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않으면 끝나버리는 공포 게임, 'DON’T STOP SMILING'
공포 게임은 오랫동안 도망치기, 숨기, 비명을 유도하는 연출과 같은 방식으로 긴장을 설계해 왔다. 플레이어의 반사적인 공포 반응을 자극하는 구조가 장르의 기본 문법처럼 자리 잡아온 셈이다.
그러나 'DON’T STOP SMILING'은 이러한 익숙한 공식을 정면에서 뒤집는다.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웃고 있어야만 게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정은, 감정과 행동이 어긋나는 순간 자체를 핵심 플레이 경험으로 끌어올린다.
카메라를 통한 표정 인식이라는 인터랙션을 중심에 둔 이 작품은 단순한 콘셉트형 호러를 넘어, ‘감정을 제어해야 하는 공포’라는 새로운 긴장 구조를 제시하며 기존 장르와 다른 방향의 체험을 시도하고 있다.

■ 웃음을 강요하는 역발상 호러
웃는 얼굴이 무너지는 순간 게임 오버가 되는 독특한 콘셉트의 공포 게임 'DON’T STOP SMILING'은 2026년 2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본 작품은 PC 카메라로 플레이어의 표정을 인식하고, 웃음을 유지해야만 게임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규칙 자체는 단순하다. 그러나 실제 감정과 행동이 어긋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며, 그 불편함과 긴장감에서 공포를 형성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 대학생 1인 개발자가 만드는 콘셉트 중심 프로젝트
현재 Smiley Dog Studio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한 대학생 개발자가 단독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1인 프로젝트다. 창작자는 원래 취미로 만화를 제작해 왔지만, 정보계열 학부에서 프로그래밍을 접하면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창작 활동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평소 좋아하던 게임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게임 개발로 이어졌다.
Smiley Dog Studio라는 이름 역시 작품의 핵심 테마인 ‘미소’와, 기억하기 쉽고 친숙한 이미지의 ‘강아지’를 결합해 만든 것이다. 이 명칭은 작품이 지닌 콘셉트와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적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 비명 대신 ‘웃음’을 선택한 이유
최근 공포 게임에서는 비명을 활용한 인터랙션이 자주 등장하고 있지만, 실제 플레이 환경에서는 마음껏 소리를 지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개발자는 스트리머가 아닌 일반 플레이어 역시 일상적인 공간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공포와 정반대의 감정인 ‘웃는 얼굴’에 주목하게 됐다. 그렇게 도출된 콘셉트가 바로 “웃고 싶지 않은데 웃어야 한다”는 역설적인 구조다. 공포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유지해야만 게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감정과 행동이 어긋나는 상태 자체에서 새로운 긴장과 불편함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 카메라 표정 인식으로 완성한 핵심 시스템
웃는 얼굴을 인식해야 하는 게임 구조상, 카메라 사용은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개발자는 표정 인식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구현을 시작했으며, 게임 엔진과 외부 라이브러리를 연동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메라 기반 기능은 플레이 환경에 따라 변수의 폭이 넓어 기술적으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요소로 꼽혔다. 조명, 각도, 기기 환경 등에 따라 인식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시 체험을 통해 핵심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검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완성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 감정과 표정이 어긋나는 ‘묘한 공포’
이 작품이 만들어내는 공포는 자극적인 연출보다는 심리적 불편함에 가깝다.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계속 웃어야 하는 구조는 실제 감정과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이 어긋난 상태를 지속시키며, 플레이어에게 독특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전시 체험 참가자들 역시 “묘한 느낌이었다”는 반응을 자주 보였는데, 이는 단순히 놀라게 하는 공포와는 다른 결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억지로 웃음을 유지해야 하는 과정, 그리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는 순간의 해방감까지 하나의 플레이 경험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이 작품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전시 피드백으로 바뀐 게임 구조
전시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플레이 시간에 관한 부분이었다. 계속 웃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장시간 플레이가 신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이유였다. 이에 따라 개발 방향도 일부 조정됐다.
기존의 일직선 스테이지 진행 방식에서 벗어나, 랜덤으로 등장하는 스테이지를 연속으로 클리어하는 구조로 변경한 것이다. 이는 플레이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설계적 선택으로, 콘셉트의 핵심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실제 플레이 환경을 고려한 조정이라 할 수 있다.

■ 한국 플레이어에게 전하고 싶은 경험
표면적으로는 콘셉트 중심의 공포 게임이지만, 작품에는 ‘주변 분위기에 맞춰 웃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학교나 사회생활 속에서 원치 않아도 웃어야 했던 경험은 한국 플레이어에게도 충분히 공감될 수 있는 감정이다. 이러한 일상적인 심리를 게임 시스템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또한 단순히 놀라게 하는 공포에 머무르지 않는다. 표정 인식을 활용한 다양한 스테이지와 인터랙션을 통해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 눈 깜빡임이나 입의 움직임 등 세밀한 표정 요소까지 반영해, 한국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방 안에서 즐기는 PC 인디 게임’ 환경에서도 몰입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개발자는 한국 플레이어 역시 이 독특한 콘셉트에 공감하며 새로운 형태의 공포 체험을 즐겨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는 출시를 위한 마무리 단계에 집중하며 전반적인 완성도를 다듬고 있다.

■ ‘웃음’으로 완성된 새로운 공포
'DON’T STOP SMILING'은 거대한 규모나 복잡한 시스템으로 승부하는 작품이라기보다, 하나의 명확한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해 나가는 콘셉트 중심 프로젝트에 가깝다. ‘웃어야만 살아남는다’는 단순한 규칙은 플레이어의 감정, 표정, 행동을 직접 게임 시스템과 연결시키며 기존 호러와는 다른 밀도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전시 피드백을 반영해 구조를 조정하고, 표정 인식 기반 인터랙션을 지속적으로 다듬어 온 과정은 이 작품이 단순한 아이디어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플레이 경험으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시를 앞둔 지금, 이 게임이 남기는 인상은 분명하다. 공포는 반드시 큰 자극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억누른 채 미소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충분히 형성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불편한 감각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공포 경험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