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이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으로...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제왕은 J. R. R 톨킨의 소설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영화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 는
판타지의 대표주자격 소재이다. 이런 좋은 소재를 가만히 둘리가 없어서 인지 반지의 제왕은 소설과 영화의 판권이 따로 팔리고 이로 인해
계속해서 다양한 내용의 게임이 발매가 되고 있다. 영화를 게임으로 옮긴 EA에서는 두 개의 탑과 왕의 귀환 액션게임을 발매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소설을 게임으로 옮긴 반지의 제왕 게임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 리뷰할 게임은 반지의 제왕 소설을
소재로 한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전쟁(이하 반지전쟁)이다. 게임은 휴먼, 드워프, 엘프의 연합군으로 구성된 자유민과 오크, 트롤, 고블린으로
구성된 어둠의 군대 간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데 과연 반지의 제왕이라는 이름에 쏟아지고 있는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게임일까?
멋진 그래픽
반지전쟁은 배틀렐름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때문에 기존 배틀렐름 엔진에 살을 덧붙여서 멋진 그래픽을 보여준다. 덧붙여진 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충돌물리엔진으로 이것을 통해 게임내에서 화살이나 돌, 도끼 등이 날아올 때 일정하지 않게 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외, 물결이 흐르는 효과라든지, 유닛들이 잔디를 지나칠 때 잔디가 바람에 휘날리듯 기울거나, 바람의 방향에 맞춰 흔들리는 유닛들의 옷과
깃발을 볼 수 있다. 그뿐인가... 필자가 보기엔 반지전쟁만큼이나 화려하고 멋진 마법이펙트를 표현한 게임은 없는 것 같다.(간달프의 마법
유성우와 김리의 대지의 포효 마법 이펙트는 가히 압박이다.)흔히 필자는 그래픽이 뛰어난 RTS게임으로 C&C제너럴을 꼽는다. 그만큼 높은
사양을 요구하긴 하지만 세세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아무래도 실존하는 탱크나 폭발효과를 보여주므로)에선 따를 게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반지전쟁은 그래픽 부분에서만큼은 이런 C&C를 능가하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 판타지세계에 걸맞은 멋진 마법 이펙트와
배경그래픽은 보는 이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하지만 유닛디자인은 좀 별로였던 것 같다. 특히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가장 멋지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레골라스가 게임에서는 어찌 그렇게 표현되었는지.-_-;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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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위해 설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어둠의 군대 주축을 이루던 오크들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잠시 생각해보자.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험악한 얼굴에 거대한
근육과 덩치, 짐승의 이빨을 지닌 그 오크들 말이다. 잠깐만 생각해보아도 오크이다 보니 개개인의 힘이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강할거라는 생각을
자연히 들게 해주지 않는가... 하지만 반지전쟁의 오크들은 다르다. 테크트리에 따른다면 어둠의 군대에서 중급유닛에 해당하는 오크 전사는
자유민의 기본유닛인 곤도르 전사와 체력이나 공격력 등의 설정이 비슷비슷하다. 아니 오히려 오크들은 자유민들의 군대와 비교하여 공격력도
떨어지고 체력 또한 떨어진다. 대신에 양성비용이 적다. 즉, 자유민들은 비싸지만 질 좋고 강력한 인간형 유닛들로 구성되는 반면에, 어둠의
군대는 분명 오크이긴 하지만 약하고 양성비용이 적기 때문에 물량으로 압도하는 전투를 유도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와 워크래프트3의 언데드로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영화에서 보던 강력한 오크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게다가, 어둠의 군대는 지형을 오염시켜서 그 오염된
지형에만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워크 언데드의 블라이트와 같은 개념이라 보면 되겠다. 지형 오염을 담당하는 유닛은 고블린 감독관이란
유닛인데, 전투용 말뚝을 박아서 땅을 오염시킨다는 설정이다. 이처럼 등장하는 유닛이나 건물들은 원작과 최대한 가깝게 표현을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게임만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단순히 원작의 이름만을 빌리지는 않겠다는 제작사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식으로 중간 설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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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름협곡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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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용 말뚝 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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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시각에 따라.
반지전쟁은 타 RTS게임을 모방한 듯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특히 워크래프트3와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에서 따온 부분이 많은 듯 하다.
엘프 대사제의 마법인 마법해제는 휴먼족의 프리스트의 마법 디스펠 매직을 보는 것 같고, 베오른이 인간형태일 때는 회복약초로 아군을
치료해주고, 곰으로 변신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꼭 나이트엘프의 드루이드 오브 클러를 보는 것 같다. 또한 후오른이 뿌리를 내리는
스킬은 나이트엘프의 건물들과 매우 흡사하다. 게다가 지형을 오염시키는 어둠의 군대 모습은 언데드족의 블라이트를 보는 듯 하고, 악령이라는
유닛은 쉐이드와 매우 흡사하다. 또한 반지전쟁에는 페이트 파워라는 것이 있다. 페이트 파워는 전투를 통해 페이트를 습득해서 일정량을 모았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힘이다. 영웅을 강화시키거나, 유닛들의 체력을 단번에 회복시키는 등 기술로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가드파워와 매우
흡사하다. 특히 페이트파워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소환물을 소환해내는 페이트 파워는 마치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타이탄을 보는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은 보는 시각에 따라 평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필자의 경우엔 모방을 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소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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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AoM의 가드파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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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군대 페이트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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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인터페이스
반지전쟁의 인터페이스는 타 RTS게임들과 조금 다르다. 명령의 가장 기본적인 4가지 탭(이동, 공격, 위치고정, 정찰)이 스킬과 위치가
뒤바뀌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습득한 자원의 양이 유닛 명령탭 바로 위에 위치해 있어서 보는데 불편함이 느껴진다.(물론 이는 타 RTS
게임의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또한 반지전쟁에는 영웅의 체력이 초록색, 경험치가 바로 아래에 파란색 바로 표시된다.
