA2025에서 발표한 신작 ‘디비니티’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인터뷰 내용이 공개돼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AI 활용이 대폭 증가하는 추세이다보니, AI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싫어하는 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데, ‘발더스게이트3’ 같은 명작을 만든 라리안 스튜디오마저도 AI를 사용하겠다고 나서니,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라리안의 창립자인 스벤 빈케 디렉터가 공식 X를 통해 “AI 요소가 포함된 게임을 출시할 계획도 없고, AI로 대체하기 위해 팀을 축소할 생각도 없다. AI는 모두의 업무 환경을 더 좋게 만드는 관점에서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는 사항”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종 버전에는 AI 생성 콘텐츠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스벤 빈케 디렉터의 확답에도 불구하고, 게임 개발에 AI가 활용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이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컨셉 구상 단계에서 사용되는 것은 괜찮다”는 의견과 “직원들을 존중해라. 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놀라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 AI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나뉘어 커뮤니티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 논란을 더욱 키우는 또 다른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TGA2025 등 GOTY 행사를 석권하고 있는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역시 AI가 활용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샌드폴 인터랙티브 프랑수아 뫼리스 프로듀서가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AI를 사용하긴 했지만, 많지는 않다”는 입장을 밝혀, 개발 초기 단계에서 AI가 쓰였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에 배경 텍스처와 자막 등에 AI 콘텐츠 활용한 것 때문에 거센 비난을 받고, 결국 개발사가 사과문까지 발표해야 했던 11비트 스튜디오의 ‘디알터스’ 때와 달리 이용자들의 반발이 심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디알터스’ 때는 AI 콘텐츠가 적용된 것을 넘어서, AI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스팀에 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역시 스팀에 AI 사용을 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팀을 운영하고 있는 밸브는 게임 개발에 AI가 활용됐을 경우 해당 사실을 명확히 표기해야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두 게임의 사례를 보면 AI가 활용됐느냐의 여부 자체보다는 AI를 사용했을 때 거슬리는 결과물이 눈에 띄일 경우 더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I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도 분명 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AI를 써서 성의가 없게 느껴지는 형편없는 결과물이 나온 것에 반발하는 것이지,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이 나오면 AI 사용 여부는 크게 신경쓰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모든 게임에 이 같은 결론을 적용하긴 힘들다.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AI 자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서브컬처 게임이 있기 때문이다.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강한 애정을 느끼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자신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클릭 한번에 자동으로 생성된다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라리안스튜디오 스벤 빈케 디렉터가 밝힌 것처럼 “현재 게임업계는 비용 절감 및 개발 기간 축소가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AI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AI 활용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겠지만, 관건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더라도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정성이 들어간, 그리고 독창성이 느껴지는 결과물을 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많은 숫자를 계산할 때 계산기를 썼다고 문제 삼지 않듯이, AI를 계산기로 활용하는 것과, 창작까지 맡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