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무시무시한 호러와 시원한 액션을 한번에
오는 2월 27일 캡콤의 서바이벌 호러 시리즈 ‘바이오하자드’의 최신작인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를 약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캡콤과 게임피아의 도움을 받아 게임의 일부분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이번 체험에서는 신규 주인공 그레이스 애쉬크로프트(이하 그레이스)와 시리즈의 간판 캐릭터 레온 S. 케네디(이하 레온)를 모두 조작해 볼 수 있다. 공포감을 극대화한 그레이스 파트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에 집중한 레온 파트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1인칭과 3인칭 시점을 모두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게임 진행 도중 언제든 옵션 메뉴에서 시점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체험 버전 기준으로 그레이스는 1인칭, 레온은 3인칭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는 공포의 몰입감과 역동적인 액션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1인칭과 3인칭 시점의 묘미를 잘 살린 세팅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1인칭 시점이 공포감이 한층 살아났고, 3인칭 시점의 역동적인 액션을 잘 살려줬다. 손도끼인 토마호크를 들고 회전하며 적을 공격하는 레온의 모습을 1인칭 시점에서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기도 했고 말이다.

적들의 지능적인 움직임도 인상적이다. 이번 작품의 좀비들은 생전의 습성이 남아있어 청소부 좀비는 특정 구역을 계속 쓸고 다니며, 집사 좀비는 불이 켜진 곳을 찾아 전등을 끄는 등의 행동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습성을 역으로 이용해 전투를 피하는 플레이도 펼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화력이 약한 그레이스 파트에서 더 유용하게 활용됐다.
크래프팅 시스템도 존재한다. 전통적인 약초 조합은 물론, 맵 곳곳에서 수집한 폐품과 좀비의 혈액을 조합해 탄약 등 필수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적을 단숨에 폭사시키는 인젝터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혈액을 얻으려면 적을 물리쳐야 하므로 전투에 의미를 좀 더해준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두 주인공의 파트가 자연스럽게 교차되어 펼쳐진다. 두 명의 주인공 이야기를 각각 플레이했던 ‘바이오하자드 2’와는 다르다. 체험 버전은 레온이 한 요양 병원에 들어서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레온과 그레이스가 만나는 장면이 나오고 플레이 캐릭터가 변경되는 모습이 나왔다. 짧은 체험만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었으나, 팬들의 추측 재미를 위해 구체적인 스토리는 출시 이후의 즐거움으로 남겨둔다.
캐릭터별로 확연히 다른 게임 디자인을 구현한 점도 돋보인다. 그레이스 파트는 정통 서바이벌 호러의 문법에 충실하다. 퍼즐을 해결하고, 보안 등급을 높여 제한 더 넓은 구역을 탐색하는 과정은 시리즈 고유의 재미를 그래도 전해준다. 맵 디자인 역시 정교하다. 처음에는 돌아가야 했던 길을 문을 열여 지름길로 만드는 등의 요소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체험에서는 총도 없이 고생만 했던 그레이스의 이전 체험 버전과 달리, 강력한 리볼버 ‘레퀴엠’과 피스톨 등을 활용해 적에 물리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아 무서워~ 몰라 다 쏴 죽여야지”라는 형태의 플레이는 아니다.
탄약 보급이 넉넉하지 않아 무차별적인 사격보다는 한 발 한 발 신중을 기하는 전략적인 전투가 요구된다. 이는 단순히 적을 섬멸하는 액션 게임이 아닌, 자원 관리의 압박을 느끼게 하는 서바이벌 호러 본연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요소다.

또한, 한 번 처치한 적이 시간이 지나면 더욱 강력한 개체로 부활한다는 점은 더 큰 위협 요소다. 앞서 언급한 ‘인젝터’를 사용해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소멸시켜야 완벽한 처리가 가능하다. 적을 쓰러뜨린 후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 시스템이 이용자에게 끊임없는 심리적 압박을 가할 수 있으리라 본다.
심지어 안전하다고 믿었던 세이브 공간마저 적의 침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금화를 통한 인벤토리 확장, 장비 획득, 새로운 제작법 수집 등 내실 있는 시스템들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체험이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됐기에 ‘바이오하자드 RE:2’의 경찰서 부분과 유사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호러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작년 더 게임 어워드 2025를 통해 등장이 확정된 레온의 파트는 그레이스와는 상반된 쾌감을 선사한다. ‘바이오하자드 RE:4’의 액션에서 체술과 같은 근접 공격이 한층 강화된 느낌이다. 호러에 초점이 맞춰진 그레이스 파트 뒤에 이어지는 레온의 액션은 게임의 완급 조절 측면에서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레온의 전투는 총기로 적의 무력화한 뒤 강력한 근접 공격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베테랑 DSO 요원답게 좀비의 머리통을 발이나 손으로 터트려 버리는 액션이 상당한 쾌감을 선사한다. 또 레온의 근접 무기인 토마호크는 적의 공격을 쳐내는 패리(Parry) 용도뿐만 아니라, 탄약이 없어도 좀비를 상대할 수 있는 든든한 장비였다.

게다가 레온 파트 체험 구간 중에는 적이 들고나온 전기톱을 레온이 활용하는 액션까지 나와 그야말로 시원 시원한 액션을 보여줬다. 여기에 거대한 보스급 적과 전투 시에도 다양한 근접 액션을 활용한 연출들이 등장해 보는 맛이 상당했다.
추가로 토마호크는 손잡이가 고장난 장식장과 같은 것을 여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덕분에 그레이스 파트에서 만났던 곳이라고 해도 레온으로 갔을 떄 새로운 탐색의 재미를 전하기도 했다.
두 명의 주인공을 통해 호러와 액션이라는 극명한 대비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시리즈 팬이라면 기대감을 갖고 기다려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