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가 되어 조용히 적들을 제거하라
액션 게임은 변화한다.
액션 게임이란 장르가 탄생하고부터 액션 게임은 계속해서 진화해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적을 죽이고 보스를해치우면
끝이 났던 액션 게임이 어느 순간부터 스토리가 생기고 복잡한 퍼즐이 생겨났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를 가진 게임에서
총도 쏘지 않고 미션을 깨야하는 게임이 나오고 단순히 주인공이 착하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아닌 보다 복잡한 등식들의 게임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액션 게임의 진화는 결국 이번에 소개하는 게임인 히트맨과 같은 예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게임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히트맨에서
게이머가 경험하게 될 인생은 바로 살인청부업자이다. 화끈하게 총을 쏘며 돌아다니는 그런 역할이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을 없애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바로 그런 역할이다.
암살자의 분위기를 느낀다.
히트맨의
주인공은 암살자이다. 당연히 게임에선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은 흔적이 보여진다. 주인공이 주로 사용하는 암살기술도 스나이핑과 같은 현대적인 장비가 아니라 칼이나 피아노줄을 이용해 적의 뒤에서
끝을 보는 것이다. 암살 기술 뿐만 아니라 적을 죽인 후 시체의 옷을 벗겨내 입고 시체를 적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숨기기도 해야한다. 이
과정들은 암살자라는 숙명답게 누군가에게 보여져서도 또 알려서도 안되는 것들이다. 이 게임에선 이런 암살자의 분위기가 게임 곳곳에 잘 녹아있어
대리만족을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고울 시스템의 도입으로 사실감이 넘친다.
고울 시스템은 솔저 오브 포츈이라는 게임 때문에 널리 알려진 방식인데 고울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사실성이다. 같은 총을 맞아도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또 맞은 부위가 어디인지에 따라 반응이 틀려지는게 바로 고울 시스템이다. 따라서 머리를 맞으면 한방이면 될 것이
다리를 맞으면 몇 방을 필요로 한다. 더군다나 적들은 맞는 부위에 따라 각각 다른 반응들을 보인다. 이런 사실적인 표현 방식 때문에
히트맨에선 상대방의 고통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전달된다.
사실적인 그래픽
히트맨은
Glacier 엔진이라는 생소한 엔진이 사용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액션
게임의
엔진은 Quake 엔진과 Unreal 엔진이 있는데 히트맨은 이런 엔진들을 과감히 버리고 Glacier 엔진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Glacier 엔진의 성능이 기대이상으로 좋은편이기 때문인데 일단 해상도를 640X480 부터
1600X1200 까지 지원하며 각 인물들의 텍스처 표현도 상당히 뛰어나다. 또한 인물들의 모션도 꽤나 부드럽고 세밀하게 잘 묘사가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 위해선 상당한 고사양을 요구한다는 것이 문제긴 하다.
쉽지 않은 난이도
이 게임은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난이도를 자랑한다. 다른 액션 게임처럼 단순히 총을 쏘고 보이는 적을 모두 없애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사람을 없애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와 많은 계획을 짜야만 한다. 한번의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게이머에겐 많은 어려움이
생기며 적들은 게이머의 손에 들린 도구만으로 게이머를 곤란하게 하기 때문에 나중에 가서는 게임의 난이도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 적들은
히트맨이 손에 무기만 들었다하면 공격한다.. )
만용인가 용기인가?
히트맨에는 다른 게임에는 있는 뭔가가 없다. 이것은 다른 게임에선 빠지면 큰일이
나는줄알고
꼭 넣는 것 중의 하나인데 히트맨에는 없다. 그게 무엇일까? 놀라지 마시라. 바로 세이브가 없다. 히트맨의 미션은 결코 쉬운편이 아닌데도
세이브를 지원하지 않는다. 덕분에 같은 미션을 거의 외울 때까지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제작사에선 암살자에겐 조그만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이를 고칠 생각이 아직까지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세이브의 부재로 제작사가 노린 효과는 극히 초반에 잠깐 보여지기 때문에 별로 성공적이지 못한 시도인거 같다. 세이브의 부재는 초반에는
해봐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하지만 계속되는 실패 속에 게이머에게 짜증만을 남기기 때문이다.
사실적이어서...
히트맨은
독특한 설정을 게임으로 꽤나 잘 표현한 게임이다. 하지만 그 표현의 사실성이 지나쳐 한편으론 우려를 자아내게 만들기도 한다. 이 게임을
즐기게 되는 사람들은 과연 대리만족만을 느끼며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게임을 하면서 뭔가 다른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서 이 게임의 소재를 단순한 문화의 다양성 측면으로 받아줄지 아니면 뭔가 다른 굴레를 씌울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리뷰어의 입장에서 이 게임을 평가한다면 독특한 설정을 나름대로 잘 표현한 그래서 한번쯤은 플레이 해보아도 좋을 그런
게임이라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