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들에게 맛을 찾아주는 레스토랑. '스푸키친'을 개발한 와이낫
어린 시절 공책에 그림을 그리며 놀던 두 친구가 "못 할 게 뭐 있어?(Why Not?)"라는 철학을 담아 인디 게임사 'YNOT'(와이낫)을 설립했습니다. 그들의 첫 작품은 귀여운 2.5D 그래픽의 '생활 시뮬레이션 & 크래프팅 요리 타이쿤'으로, 유령 레스토랑 주방장이 되어 직접 재료를 수급하고 요리하며 유령 손님들에게 식사의 즐거움을 되찾아주는 게임인 '스푸키친'(Spookitchen). '게임 개발 버튜버'로 활동하며 팬들과 함께 성장해 온 와이낫 팀을 만나, 그들의 설립 배경, 개발 철학, 그리고 사랑스러운 첫 작품 '스푸키친'에 담긴 비전과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 팀 설립 계기와 팀워크
Q. 게임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와이낫: 어릴 적부터 친했던 저희 둘은 항상 함께하며 공책에 그림을 그려 만들던 놀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둘이서 상상하고 만드는 순간들이 너무 즐거웠고, 늘 "우린 아무것도 없는 흰 공간에 떨어져도 공책이랑 연필만 있으면 평생 재밌을 거야"가 입버릇이었을 정도로 만드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렇다보니 게임 개발을 시작한 이유도 단순했습니다. 둘이 함께 창작하는 즐거움을 더 크고 오래 남길 수 있는 형태가 게임이었기에, 수천 시간 플레이한 '돈스타브'처럼 플레이가 재미있어 오래 즐길 수 있어야 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저희가 만든 캐릭터들'이 가득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와이낫을 설립했습니다.
Q. 설립 초기의 어려움과 극복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입니까?
와이낫: 와이낫을 만들고 스푸키친을 처음 구상했던 2023년 11월, 의욕에 불타 무리하게 달리다가 둘 다 크게 아파서 1년간 개발을 멈추고 쉬었습니다. 긴 슬럼프였지만, 그 시간 동안 많은 게임을 하며 기획에 영감을 얻었고, 무엇보다 개발자에게 체력과 컨디션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지금은 매일 계획표대로 생활하며 컨디션 관리를 하고 있고, 팀 계획표에는 '낮잠' 타임과 '다른 게임 해보기' 타임도 넣어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 와이낫의 의미와 개발 철학
Q. 회사의 이름에 담긴 의미나 철학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와이낫: 와이낫은 말 그대로 '못 할게 뭐 있어?'의 'Why Not?'에서 따왔습니다. 전공자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던 저희가 게임 개발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면서 가졌던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도레미파솔도 모르는데 배경음악을 만든다든가, 한 번도 안 해본 프로그래밍을 해내야 할 때가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못 할 게 뭐 있어?'라는 마음으로 부딪치며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와이낫?'을 되새겨가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Q. 와이낫만의 독창적인 게임 철학이나 개발 원칙이 있습니까?
와이낫: 저희는 '시니서리는 게임개발중'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와 치지직에서 게임 개발 버튜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일 개발 과정을 생방송으로 공개하고, 팬분들과 디스코드 화면 공유로 소통하면서 작업합니다. 이렇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팀은 흔치 않아서 많은 분들도 신기해하시지만 좋아해 주셔서 얻은 것이 정말 많은 활동입니다. 개발일지보다 더 생생하게 과정을 보여줄 수 있고, 감사하게도 아직 개발 중인 저희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또 방송하면서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피드백 받을 수 있고 실시간으로 보고 계시기 때문에 절대로 게을러질 수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 합니다.

Q. 팀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모였으며, 각자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와이낫: 보통 게임사는 프로그래머, 아트 담당자를 엄격하게 나누지만, 사실 저희는 역할을 엄격히 나누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시니밍은 주로 배경 아트와 애니메이팅, 이펙트를 담당하고, 서리밍은 캐릭터 아트, 프로그래밍, 기획, 작곡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책상을 나란히 두고 있어 바로바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협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푸키친의 메인 기획은 주로 서리밍이 맡지만, 결국 수많은 회의를 거쳐 둘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게임입니다.