일반적으론 RTS게임에서 초록색이 체력을 나타내는 바이고 그 아래에 파란색의 마나를 나타내는 바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 게임을 진행하면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물론, 이 게임이 다른 게임의 인터페이스를 따라 갈 필요는 전혀 없다. 단지 필자같은 경우엔 익숙하지 않아
불편했다는 이야기이다.)아, 반지전쟁에는 마나라는 요소가 아예 없으며, 모든 스킬과 마법은 쿨다운을 가진다.
영웅 육성의 재미가 부족하다.
반지전쟁에도 영웅이 등장한다. 언젠가부터 RTS에서 영웅이라는 요소는 이젠 필수가 아닌가 싶다. RTS게임에서 영웅은 고유의 스킬을
가지고 있고,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으며, 전사하면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고도의 컨트롤과 세심한 집중력(-_-;;). 거기에
귀차니즘을 요구하긴 하지만 레벨 업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늘어나고 강력해지는 영웅육성은 상당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이런 관점으로
보았을 때 반지전쟁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육성의 재미가 부족하다. 영웅만의 스킬이 타 유닛들의 스킬보다 월등하게 강하긴 하지만, 워크래프트의
영웅 6레벨 울티메이트 스킬처럼 게임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스킬이 없다. 또한 레벨 업에 따른 영웅의 성장은 체력의
최대치와 공격력의 미세한 차이말고는 없다.(스킬의 경우에는 레벨에 상관없이 페이트 파워로 올리는 것이다.)결론적으로 반지전쟁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 또는 그에 합당하는 스킬을 최대한 표현만 하려고 했지, 실상 전투에서 빛을 발하는 영웅의 모습은 많이
부족하다.
오크영웅인 그리슈나크의
스킬은 유용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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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즈굴 대장도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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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럽지 못한 싱글 플레이
필자는 개인적으로 어떤 게임이던 싱글 플레이에 중점을 둔다. RTS는 멀티플레이가 주가 되긴 하지만, 그 게임의 진짜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건 싱글 플레이다. 특히 RPG에 못지 않는 장대한 시나리오를 갖춘 RTS의 싱글 플레이 재미와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딱히 표현할 거리를 찾아본다면 '장난 아니다' 정도?(--;;) 때문에 방대하고 기본적인 재미가 보장된 시나리오를 갖춘 반지의 제왕을
모체로 제작된 반지전쟁의 싱글 플레이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과연 어떨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미션의 목적은 열이면 아홉은 단순한 적섬멸이 주를 이룬다. 위기에 빠진 아군을 구출하거나, 영웅의 뛰어난 능력을 이용해서 탈출을
시도, 아니면 적의 기지에 잠입하는 등의 다양한 임무를 가진 미션이 너무나 부족하다. 아니, 없다.(이런 목적들은 FPS나 RPG에서나
가능할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에서는 가능했다.--;;)반지전쟁의 싱글 플레이 스토리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을
그려내고 있으며, 이는 싱글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필자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이다. 더군다나 훌륭한 요리 재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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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플레이는 이런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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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는 어떤가?
반지전쟁의 멀티플레이는 게임스파이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멀티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밸런스는 인터넷 서버에 반지전쟁 유저들이 하도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_-) 처음에 서버에 접속해서 유저들이 없는걸 보고 당황했다. '반지의 제왕 지지도가 이렇게 낮은가?'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흥행가도 1위를 절대적으로 고수하고 있는 반지의 제왕이라면 그걸 본 사람들도 꽤나 많을 텐데 반지의 제왕: 반지의 전쟁이라는
이름만 보고도 구매욕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버에는 사람들이 너무나 없었다...
게임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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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달랑 한 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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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자잘한 문제점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단축키. 게임내 도움말에도 단축키에 관한 정보는 찾아볼 수가 없다. 매뉴얼에 상세히 표기되어 있긴
하지만, 아예 게임 내에도 단축키를 표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패키지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권장시스템 사양이 CPU 800,
256RAM, 32MB의 AGP 호환그래픽카드라고 표기되어있는데, 이건 분명 잘못 표기된 거라고 생각한다.--;;(필자 컴퓨터는 CPU
800에 384RAM, Geforce4 MX인데 버벅거린단 말이다!! 권장사양을 넘는데!!이거 최소사양 아닌가?--)또한 그래픽옵션을
낮춰도 게임의 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반지의 제왕이라는 이름 뒤에서...
멋진 그래픽과 원작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필자에게 처음엔 좋은 인상을 심어줬지만, 점점 반지전쟁을 하다보면, 반지전쟁만의 특징이
부족하다는 점과 자잘한 문제점, 그리고 싱글 플레이가 주는 재미가 부족한 등으로 인해 단점이 더 많아 보이는거 같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라는 이름과 제작사의 이름 덕분에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되며, 평소 눈으로 보기만 했던 인물들과 내손으로 직접 양성한 병사들이
함께 전쟁터를 누빈다는 점에서 반지의 제왕 팬들이라면 한번쯤은 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된다.(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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