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전성민 교수 “AI 규제와 진흥이 공존하는 한국, 성장 위해선 균형 잡힌 AI·게임 산업 생태계 조성 필요”

신승원 sw@gamedonga.co.kr

“인공지능 도입의 패턴은 1990년대 인터넷 도입과 유사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아주 큰 변화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는 27일 오후 2시 서울 관악구 관악로1 서울대학교 LG경영관 59-1동에서 진행된 ‘2026 게임산업 전망’ 신년 토론회(이하 신년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가 한 말이다.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

신년토론회는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게임기자클럽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이 공동 주관한 행사로, 게임산업계의 주요 현안을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AI 규제 및 진흥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전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AI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경우 게임산업이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AI 진흥 시나리오를 도입할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규제 중심 시나리오 대비 약 1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교수는 “이미 게임산업 전반에서 생성형 AI가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텍스트, 이미지, 음성, 코딩 등 여러 영역을 자동화할 수 있는 AI는 생산성 혁명을 예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전 교수는 급격한 기술 확산과 함께 규제 불확실성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 교수는 “게임산업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지만, AI에 대한 규제는 각 국가와 시장별로 파편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AI 시스템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는 포괄적 규제법인 ‘EU AI Act’를 발효해 학습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 차원에서는 자율 규제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주 단위에서는 소비자 보호와 고용 차별 방지를 위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고,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없는 AI 생성물에 대해 저작권 등록을 불허하는 원칙도 적용하고 있다.

중국 역시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를 중심으로 게임 판호 발급 과정에서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예고하고 있다. AI 활용 작업물에는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가시적 워터마크와, 기계가 인식 가능한 비가시적 워터마크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이 대표적이다.

발표를 진행하는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
발표를 진행하는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전성민 교수

전 교수는 “특히 한국은 ‘진흥’과 ‘규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22일부터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은 게임 내 AI 생성 콘텐츠에 워터마크를 삽입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반면 정부는 AI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AI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했으며, 게임사의 AI 관련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에 대해 전례 없는 수준의 세액 공제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기업은 AI 관련 R&D 지출액의 30~40%, 중소기업은 최대 50%까지 법인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AI 규제와 진흥이라는 이중 구조 속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한 게임산업을 위해, 균형 잡힌 AI·게임 산업 생태계 조성이 산업 성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 교수는 현재의 정형화된 등급 분류 체계로는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AI 콘텐츠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사후 모니터링 중심의 자율 규제 체계로 전환하고,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개발사에 대해서는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인센티브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체 AI 모델 구축이 어려운 중소 게임사를 위해 정부 차원의 AI 바우처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검증된 안전한 AI 솔루션을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는 게임산업에서 AI 기술이 제도권 안으로 본격 편입되는 과도기”라며 “이 시기에 정부가 제도 설계 과정에서 산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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