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과는 다른 느낌의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
전작을 플레이 해 봤던 사람으로..
솔직히 필자는 파랜드 시리즈 같은 일본풍의 롤플레잉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메가드라이브로 많이 했었으니까. ). 그러던 중 우연히(?) '파랜드 택틱스'를 접했는데, 상당히 아기자기한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1편과
2편을 모두 해 보았는데, 그래픽과 음악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 물론 게임 플레이 자체는 단편적이고, 자유도가 없는 한 판 깨고 또
한 판깨는 형식의 시물레이션 RPG 였지만, 시나리오와 쉬운 난이도로 인해 끝까지 엔딩을 보고야 말겠다고 맘을 굳히게 만든 게임이었다. 물론
엔딩을 한 번 보고 나서는 다시 하지는 않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플레이 당시에는 상당히 재미있어서, 꽤 오랜 시간 ( 그래도 30 시간
정도면 깬다 )을 재미있게 플레이한 듯 하다.
누가 진정한 후계자인지..
이번에 얘기할 '파랜드 택틱스3'( 원제: 파랜드 오딧세이 )는 상당히 말이 많은 게임이다. 사실 파랜드 택틱스도
원래 제목은 파랜드 사가였다. 좌우지간, 원래 파랜드 택틱스를 만든 사람들이 TGL을 떠나 '바로크'라는 회사를 만들고 그들 역시 파랜드
택틱스의 후속작을 만들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치 '문명' 시리즈나 '맥워리어' 시리즈의 진정한 후계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일본에서도 발생하게 된다. TGL이 만든 '파랜드 택틱스3 ( 파랜드 오딧세이 )'냐 아니면 바로크에서 만든 '파이널 택틱스'이냐. 이
문제는 여기에서 논할 문제는 아니고...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스토리를 살펴보나, 시스템을 살펴보나, '파랜드 택틱스3'는 전작을 잇는다는
말을 듣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멀지 않을까 한다. 아무래도 그냥 파랜드 시리즈를 잇는 듯하다.
롤플레잉 같은 스토리..
우선 스토리 라인을 먼저 살펴보면... 파랜드사가의 무대였던 아틀란타 대륙으로부터 머나먼 동쪽 마의 바다 너머에 복잡한 해류와 기류에
의해 하계와 고립된 전혀 다른 이질적인 문화가 발달한 대륙이 있었다. 사람들은 암흑대륙, 또는 황금 대륙이라고도 불렀던 그
대륙의
이름은 "델타니아". 어느 날 델타니아에 한 척의 난파선이
표류했다. 엔트리히의 인마전쟁으로 살 곳을 잃어버린 난민들의 탈출선이었던 그 배에는 잘 먹지 못해 야위고 무수한 상처들로 인해 쇠약해진
승선인들이 가혹한 항해를 견디지 못해 모두 죽음에 처해 있었는데.... 그러나 단 한 사람 살아남은 자가 있었으니...아이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이루어낸 기적이었을까? 이미 죽은 어머니로부터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그것을 목격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해적이었지만, 그
아기에게 뭔가 숙명을 느껴 자기 자식처럼 키운것이다. 아기의 그 이름은 '아크'. 그리고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대륙은 수 천년의
세월에 걸쳐 전쟁 시대가 계속되지만, 위대한 영웅 카논에 의해 평정되고 대국 신성 델타니아제국 탄생되면서 또 다시 수년의 세월이 흘렀다.
상업의 중심지 머천트 길드 그리고 교육의 도덕적 기둥인 로터스 교단과 우호 관계를 맺은 이 제국의 질서는 급속히 회복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너무 오랜 세월 계속 되어온 전쟁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어 복구를 방해하려는 야당과 몬스터들의 만행으로 국가 전체의 치안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카논황제는 국가가 미처 대처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상금을 걸고 그 관리를 머천드 길드에 위탁하여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런 보상금은 신분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지불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나 직업을 잃어버린 용병출신이나 무법자들의 신청이
줄을 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공포와 약간의 경멸하는 의미로 하운드(사냥개)라 불렀다. 그렇다. 우리의 주인공 '아크' 일행은 바로 하운드를
천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기대 이하의 그래픽..
사실 필자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1, 2에서의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그래픽을 생각했다. 게임에 임했을 때는이름만
파랜드 택틱스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전편보다 그래픽 수준이 아주 떨어진다는 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만큼
기술도 자연스레 발전하게 마련인데도 전혀 2편에 비해서 발전되었거나 나아진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전투에서 고저개념이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배경이 더 단순해졌고 마법그래픽은 오히려 못한 느낌. 단 하나 나아진 점이 있다면 광원처리인데 그나마도 그렇게 많이 쓰이진 않았다.
