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동아가 선정한 2025년 인디게임 10대 뉴스

신승원 sw@gamedonga.co.kr

2025년은 격변과 도약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한 해였다. 수년간 게임 산업을 옥죄어온 질병 코드화 논란에 대통령이 직접 질병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히며 새로운 시기를 마련한 반면, 중소 개발사의 갑작스러운 이탈과 AI로 촉발된 구조조정 등 경제적·구조적 위기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선해 ‘아크레이더스’와 같은 작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 PC·콘솔 플랫폼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 e스포츠 시장에서는 또 한 번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더불어 다양한 국내 인디 게임이 등장해 시장을 탄탄하게 다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2025년 게임시장,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인디 게임 10대 뉴스를 선정해 봤다.

1.스토브, 스토브페이 도입

스토브페이
스토브페이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플랫폼 스토브가 결제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카드로 ‘스토브페이’를 전면에 세웠다. 인디 입장에서는 이용자가 결제 단계에서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UX가 매출로 직결되는데, 플랫폼이 이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스토브페이는 스토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스토브캐시'를 발행·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PG 라이선스 취득으로 공인된 결제 안정성을 더욱 강화해 입점사와 이용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결제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스토브페이, 전자금융업 라이선스 획득… 신뢰 결제 환경 구축 https://game.donga.com/119272/

2.팰월드 '포켓페어' 퍼블리싱도 시작

포켓페어 퍼블리싱
포켓페어 퍼블리싱

흥행작 팰월드를 배출한 포켓페어는 2025년 퍼블리싱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인디게임 지원에 나섰다. 포켓페어는 게임 퍼블리싱 부문 ‘포켓페어 퍼블리싱’ 출범을 발표하고, 인디 개발자와 소규모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자금 제공, 개발 지원, 퍼블리싱을 통해 게임 제작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포켓페어는 자사 퍼블리싱 사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프로젝트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동영상] 퍼블리싱 나선 팰월드 '포켓페어'의 픽은 트럭게임! https://game.donga.com/116825/

팰월드 ‘포켓페어’, “AI 사용한 프로젝트는 지원 안 할 것” https://game.donga.com/119762/

3.미래 먹거리! 인디게임 지원 나섰던 대형 게임사들

한국콘텐츠진흥원 MOU 체결식
한국콘텐츠진흥원 MOU 체결식

2025년에는 인디게임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는 대형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한층 분명해졌다. 단순 후원이나 단발성 행사 참여를 넘어, 제도·플랫폼·해외 진출까지 연결하는 구조적 지원이 본격화됐다.

대표적으로 컴투스홀딩스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인디게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인디 개발사 발굴과 성장 지원을 위한 협력에 나섰으며, 펄어비스는 인디 개발사를 대상으로 ‘태국 게임쇼 X 게임스컴 아시아’ 참가를 지원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노출 기회를 제공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을 통해 6개월간 창작 지원금과 전용 공간 등 인프라를 지원하는 인디게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스마일게이트멤버십(이하 SGM)’을 운영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대형 게임사들은 인디 시장을 ‘전략 시장’으로 바라보는 움직임도 보였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키우기’, 웹젠 ‘뮤: 포켓 나이츠’처럼 비교적 소규모 개발 구조와 캐주얼한 설계를 앞세운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인디 감성을 흡수한 미드스케일 타이틀 공략에 나섰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 키우기’에 이어 ‘블레이드앤소울 키우기’를 예고하며 유사한 흐름에 합류했다.

컴투스홀딩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인디게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MOU 체결했다 https://game.donga.com/120527/

펄어비스, 인디 개발사의 태국 게임쇼 X 게임스컴 아시아 참가 지원한다 https://game.donga.com/119678/

4.원조 ‘타르코프’ 보다 더 흥행했던 덕코프의 열풍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

하드코어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2025년 하반기 스팀 출시 이후 불안정한 서버, 각종 버그, 치팅 문제 등이 겹치며 이용자 평가가 크게 하락했다. 장르를 대표해 온 작품이었지만, 기술적 완성도와 운영 이슈가 누적되며 이용자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반면 이를 패러디한 ‘이스케이프 프롬 덕코프’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5명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덕코프는 10월 16일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동시접속자 수 30만 명, 판매량 100만 장을 기록했으며, 스팀 평가 5만7천여 건 중 97%가 긍정적으로 집계돼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게임은 가볍고 명확한 시스템, 안정적인 플레이 환경, 비교적 낮은 가격 등이 호평을 받았다.

원조 '타르코프' 혹평 속 '따라코프' 게임들 호평 이어져 https://game.donga.com/120339/

5.레포부터 피크까지, 대세 장르였던 인디 협동 게임

레포
레포

‘스플릿 픽션’, ‘엘든링: 밤의 통치자’ 등 주요 게임사들이 협동 플레이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선보인 가운데, 2025년에는 인디 진영에서도 협동 게임이 뚜렷한 성과를 내며 주목받았다.

해외 사례로는 레포(R.E.P.O.)와 피크가 대표적이다. 협동 호러 게임 레포는 스팀에서 최대 동시접속자 수 약 27만 명을 기록하며 2025년 인디 협동 게임 중 최상위 흥행작으로 분류됐다. 피크는 협동 등산이라는 단순한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출시 약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고, 동시접속자 수 역시 10만 명 수준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국내에서도 협동 요소를 차용한 인디게임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피리아는 최대 4인 협동 플레이를 중심으로 스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하며 2천 건 이상의 이용자 평가를 확보했다. 셰이프 오브 드림즈 역시 협동 기반 로그라이크 구조를 앞세워 완성도를 인정받았고,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인디게임상과 우수개발자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성과를 공식적으로 증명했다.