Q. 게임 개발 과정에서 팀워크를 가장 잘 보여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와이낫: 저희는 MBTI가 한 글자도 겹치지 않는 극과 극의 ISFP 시니밍과 ENTJ 서리밍이지만 아예 다르기에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시니밍은 디테일에 강하고, 서리밍은 속도와 큰 그림에 강해 서로의 영역을 도울 때도 많습니다. 시니밍이 러프를 넘겨주면 서리밍이 선을 따준다든가, 서리밍이 초안을 그려가면 시니밍이 마무리 채색을 해주는 식으로 작업합니다. 보통은 직군마다 자기 작업만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 팀은 자세한 설명이나 기획서 없이도 유동적으로 작업을 넘겨받으며 진행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게임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와이낫: 게임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워낙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한 번 빠지면 몇 달이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지금은 엄격하게 플레이 시간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획을 위해서는 다른 게임도 많이 해봐야 하기 때문에 계획표에 '게임 해보기'가 있지만, '하루에 2시간 이하로, 총 플레이 타임 20시간 미만의 새로운 게임'이라는 조건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야 연구 목적으로 즐기고, 본업인 개발에 충분히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나 감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와이낫: 저희는 '귀엽고, 재미있고,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사랑하는 팀입니다. 플레이어가 스푸키친의 재미있는 플레이와 캐릭터, 세계에 푹 빠져 "계속 머무르고 싶다, 자꾸 플레이 하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만의 특색 있는 귀엽고 예쁜 그래픽, 개성 있는 캐릭터들, 몰입감 있는 재미를 담아,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저희가 만든 세계를 좋아하게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스푸키친' 한눈에 보기
Q. 이번에 출시될 게임의 제목과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와이낫: 스푸키친(Spookitchen)은 쁘띠호러 감성의 할로윈 마을을 배경으로 한 귀여운 2.5D 그래픽의 '생활 시뮬레이션 & 크래프팅 요리 타이쿤' 장르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유령 배달 레스토랑의 주방장이 되어 필드에서 재료를 직접 수급하고 요리를 만듭니다. 마녀의 저주로 맛을 느낄 수 없게 된 유령 손님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배달하며, 그들에게 다시 식사의 즐거움을 되찾아주는 이야기입니다. 주문 전화를 받으면서 만날 수 있는 파티광 유령, 인플루언서 뱀파이어, 고양이로 복화술하는 마녀처럼 엉뚱하고 매력적인 할로윈 괴물 손님들의 이야기로 유쾌한 재미를 더합니다.
Q. 이번 게임에는 어떤 새로운 요소가 담겨 있습니까?
와이낫: 따로 '실시간 산지직송 요리타이쿤'이라는 별칭을 붙였습니다. 주문을 받아서 장사하는 게임은 많지만, 스푸키친은 주문과 동시에 필드에서 직접 재료를 채집하고 사냥해서 가져와야 하는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어 그런 별칭을 지어줬습니다. 인벤토리가 한정돼 있으니 자원 관리도 해야 하고, 그 재료를 크래프팅해 요리를 만들어 배달하는 바쁜 과정들이 생각보다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고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스푸키친을 플레이해 보시면 기존 요리 타이쿤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플레이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Q. 이 게임에 반영된 개발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이 있습니까?
와이낫: 엄청 많이 있습니다. 사실 저희 둘 다 크래프팅이나 경영 타이쿤 장르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전략이나, 랜덤맵, 멀티플레이 같은 요소들이 플레이할 때 가장 재밌어하는 부분이라 저희의 게임에 꼭 넣고 싶었습니다. 또한 스푸키친에서는 손님이 특정 요리를 요구하는 대신 '달콤함' 같은 맛의 태그를 기준으로 주문합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단순히 정해진 요리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인벤토리 상황과 던전 조건, 그리고 시간과 동선까지 고려해서 메뉴를 직접 선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건 단순한 요리 게임을 넘어 전략 게임처럼 느껴지게 해주고, 로그라이트 성장 구조와 랜덤맵이 나와 매번 다른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해 줍니다. 뿐만 아니라 생활형 요리 타이쿤 게임이지만 드물게도 스푸키친은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같이 게임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네트워킹 프로그래밍에 겁이 났지만 멀티플레이는 꼭 넣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꼭 다 같이 스푸키친을 함께 플레이하고 싶습니다.
Q. 플레이어들이 이번 게임에서 특별히 느꼈으면 하는 점이 무엇입니까?
와이낫: 제일 먼저는 아트의 힘을 느껴주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푸키친은 아트가 워낙 귀엽고 화사해서, 맵에 들어가자마자 "우와!" 하고 감탄할 정도로 예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 아기자기한 풍경에서 오는 시각적인 즐거움이 그대로 전해져 그 자체로 힐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시에 스푸키친은 귀엽지만 할 일이 많아 꽤 바쁜 게임입니다. 하지만 경영에 익숙해지고 성장하는 과정, 동선을 짜고 계획을 세우는 몰입감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아, 진짜 내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구나"라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Q. 이번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입니까?
