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게임백과사전] 발더스게이트 IP 필요없다. 본가 ‘디비니티’로 돌아가는 라리안스튜디오

발더스게이트3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극찬을 이끌어낸 라리안스튜디오가 이번 TGA2025에서 신작 ‘디비니티’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D&D(던전앤드래곤즈) 기반 RPG의 전설로 추앙받았던 발더스게이트 시리즈를 무려 23년만에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라리안스튜디오이기 때문에, 발더스게이트4까지 맡아서 해주길 바라는 이들이 많았지만, 발더스게이트 IP는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해즈브로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라리안스튜디오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라리안스튜디오도 발더스게이트3를 만들 때 해즈브로의 지나친 간섭에 지쳐서 고생했다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으니까, 라리안 스튜디오가 만드는 발더스게이트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네요. 해즈브로가 욕심을 부리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느낌이 좀 있습니다.

23년만에 IP를 부활시킨 발더스게이트3
23년만에 IP를 부활시킨 발더스게이트3

발더스게이트 시리즈 팬들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겠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라리안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발더스게이트 IP가 없어도 자신들이 정성스럽게 세계관을 구축해온 ‘디비니티’ 시리즈가 있으니까요.

디비니티 시리즈는 판타지 세계 리벨론을 배경으로 하는 라리안 스튜디오의 독자 IP로,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디바인 디비니티와 비욘드 디비니티, 디비니티2,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 등 다양한 작품이 출시됐습니다.

하나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지만, 매 작품마다 장르가 다른 것도 신기한 부분입니다. 디바인 비디니티와 비욘드 디비니티는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와 비슷한 형식이고, 디비니티2는 3인칭 액션, 드래곤 커맨더는 무려 RTS 장르입니다. ‘발더스게이트3’가 성공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라리안스튜디오의 매번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도전정신 덕분인 것 같네요.

울티마와 발더스게이트를 연상시키는 디바인 디비니티
울티마와 발더스게이트를 연상시키는 디바인 디비니티

디비니티 세계관의 시작을 알린 디바인 디비니티는 2002년에 발매된 게임입니다. 당시 디아블로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만 보고 아류작으로 착각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울티마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받는 게임이기 때문에, NPC 살해, 물건 훔치기 등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고, 발더스게이트처럼 시간 정지시키고 동작을 지정하는 핵앤슬래시 액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디바인 디비니티와 비욘드 디비니티는 스팀과 GOG에서 판매되고 있다
디바인 디비니티와 비욘드 디비니티는 스팀과 GOG에서 판매되고 있다

디바인 디비니티가 나름 성공하긴 했지만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던 라리안스튜디오는 2년 뒤인 2004년에 2명의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조작해야 하는 후속작 비욘드 디비니티를 선보입니다. 캐릭터로 3D 폴리곤으로 변경하는 등 나름 많은 부분을 업그레이드했지만, 둘 중에 하나라도 죽으면 게임오버가 되는 괴랄한 게임 규칙 때문에 난이도가 올라가서 평가가 좋지는 않았네요.

한국에도 정식 발매된 디비니티2
한국에도 정식 발매된 디비니티2

이후 2009년에 디비니티2를 선보이고, 2013년에는 상당히 실험적인 RTS였던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를 선보이는 등 게임 개발은 계속하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성과가 나지 않아서 간신히 유지만 되고 있던 라리안스튜디오가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2013년에 킥스타터를 통해 개발을 시작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이 대박이 나면서입니다.

굉장히 실험적인 게임이었던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
굉장히 실험적인 게임이었던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

회사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당시 고전RPG 붐이 일었던 킥스타터에서도 고작 12억만 펀딩을 받았던 라리안스튜디오는 이후 자체 보유 자금과 외부 투자 금액을 합쳐서 총 60억으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을 개발했는데, 얼리액세스 단계부터 RPG 팬들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으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칩니다.

마법으로 비가 내리게 해서, 바닥에 물이 고이면 전격 마음으로 물 웅덩이 위에 있는 적을 마비시키거나, 적에게 기름을 던진 뒤, 불화살을 쏴서 태워버리는 등 창의적인 방식으로 적을 처단할 수 있어서, 고전RPG 팬들의 극찬을 이끌어낸 것이죠.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각자 캐릭터를 조작해서 플레이하는 TRPG 스타일의 코옵 플레이도 제공했는데, 한명이 NPC에게 말을 걸어서 시선을 돌리고, 다른 플레이는 NPC 뒤로 돌아가서 소매치기를 하는 등의 플레이도 할 수 있었습니다.

라리안스튜디오의 이름을 널리 알린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라리안스튜디오의 이름을 널리 알린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얼리액세스 초기에는 버그도 많았고, 다소 불친절한 부분도 많았지만, 단점이 모두 가려질 만큼 창의적인 플레이 덕분에 팬들의 극찬이 이어졌고, 이후 2015년에 콘솔 버전과 같이 발매한 인핸스드 에디션에서 게임성을 대폭 업그레이드해서,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의 대박 덕분에 드디어 자금 압박에서 벗어난 라리안스튜디오는 전작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킨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까지 성공시키면서 드디어 글로벌 게임사의 위치에 올라서게 됩니다. 당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의 성공 때문에 개발 자금은 충분했지만, 게임 규모를 더 키우고, 팬들을 일찍부터 개발에 참여시키고 싶어서 킥스타터를 진행했다고 하네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는 코옵 인원이 4인으로 늘어났고,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원소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밀기, 당기기 등 새로운 상호 작용, 서로 다른 스킬북을 조합해 새로운 스킬북을 만들어내는 스킬 조합 시스템 등 업그레이드된 게임성으로 전작 못지 않게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덕분에 고전RPG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게임으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과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가 꼽히고 있습니다. 발더스게이트3 엔딩을 봤더라도,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과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을 안해봤다면 꼭 플레이하라고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니, 얼마나 매력적인 게임인지 짐작하실 수 있겠죠?

각종 원소 조합으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사진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
각종 원소 조합으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사진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2

이후 스토리는 많이 알려진 것처럼,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와의 협력을 통해 발더스게이트3를 개발하고, 현재까지 20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임사가 됩니다.

각종 인터뷰에 따르면 원래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발매 즈음에 라리안스튜디오가 먼저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 측에 발더스게이트3 개발을 제안했는데, 당시에는 콧대가 높았던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가 거절했다고 하네요. 이후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이 대박을 치면서 역으로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가 라리안 스튜디오에게 제안을 해왔고, 전달한 기획안이 통과되면서 발더스게이트3가 탄생하게 됐다고 합니다.

TGA2025에서 공개된 신작 디비니티
TGA2025에서 공개된 신작 디비니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발더스게이트3 때 너무 고생한 라리안스튜디오는 다시는 발더스게이트 게임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고, 차기작으로 선택된 것이 ‘디비니티’입니다. 이번 TGA2025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는 게임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 수는 없지만, IGN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발더스게이트3와 마찬가지로 협동 멀티플레이 요소가 있는 싱글 턴제RPG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디비니티2의 후속작 디비니티3가 될 것인지, 아니면 디바인 디바니티와 디바니티2의 중간을 이어줄 게임이 될지 팬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네요.

중요한 것은 스벤 빈케 대표부터 인터뷰 때 갑옷을 입고 등장할 정도로 개발진 모두가 RPG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매번 작품을 낼 때마다 파산 위기를 격으면서도 모든 자금을 개발에 올인하는 미친 짓을 연이어 성공시키고 있는 RPG 광인들이 이번에는 또 얼마나 혁신적인 결과물을 들고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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