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명의 세계로 가보자
시드 마이어 그가 돌아왔다!!
많은 게이머들로 하여금 날밤을 지새워 폐인이 되게끔 만들었던 게임 '문명'. 그 문명의 두 번째 작품이 Windows용으로 환골탈태하여
등장하였다. 단순히 시대적 흐름에 따른 플랫폼의 변화만이 아니 글자 그대로 완전히 새로워진 문명2. 이제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래픽의 변화 일 것이다. 16칼라에서 256칼라로의 변화는 당시게이머의 눈을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문명2는
색깔의 수만 많아진 것이 아니었다.
CD라는 매체를 이용해 동영상이라는 ( 지금의 게임들은 거의 기본적으로 나오는 ) 녀석도 게임 내에 등장하였다. 세계의 불가사의들을 지어
올릴 때마다 그 건축물의 3D CG 동영상이 나왔던 것이다. 허나 그래픽 좋은 게임들이 으레 그렇듯 문명2도 당시엔 고사양용 게임이었다. (
그 덕에 필자는 동영상 구경은 한번밖에 못해봤다 T_T )
문명2는 그래픽만이 아니라 음악도 엄청난 발전을 이룩해냈다. 문명1에서의 그 띠띠 거리는 PCM 사운드에서 CD-DA를 사용한 배경음악을
제공한다. 효과음도 WAVE포맷을 사용하여 CD수준의 음질을 들려준다.
이렇게 눈을 즐겁게, 귀를 즐겁게 해주면서 과연 머리는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 이 게임의 제목을 보아라.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다. 시드
마이어? 대체 얼마나 대단한 놈이길래 게임 앞에 자신의 이름을 떡하고 붙였을까? 그에 대해 장황하게 떠벌리는 것보다는 그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게임들을 한번 주욱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시드 마이어 그는 누구인가..
솔로 플라잇(Solo Flight), 헬캣 에이스(Hellcat Ace), 사일런트 서비스(Silent Service), NATO 디비전
커맨더(NATO Division Commander), 컨플릭트 인 베트남(Conflict in Vietnam), 크루세이드 인
유럽(Crusade in Europe), 디씨전 인 더 데저트(Decision in the Desert), 파이어릿!(Pirates!),
레드 스톰 라이징(Red Storm Rising), F-19 스텔쓰 파이터(F-19 Stealth Fighter),
건쉽!(Gunship!), 레일로드 타이쿤(Railroad Tycoon), 문명(Civilization), 코버트 액션(Covert
Action), CPU 배치(CPU Bach), 콜로니제이션(Cononization), 문명 Ⅱ, 게티스버그(Gettysburg),
안티에탐(Antietam),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
이 게임들이 그가 만든 게임들 중 소위 떴다고 할 수 있는 게임들이다. 위에 열거된 것만 해도 20개이다. 한사람의 개발자가 평생 20개의
게임을 만들기도 벅찰텐데, 그는 20개 이상의 게임을 히트 시켰다.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낸 시드 마이어는 현재 게임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시드 마이어의 대표작으로 그동안 문명을 꼽아 왔는데 그런 문명이 2편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니 어찌
이 게임의 재미를 의심할 수 있으랴. 시드 마이어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들어낸 문명2. 그 재미는 물론 취향의 문제가 있겠지만, 문명1을
재미있게 했던 게이머들이라면 다시 한번 아침해를 맞이하며 잠을 청하는 일을 반복해야 할 것이다.
실제와 같은 외교 시스템
하나의 나라를 선택하여, 원시 시대부터 우주 시대까지 지배자가 되어 도시를 세우고 기술을 개발하고 군대를 만들어서 세계를 정복해 나가는
것. 이것이 아주 간단하게 확 줄여버린 문명2란 게임의 기본 틀이다. 언뜻 보면그냥
전략 시뮬레이션하고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 (예를 들면 삼국지)과는 달리 이 게임에는 외교라는 부분이매우
중요하게 부각되어 있다. 한국을 선택하여 (그런데 기본 종족에 한국은 없다. 그러나 일본은 존재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중국이나
일본을 한국으로 이름만 바꾸어 플레이하면 뭐 느낌은 비슷해진다. ==;) 중국과 동맹을 맺고 일본을 침략한다던가 하는 것은 삼국지에도 있는
간단한 외교 기능이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서로의 과학 기술을 교환한다거나 세계지도, 또는 지역지도의 교환 등 다른 여러 가지 실제로
일어났을 외교적인 부분들을 게이머가 직접 행할 수 있으며, 심지어 스파이를 잠입시켜서 적의 도시 한복판에 핵폭탄을 터뜨려 버리는 일까지도
가능하다. 물론 이런 일을 하면 국제 여론이 들끓어 국제적 왕따가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실제와 같이 많은 일이 가능한, 굉장히 재미있어 보이는 외교지만 생각처럼 만만한 것은 아니다. 외교시 상대국의 인공 지능이 상당한
수준이라 우리가 상대국보다 국력이 약할 때에는 상대국이 시시때때로 감내라 팥내라 요구를 하게 되고, 이런 요구를 눈치를 봐가며 잘 거절하지
않고 그냥 막 나가면 전면전에 돌입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 그렇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매우 재미있다. (이러면 안
되는데..>o<;;) 우리가 강대국이 되어서 약소국들을 마구 협박해 각종 이득을 챙길 수 있고, 걔 중 말을 안 듣는 나라들은 요즘 어떤
나라(!)가 하듯이 마구 공격해주면 알아서 기게 되기 때문이다. --+
이렇게 실제와 같이 여러 가지가 가능한 외교는 게이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방을 만드는 역할도 하지만, 자칫 실수하면 우방이 바로
적국으로 돌아서기도 하는, 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랄 수 있다.
