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인기에 비견될 수 있을까?

chuyun chuyun02@freechall.com

2004.06.14.

액션 게임 '야인시대'
'야인시대'라는 드라마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2부는 1부에 비해 인기가 많이 떨어진 듯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야인시대'를 간판으로 내건 술집도 눈에 띄고, 카페도 눈에 뛴다. 사람들은 모이면 '김두한'이니 '시라소니'니 하는 이야기도 즐겨하고, 아이들은 주먹계 사람들 이름을 도용하여 흉내를 내니 과히 야인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여세에 힘입은 것인지 드라마가 종영되기도 전에 게임 제작을 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얼마되지 않아 횡스크롤 액션게임이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시간과 게임의 질적인 측면이 서로 정비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 게임을 처음 받아든 순간 벌써 게임이 나왔나 라는 생각과 함께, 게임의 질적인 측면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리뷰를 작성하는 현 시점에서 의구심은 역시나라는 확신으로 바뀌어져 버렸다.

드라마 동영상으로 시작되는..
게임을 실행하면 동영상으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TV드라마 장면을 편집한 것으로 그 질이 썩 좋다고 할 수가 없다. 제작사에서는 드라마의 인기를 그대로 게임에 재현하려고 TV 드라마를 편집해서 사용했는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게임을 만들었다면 그 게임 화면이나 혹은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이용하여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어쨌든 동영상 부분은 TV드라마 인기를 가져와서 게임을 흥행시키겠다는 제작사의 의지(?) 표현으로 생각하고 게임을 플레이해 보았다. 게임은 예전에 오락실에서 해 보았던 '파이날 화이트' 형태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김두한과 시라소니, 두 명의 캐릭터 중 한명을 선택하여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TV드라마 동영상을 사용하여서라도 인기를 얻어보려는 제작사의 의지와는 별개로,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그럼 어떤 것들이 이리도 필자에게 불평을 토로하게 만드는가?

드라마 장면을 동영상으로

메인화면

둘 중 한명을 선택

---|---|---

캐릭터의 특징과 기술 부족.
일단, 게임 내에서 고를 수 있는 캐릭터인 김두한과 시라소니는 각자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보통 이런 게임에서는 캐릭터의 능력이 다른데,( 스피드가 강하거나, 파워가 강하거나 하는 등 )'야인시대'의 김두한과 시라소니는 생김새와 기술 모양만 다를 뿐 개성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 없다. 기술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럼 기술에 대해 잠시 얘기해보자. 각 캐릭터는 2가지의 특수 기술과 대쉬 공격, 점프공격, 필살기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조절하는 키는 공격과 점프 그리고 방향키 이렇게 간단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쉽고 간결한 조작이라 칭찬할 수도 있지만, '야인시대'의 경우에는 너무 간결화되어 기술이 부족한 느낌을 준다. 주먹과 발, 점프 이렇게 세 개의 키를 썼으면 더욱 좋았을 뻔했다. 기술 역시 시라소니의 박치기 기술을 제외하고는 어디서 한번쯤 보았을 법한(킹 오브 화이터와 화이널 파이트..)기술로 참신함이 없다.

많이 보았던 날아 돌려차기

시라소니 전매특허 박치기

많이 보던 필살기

---|---|---

많이 부족한 액션 게임 '야인시대'.
게임을 진행해보면, 액션 게임의 생명력인 타격감과 화끈한 재미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족한 기술 갯수와 종이장 같은 캐릭터, 그리고 졸개들의 어의없는 공격패턴(공격하는 법을 알기는 아는 걸까...)등으로 인해 지루한 싸움만을 계속할 뿐이다. 지루한 졸개들과는 달리 보스는 상당히 강력한 공격을 해오는데, 난이도 밸런스가 부족하다고 말할 만큼 상당히 어렵다. 아, 여기서 짚고 넘어갈 사항이 하나 더 있다. 그건 바

로 '야인시대'는 1인용과 2인용을 했을 시에 게임의 난이도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1인용을 하면 보스 전에서 상당히 고생해서 4판을 깨기도 어렵지만, 2인용을 하면 보스 전을 수월하게 통과해서 막판까지 갈 수가 있다. 이것은 보스의 AI의 문제로, '야인시대'의 보스는 한 캐릭터가 죽을 때까지 그 캐릭터만 쫓아간다. 제작사에서는 패치를 내놓기는 했지만, 필자는 패치를 적용시키지 못해(차후 패치에 대한 문제를 얘기하겠다)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또한 2인용 시에 나오는 적들과 아이템의 수도 1인용과 같아 2인용의 난이도가 1인용에 비해 턱없이 쉽다는 것도 문제다. 이 외에 스테이지 구성에 있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은 것도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진행되는 비슷비슷한 배경의 스테이지 구성은 게임의 흥미도를 반감시킴은 물론, 지루함을 유발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 게임의 시스템 중에서 굳이 괜찮다고 말할 만한 것은 투기바 시스템과 연속 히트 수를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체력 밑에는 투기바라는 것이 있는데, 게이머가 적에게 공격을 했을 때 차게 되며, 이 게이지가 가득 차면, 일정시간동안 게이머는 잔상과 함께 강한 공격을 펼칠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잔상효과가 괜찮은 눈요기 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번 보면 그것도 시큰둥해지기는 한다. 히트수 시스템의 경우는 히트수를 올리고 픈 게이머들에게 경쟁 욕구를 통해 게임 플레이에 몰입하게 만들기는 하는데, 그에 따른 보상이 적어 아쉽다. 어느 히트 수를 넘는다면 특정 아이템을 준다든지 하는 적절한 보상이 주어졌다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

잔상 효과

엄청난 난이도의 하야시

콤보수를 보여준다.

---|---|---

인터페이스 그리고 패치..
이런 게임을 하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인터페이스인데, '야인시대'의 인터페이스는 2인용 플레이시에 1인용 키와 2인용 키가 너무 붙어있어 상당히 불편하다. 손이 작은 유저면 상관없지만, 필자같은 보통의 유저에게는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상당한 제약을 주는 그런 배치이다.( 인체공학적 설계란 말을 제작사는 들어보기나 한건지.. -.- )차라리 옵션에서 키 설정을 바꿀 수 있었다면 좀 더 편하게 2인용을 할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옵션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것인데 난이도 설정 옵션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과연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의문이다. 필자가 쉬움과 보통의 난이도로 플레이했지만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난이도의 뚜렷한 구별을 느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불평하나만 더 해보겠다. 플러스 패치가 나왔다고 하길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하나포스 자료실을 거쳐 야인시대 플러스 패치를 다운받았다. 실행결과(2003년 3월 10일에) Win32/Nimda.B.eml.79232 바이러스가 bio.nws 와 bubblebobble25.nws 화일에 감염되었다는 것이 v3실시간 감시 결과 나타났다. 하지만, 제작사 측에서는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만 할 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었다.(3월 13일 현재) 이런 안일한 태도가 필자의 맘을 아프게 한다.

난이도 조절도 있긴 한데

바이러스들

2인용 플레이

---|---|---

급조된 게임 '야인시대'...
'야인시대'를 플레이 해 본 소감은, 한마디로 '드라마의 인기에만 편승해 급조해 낸 게임'이라는 것이다. 드라마가 인기가 있어 많은 유저들이 즐길 것이라고 안다면 좀 더 재미있고 질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잠시 잠깐 인기 몰이에 편승해서 한탕하려는 그런 정신은 질 좋은 게임을 만들려는 장인 정신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차후 게임을 제작시 개발사의 혼이 들어있는 게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