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이스턴 대학 교수 애런 세이츠, “게임은 훌륭한 두뇌 훈련 도구”

신승원 sw@gamedonga.co.kr

적절한 방식의 게임 플레이가 인지 능력과 두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해외 매체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노스이스턴 대학교 심리학 교수 애런 세이츠는 게임을 “시뮬레이션된 환경에서 복합 기술을 연습하는 도구”로 본다고 밝혔다. 기존의 두뇌 훈련 과제가 단일 기능 향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비디오 게임은 주의 전환과 전략 수립, 공간 인식 등을 동시에 요구해 실제 생활과 유사한 인지 부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뇌 영상 연구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2024년 발표된 신경영상학 연구에서는 실시간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II를 장기간 플레이한 이용자의 뇌 연결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이용자들의 뇌는 정보 처리 효율이 더 높았고, 시각적 주의력과 실행 기능에 중요한 영역 간 연결성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규모 자원 관리와 실시간 판단을 반복하는 플레이 구조가 뇌 네트워크 효율을 높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2025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게임 경험이 풍부한 집단의 뇌가 평균적으로 약 4년가량 더 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결과도 공개됐다. 이는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다른 창의적 취미 활동과 유사한 효과로, 비디오 게임 역시 노화에 취약한 신경 연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장시간 플레이가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게임 경험이 거의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3~4주 동안 약 30시간만 스타크래프트 II를 플레이하게 한 실험에서도, 느슨한 규칙 기반 카드 게임을 학습한 집단보다 인지 노화 지표가 더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즉, 전문적인 실력이나 오랜 경력이 없어도 일정 수준의 인지 자극만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액션 게임은 학습 속도와 주의력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1인칭·3인칭 슈팅 게임은 혼잡한 시각 환경 속에서 빠른 정보 선별과 즉각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다수의 연구에서 액션 게임 이용자들이 시각 주의력 제어 능력과 공간 지각 능력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으며, 새로운 과제 학습 속도 또한 빠른 경향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긍정 해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몇 시간씩 쉬지 않고 플레이하는 방식이 두뇌 건강에 이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연구들도 대부분 하루 30분에서 1시간 내외의 제한된 플레이 시간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또 하나 강조되는 요소는 ‘새로움’이다. 익숙해져 더 이상 도전이 되지 않는 게임은 인지 자극 효과가 감소한다. 난도가 있거나 새로운 규칙을 요구하는 게임을 시도하는 것이 두뇌에는 더 도움이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 / 사진은 엔바토엘리먼트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 / 사진은 엔바토엘리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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