와이낫: 운 좋게도 저희 팀은 도전한 모든 개발 지원 사업인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 사업, 스마일게이트, BIC 전시, 최근에는 GIGDC(글로벌 인디게임 콘테스트) 수상까지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과보다 더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스팀에 플레이테스트 데모를 올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스트리머분들이 3시간 분량의 데모를 끝까지 즐겨주셨던 순간입니다. 실시간으로 웃고 즐기는 반응을 보는 것이 정말 짜릿했었고 "너무 기대된다", "재밌었다" 같은 후기는 물론, 디스코드에 팬아트까지 올라왔을 때는 정말 크게 감동했습니다. 덕분에 "아, 우리가 만드는 게임을 진심으로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개발을 이어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 향후 계획과 플레이어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Q.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십니까?
와이낫: 저희가 만드는 게임은 앞으로도 '귀엽고, 오타쿠 심리를 자극하고, 오래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작품이 많을 것 같습니다. 플레이 루프에 게임성이 강해서 플레이 자체를 오래 즐길 수 있고, 게임을 다 플레이하고 나서도 후속적으로 캐릭터와 이야기의 팬이 되어 저희의 IP를 즐기게 만들고 싶습니다. 차기작 아이디어도 넘쳐납니다. 할로윈 테마를 해봤으니 크리스마스 선물 공장 타이쿤, 우주 여행사를 운영하는 게임, 농사해서 먹고 사는 생존 게임 등 늘 아이디어가 넘쳐납니다.
Q.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장르나 테마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와이낫: 스푸키친은 귀여운 그래픽만큼 스토리도 밝은 편이지만, 글을 담당하는 서리밍이 시리어스한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오타쿠스러우면서도 심리 스릴러나 무거운 테마를 접목한 게임을 꼭 만들고 싶습니다.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는 디스토피아 세계관도 좋아해서 플레이어의 죄책감을 자극해 영웅을 관리하는 게임을 구상해 두었고, 언젠가는 꼭 시도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때는 지금의 스푸키친과는 굉장히 다른 장르와 테마의 분위기일 것 같습니다.

Q. 인디게임 시장에서의 목표와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와이낫: 저희는 흔히 '캐주얼'하다고 여겨지는 장르를 재해석하여 더 깊고 재미있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처럼 모험이나 농사 요소를 섞는 새로운 시도가 활발하듯이, 저희도 좋아하는 장르인 타이쿤, 생활 시뮬레이션, 생존, 전략 등을 《YNOT》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개성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마침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인기 있는 장르라 큰 고민 없이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해나갈 것 같습니다.
Q. 플레이어들에게 귀사의 게임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십니까?
와이낫: 스푸키친을 발견하시고 '내가 찾던 게임이야!'라고 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계시는데, 저희도 항상 그런 게임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래서 취향이 가득 담겨져 있는 귀엽고 예쁜 그래픽과 즐거운 게임 플레이, 그리고 오래도록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와 세계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와이낫은 “만드는 게임이 하나같이 재밌고 사랑스럽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팀이다”라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와이낫이 만드는 게임이 '내가 찾던 게임'이길 바라며, 저희가 만든 캐릭터와 세계, 그리고 게임이 오래 사랑받길 바랍니다.
Q. 출시일은 언제로 예정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와아낫 : 출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중으로 정식 데모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팀에서 두 차례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데모 공개 전까지는 여러 번의 플레이테스트 모집을 통해 꾸준히 게임을 개선해나갈 예정입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못 할게 없는 , 와이낫의 도전
와이낫은 "귀엽고 재밌으며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좋아하는 장르를 재해석해 깊이 있는 재미를 추구하는 팀입니다. '스푸키친'은 귀여운 그래픽과 함께 '실시간 산지직송 요리타이쿤'이라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통해 단순한 경영을 넘어 전략적 깊이와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발자들이 사랑하는 타이쿤, 크래프팅, 전략 요소가 합쳐진 결과입니다. 와이낫은 도전한 모든 공모전과 지원 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며, 특히 스팀 데모 공개 후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팬아트를 통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푸키친'은 플레이어가 "내가 찾던 게임이야!"라고 외칠 수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세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와이낫은 오타쿠의 심리를 자극하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팀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그들이 만들어 나갈 캐릭터와 세계, 그리고 게임이 오래도록 사랑받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새로운 재미를 찾아 헤매는 게이머라면, 귀여움과 몰입감이 느껴지는 전략적인 즐거움이 가득한 '스푸키친'의 행보를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