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키워드로 운명을 바꾼다". 혼자 13년 개발한 노벨 퍼즐 '메모리즈 오브 레이첼'

'サンドイッチキッチン(SANDWICH KITCHEN)'은 개발자 'tunacook'이 운영하는 1인 게임 제작 서클이다. 독특한 서클명은 개발자의 취미인 요리, 그중에서도 '핫샌드'를 만드는 것에서 착안했다. 빵 사이에 재료를 끼워 넣는 샌드위치처럼, '노벨 게임'이라는 일정한 형식 안에 다채롭고 개성 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내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현재 이들은 1인 개발의 한계를 뛰어넘는 밀도 높은 신작 '메모리즈 오브 레이첼'(Memories of Rachel)을 준비 중이다.

메모리즈 오브 레이첼
메모리즈 오브 레이첼

■ 평범한 학생의 비범한 선택, '노벨 퍼즐'이라는 새로운 시도

이 게임은 라이트 SF와 백합 즉 여성 캐릭터 간의 유대, 그리고 서스펜스가 결합한 '노벨 퍼즐 게임'아다. 단순히 텍스트를 읽어나가는 기존 노벨 게임의 틀을 깨고, 스토리의 구조와 시퀀스 자체가 하나의 레벨 디자인으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나는 당신을 알지만, 당신은 나를 모른다"는 애절함

이 게임의 아이디어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이나 '슈타인즈 게이트(STEINS;GATE)' 같은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개발자는, ‘상대와 깊은 교감을 나눈 기억이 있지만, 바뀐 세계선에서의 상대는 나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오는 답답함과 애틋함을 게임 시스템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플레이어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적절한 키워드를 골라 대답하며 운명을 개척해 나가게 된다.

라이트 SF와 여성 캐릭터들의 유대, 서스펜스가 결합한 노벨 퍼즐 게임
라이트 SF와 여성 캐릭터들의 유대, 서스펜스가 결합한 노벨 퍼즐 게임

■ 13년이라는 시간, 그림 독학까지 감행한 집념의 결과물

기획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무려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랜 기간 본업과 병행하며 개발이 중단될 위기도 있었지만, 개발자 tunacook는 "이 게임을 완성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라는 생각으로 개발을 이어왔다. 특히 게임에 어울리는 화풍을 구현하기 위해 처음부터 그림 연습을 시작했을 정도로 강한 열정을 보여왔다.

나는 당신을 알지만, 당신은 나를 모른다
나는 당신을 알지만, 당신은 나를 모른다

■ 지시 없는 튜토리얼, 플레이어가 스스로 길을 찾다

수많은 게임 전시회(도쿄 게임 던전, Digital Game Expo 등)에 출전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이용자들의 반응이었다. 별도의 설명이나 튜토리얼 없이도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의 진행 방식을 이해하고 몰입하는 모습에서 개발자는 자신의 '레벨 디자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었다. 텍스트 입력 방식에서 키워드 선택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한 것 역시 이용자가 오롯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 '주브나일(Juvenile)' 감성으로 그리는 SF 서스펜스

개발자는 '시공을 달리는 소녀'와 같은 일본 특유의 주브나일(소년,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모험물) 소설의 감성을 지향하고 있다. 현실적인 학교 행사와 실제 지명들을 배경으로 설정하여,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일본 특유의 분위기와 감각이 전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 스며든 SF적 요소와 묵직한 서스펜스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에 어울리는 화풍을 구현하기 위해 직접 그림 연습도 했다
게임에 어울리는 화풍을 구현하기 위해 직접 그림 연습도 했다

■ 한국 시장에 대한 호기심. "SF와 백합, 그리고 서스펜스"

아직 한국 이용자를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개발자는 한국 시장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SF와 백합, 서스펜스라는 다소 무게감 있는 장르적 조합이 한국 게임 문화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해하고 있다. 일본 현지 출시 이후 한국 이용자들의 반응과 위시리스트 수치에 따라 향후 한국어 지원 등 적극적인 로컬라이징 검토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튜토리얼없이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유도했다
튜토리얼없이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유도했다

■ "인디 게임 특유의 광기를 느껴라"

tunacook는 개발 과정에서 얻은 교훈으로 '자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과 그림 등 핵심 요소를 개발자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남이 하는 말을 듣기보다 직접 체험판을 만져보고 자신의 오감으로 게임을 느껴달라"며 인디 게임 특유의 날 선 감각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1인 개발자의 13년 인생이 녹아든 게임
1인 개발자의 13년 인생이 녹아든 게임

■ 기다림 끝에 찾아올 특별한 노벨 게임의 경험

메모리즈 오브 레이첼은 현재 시나리오 작업을 마치고 개발의 최종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1인 개발자의 13년 인생이 녹아든 이 독특한 '노벨 퍼즐'이 과연 이용자들에게 어떤 여운을 남길 지 주목되고 있다. 다른 게임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보적인 필치와 시스템을 예고한 만큼, 독창적인 내러티브 게임을 기다리는 팬들이라면 스팀 위시리스트에 등록하고 이들의 행보를 지켜볼 만한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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