친구랑 할 게임 찾는다면? 레포, 피크, 백룸컴퍼니, 세피리아 등 2025 인디 멀티 게임 추천! https://game.donga.com/119260/

6.이게 맞나? 체격 큰 괴물 인디들의 출현

플랫폼을 마비시킨 실크송
플랫폼을 마비시킨 실크송

2025년에는 제작비와 영향력 면에서 기존 인디게임의 범주를 크게 벗어난 이른바 ‘괴물 인디’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인디게임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소규모 팀이라는 형식은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 영향력은 메이저 게임에 가까운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다른 인디게임들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상황도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는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이다. 실크송이 9월 4일로 출시일을 확정하자, 비슷한 시기에 출시를 준비하던 ‘숲속의 작은 마녀’, ‘베이비 스텝’, ‘클로버핏’ 등 다수의 인디게임이 일정을 재조정했다. 실제 실크송 출시 당일에는 스팀, 닌텐도 e숍 등 대부분의 주요 플랫폼이 마비되는 이례적인 장면이 나왔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역시 ‘괴물 인디’ 논쟁을 촉발했다. 이 게임은 출시 33일 만에 330만 장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핵심 개발 인력은 소수였으나, 외주 인력과 협력 스튜디오까지 포함하면 제작에 참여한 인원이 400명대에 달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 작품을 전통적인 의미의 인디게임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33일 만에 330만 장 판매 https://game.donga.com/117559/ “왜 사전 다운로드를 준비 안 했어!” 실크송 출시에 스팀, 닌텐도 e숍 등 플랫폼 마비 https://game.donga.com/119102/

7.고티에도 이름을 올린 인디 게임들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고티 수상한 33원정대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고티 수상한 33원정대

2025년에는 완성도와 영향력을 모두 갖춘 인디게임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주요 게임 시상식의 올해의 게임(GOTY) 후보 명단에도 인디 타이틀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더 게임 어워드,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BAFTA 게임 어워드 등 영향력 있는 시상식 3곳 모두에서 인디게임이 핵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더 게임 어워드 2025 GOTY 후보에는 하데스 II,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가 포함됐다.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도 33원정대, 하데스 II, 실크송을 비롯해 블루 프린스, 피크 등이 후보로 선정되며 인디게임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BAFTA 게임 어워드 역시 블루 프린스, 33원정대, 실크송, 하데스 II 등을 주요 후보로 올렸다.

이 가운데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는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와 더 게임 어워드에서 GOTY를 차지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골든조이스틱 어워드 고티 포함 7관왕 휩쓸었다 https://game.donga.com/120299/

“33원정대부터 실크송까지”, 2025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올해의 게임 후보 공개 https://game.donga.com/119990/

8.인디 게임에서도 거론된 ‘생성형 AI’ 논란

IGA
IGA

2025년 게임업계에서 생성형 AI는 가장 민감한 화두 중 하나였다. 개발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AI 도구 활용이 빠르게 확산됐지만, 그만큼 개발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단순히 AI를 사용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지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는 해외 인디게임 시상식인 IGA(Indie Game Awards)에서 수상이 취소되는 사례를 남겼다. IGA는 후보 등록 단계에서 ‘제작 과정에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을 것’을 필수 서약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시상식 당일 일부 생성형 AI 아트를 개발 과정에서 사용했음을 인정하면서 규정 위반으로 판단됐다. IGA측은 최종 결과물에 AI 생성 자산이 남아 있는지와 관계없이, 개발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했다면 수상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라리안스튜디오에 이어 33원정대도. 점점 더 거세지는 게임업계 AI 사용 논란 https://game.donga.com/120756/

9.잘 되는 쪽은 엄청난데... 2025년 출시된 게임 중 거의 절반이 관심 못 받아

스팀
스팀

글로벌 시상식에 이름을 올리는 인디게임이 등장한 한편, 2025년 인디게임 시장의 그늘도 분명히 드러났다. 2025년 한 해 동안 스팀에 출시된 게임은 총 1만 9,112개에 달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이용자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라졌다. 공급 과잉과 관심 집중 현상이 동시에 심화되며, 인디게임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9,327개 게임은 사용자 리뷰 수가 10개 미만에 그쳤고, 2,229개 게임은 출시 이후 리뷰가 단 한 건도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출시작의 거의 절반이 의미 있는 이용자층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글로벌 시상식 출품 비용, 트레일러·영상 제작 등 마케팅 비용까지 빠르게 상승하면서, 잘 되는 작품은 더 주목받고 그렇지 못한 작품은 존재 자체를 알리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리뷰 수 10개도 안돼”, 올해 스팀에 출시된 게임 중 거의 절반이 주목 못 받았다 https://game.donga.com/120699/

10.인디게임 지원 예산 대폭 확대 예정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6년도 게임 산업 예산은 1,123억 원으로, 전년(1,016억 원) 대비 확대 편성됐다.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2026년 전체 지원 예산을 전년 대비 8.2% 증가한 7,050억 원으로 편성했다. 분야별로는 연구개발(R&D) 예산이 454억 원 늘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고, 게임 분야 예산도 101억 원 증액됐다. 해외 진출 지원 예산 역시 83억 원 늘어났다. NGF 2025 발표 기준 2025년 인디게임 지원 예산은 56억5천만 원 규모였으나 2026년에는 이보다 약 64% 증가한 금액이 책정될 예정으로, 인디게임 제작과 초기 기획 단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2026년 게임 예산 1,123억 원... 게임 AI 지원에 75억 편성 https://game.donga.com/119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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