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롤’, ‘배그’ 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령화가 바꾸는 게임 시장의 흐름

게이머들이 늙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 60.7%, 50대 44.6%가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60대 게이머도 31.1%나 된다. 어린 시절 슈퍼패미콤 같은 가정용 게임기나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리니지 등을 즐겼던 이들이 나이를 먹어서, 이제 4050세대가 된 것이다.

반면에 게임을 가장 많이 즐기는 연령대인 10~20대 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KOSIS(국가통계포털) 2024년 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10~14세는 2023년 대비 0.3% 감소, 15~19세는 0.8% 감소, 20~24세는 3.7% 감소, 25~29세는 2.4% 감소했다.

게임 이용자들이 늙고 있다_출처 2024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게임 이용자들이 늙고 있다_출처 2024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2024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10대, 20대가 각각 81.4, 85.1%로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긴 하나, 절대적인 수치로는 게임을 즐기는 10~20대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다보니, 게임 시장도 40~50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변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게임에 열정적이고, 경제력까지 확보하고 있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수익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이다. 예전 인기 있었던 추억의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계속 쏟아지는 것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1020은 줄고, 4050은 늘어나고 있다_출처 KOSIS
1020은 줄고, 4050은 늘어나고 있다_출처 KOSIS

장르적인 변화도 눈에 띈다. 현재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등이지만, 자동 전투 비중이 높은 모바일MMORPG, 방치형RPG, 전략 장르 등도 비중이 커지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같이 실시간으로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장르의 게임을 오래 즐기는 것은 40~50대에게 많이 버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슬슬 노안이 시작되는 나이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으면 눈이 금방 피로해지며, 오랜 게임 경력으로 빠른 반응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집중력을 장시간 유지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4050 세대들은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에서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4050 세대들은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에서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실제로, 드래곤퀘스트3 HD-2D 등 예전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고전 게임을 리메이크해서 발매되는 경우가 많은데, 글씨 크기가 너무 작아서 잘 안보이다보니, 1시간도 플레이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쏟아졌으며, 오랜 시간 기다려온 대작 게임이 드디어 발매돼서 바로 구매했는데, 설치화면을 보다가 잠들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또한,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자동전투 MMORPG, 방치형RPG가 극혐 장르로 꼽히고 있는데, 실상은 나올 때마다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저씨들이나 하는 게임이라고 취급받고 있긴 하지만, 이런 게임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디 게임사들이나 만드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많았던 방치형 장르로 선보인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단숨에 넷마블 대표 게임이 된 것이나, 반다이남코가 선보인 SRPG 장르인 SD 건담 지 제네레이션 이터널이 출시 5개월만에 누적 매출 2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반다이남코의 효자 게임이 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턴제 SRPG 장르인데 누적 매출 2억 달러를 돌파한 SD 건담 지 제네레이션 이터널
턴제 SRPG 장르인데 누적 매출 2억 달러를 돌파한 SD 건담 지 제네레이션 이터널

빠른 반사신경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소울라이크 장르가 요즘 대세 장르로 꼽힐 정도로, 어려운 게임을 선호하는 4050 세대도 많긴 하다. 하지만, 유튜브를 포면 “발컨도 깰 수 있는”이라는 제목으로 소울라이크 게임들을 공략한 영상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어려운 게임일수록 직접 플레이하기보다는 유튜버들이 플레이하는 라이브방송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들 젊은 시절 즐겼던 게임을 여전히 즐기고 싶지만, 점점 약해지는 피지컬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봐야 한다.

유튜브 방송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_출처 이클리피아 유튜브
유튜브 방송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_출처 이클리피아 유튜브

물론, 젊은 세대들은 실시간 액션 장르들이 주는 긴박감에 취해서, 턴제 전투 등 느긋하게 즐기는 게임들을 심심하다며 평가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늙기 마련이다. 가장 오래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바둑, 장기도 턴제 게임이며, 직접 즐기는 것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이 옆에서 훈수 두는 것이다. 시대마다 약간씩 형태는 달라지겠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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