캐릭터 디자인에서는 주인공들이 좀 더 성장한 느낌이다. 이전 캐릭터들이 정말로 어린 아이들이었다면 이제는 소년쯤으로 보인다. 그리,
중간중간에 나오는 컷신도 예전만큼 깨끗함을 주지않는다. 음.. 그래도, 게임을 즐기기에는 별무리가 없다.
많이 달라진 게임 시스템
그래픽적인 부분도 다르지만,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바로 게임 시스템. '파랜드 택틱스3'는 독특한 게임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우선 맵 시스템이 두종류로 나뉘는데, 고정 맵 시스템과 램덤 배틀 필드 시스템이 그것이다. 우선 고정 맵 시스템을 얘기해
보면, 성이나 민가 마을 안에서 제공되는 모드로 마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얻기도 하고 발생한 이벤트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이 때의 맵은 고정된 것이다. 흔하게 쓰는 시스템. 하지만, 전투 시에는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맵이 램덤하게 생성되는
시스템이다. 마치 디아블로처럼. 전투맵이 만들어진다는 말은 배경만 같을 뿐 전투맵 자체가 항상 새로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똑같은
입구로 들어가더라도 적의 수나 아이템의 위치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집짓기 시스템이 있는데, 게임의 중반쯤에 이르게 되면 개조가능한 집을
얻을 수 있고, 그 안에 도구점이나 무기점, 혹은 도박장이나, 여관 같은 것을 만들 수 있고, 그 레벨에 따라 다른 특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즉, 마을에 가지 않고도 자기 집에서 볼 일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세미 리얼타임 전투
전투는 세미 리얼타임 전투로서 이동이나 공격 등 내가 한 턴을 쓰면 적도 한 턴을 쓴다. 적의 움직임을 예상해서 행동해야 하므로 전략성이
매우 높다. 리얼타임 전투처럼 무조건
빠른
마우스질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적도 가만히 있으므로 충분히 심사숙고하는게 좋다. 전작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조금 올라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상당히 어려운 것은 아니다.왜냐하면 아이템 사용은 턴과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쓰면 게임 오버할 일은 없다. 전투의 긴장감은 리얼타임 같은 긴박감이 없는 대신 세미 리얼타임 전투는 전략성이란 묘미가 있다. 그리고,
전투에 임하기 전에 동료를 잘 선택하자. 최종적으로 동료가 되는 건 모두 8명이지만 한 번에 세 명까지만 출격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직업을 갖기보다는 어떤 무기를 갖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편이나 적의 사정권에 들어가게 되면 아군이 우선권을 가지는 턴 방식의 전투를
할 수 있다. 물론 적의 간접공격 사거리에 들어가면서 우리편에서 출전한 캐릭터가 직접공격밖에 되지 않는다면 적만 공격을 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무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방식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장점은 전투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인데
기존의 턴 방식에서는 적에게 접근하는 동안 2~3턴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번 시스템에서는 적에게 접근하기까지는 걸리는 시간은 유저 마음이다.
단점은 완전한 턴 방식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전투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공격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방향키를 한 번 잘못 눌렀다고 해서 한 대
더 맞을 때는 좀 난감했다. 또 하나 이 방식을 도입함으로서 전투시간이 좀 짧아졌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상당히 전투가 많아졌다.
그래도...
이외에도 전직 시스템의 변화 등 전작과 많은 변화가 있지만, 그래도 바뀌지 않는 것은 대사의 코믹함과 그런 대사를 하는 캐릭터들의
유머러스한 표정 변화, 그리고, 초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난이도와 유쾌한 게임플레이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인터페이스가
조금 복잡해졌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고 전투 중에 잘못 누르면 한 대 맞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이름 가지고 장난치지 말자.
개인적으로
볼 때 확실히 전작을 잇는 시리즈가 아닌 듯 하다. 비슷한 점 몇가지 빼고는 너무나 다른 시스템과 스토리 라인은 전작을 연상케 하기가
힘들다. 아마도 전작을 플레이해보고 이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니까. 아마도 이름을 같게 한 것은 유통사의
전략이 아닐까 한다. 그래도 TGL이라는 회사가 파랜드라는 이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름값을 하는 게임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