부국강병
국가의 힘은 무엇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경제력과 군사력일 것이다. 도시를 지으면 도시는 생산 활동을 하게
되고 국가는 세금을 걷게 된다. 이 게임에서는 실제와 똑같이 이 세금을 국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도시가 많으면 그만큼 세금이 많이 걷히게 되고 국력이 강하다는 것을 뜻하게 된다. 그러나 실질적인 국력은
군사력이다. 이 게임에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군사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물론 외교적인 루트로 돈을 제공하여 전쟁을 무마시킬 수는
있지만, 쳐들어오는 적국의 군대 앞에서는 돈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군대가 있어야 적국이 쳐들어온다 해도 무리 없이 막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군사력은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하다. 한번 생각해보자. 자신이 칼을 들고 아무리 설친다 한들 총을 들고 있는
자를 이길 수 있겠는가? 적국이 탱크를 앞세워 공격해 들어오는데 우리는 이제야 말을 타고서 활을 쏘고 있다면 승패는 뻔할 수밖에 없다. 즉
이 게임에서는 경제력을 통한 '부국' 뿐 아니라, 기술력과 군사력을 통한 '강병'도 매우 중요하다.
난 뉴튼이다!!
이 게임의 또 다른 특징중 하나인 기술 개발은 인류 역사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기술들을 게이머가 직접 하나하나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이 기술들은 관련 기술을 먼저 개발해야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가 있어서 실제와 똑같은 느낌을 받게
만든다.예를 들면 전기를 개발한 뒤에야 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식이다. 전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컴퓨터를 개발할 수 없고, 또 컴퓨터
관련 기술도 개발할 수 없다. 기술 개발은 또 신무기 개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화약을 개발하면 그때부터 총을 사용하는 군대 생산이 가능해지는
등, 기술력의 우위가 곧 군사력의 우위로 이어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 중에는 예술이라던가 산업화 같은 혁명 비슷한 것도 있어서
타국보다 빨리 이런 기술을 개발해내면 부가 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이렇듯 이 게임은 국가를 얼마나 잘 운영하여 타국보다 빨리 신기술을
개발해내는가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술력은 게임 내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민주주의? 공산주의?
이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국가의 운영 시스템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정부주의에서부터 민주주의까지 인류가
지금까지 역사를 쌓아 오면서 사용되었던 5가지의 국가 형태 중한가지를 정해서 국가를 운영할 수가 있다. 국가 형태는 각각 특징이 매우
뚜렷해서 자신의 운영 방침과 맞는 형태를 지정해서 운영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가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면...'삽질'이
된다-_-)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예를 들어 도시가 많아 세금을 많이 걷어들일 수 있는 민주주의를 국가 운영 시스템으로
선택했을 경우, 전쟁을 시작하면 각종 반전 시위 등으로 국가가 혼란을 겪게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듯 각각의 시스템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운영 시스템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마치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난 히무라 켄신이다!!
그러나 문명에도 문제점이라면 문제점이랄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문명1에서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하는, '엔지니어의 탱크
이기기'이다. 공격력 0인 엔지니어 유니트가 가끔 탱크 같은 유니트를 이길 때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건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게임내에서는 기술적으로 뒤쳐진 유니트가 신기술의 유니트를 이겨버리는 일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비천어검류의 계승자인 히무라 켄신은
총구의 방향과 시선을 보면 총알도 피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지만, 그런 일이 일반인에게 가능할 리가 없다. 만약 이 부분이, 운의 작용이라고
하면 문제가 아니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필자 마음대로 문제라고 확정(-_-)하겠다.
마치며..
간단하게 문명이라는 게임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턴 방식의 게임이라 한 게임을 끝내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많은 시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해주는 게임이 바로 이 문명이란 게임이다. 비록 출시된 후, 많은 세월이 흘러서 눈이 높아진 요즘
게이머들은 그래픽이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할지 모르겠으나, 진정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게이머라면 꼭 플레이를 해보길 권한다. 이
게임을 접하게 되는 순간 당신은 분명, 문명에 점점 빠져들어 폐인(-_-;)으로의 길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