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멕스, 자신의 색을 찾아야 한다.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개최되었던 카멕스 2003.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 엑스포라는 이름과 세계 4대 게임쇼라는 자신의 주장에 맞는 행사의 모습을 보여 주었을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멕스 2003은 최근 국내의 경기 침체와 불균형적인 성장을 이룬 국내 게임 시장의 단면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자리였을뿐 자신이 주장하는 Life is Fun, Game is Fun 의 구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행사였을 뿐이다. 일단, 이번 카멕스 2003은 작년과 비교해 보아도 참가업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 들어 E3, TGS 와는 비교도 안되게 작은 코엑스 태평양관조차 다 채우지를 못했으며, 참가한 업체들을 보면 대한민국 게임 대전이라는 말보다는 대한민국 온라인 대전이라는 말이 어울린것 같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게다가 E3와 TGS 같은 카멕스만을 위한 발표도 없었으며, 국내 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알기에도 참가업체의 수와 준비가 턱없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참가한 업체들은 기존에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을 그대로 들고 나오거나, 전혀 준비가 안된 게임을 부스만 만들어 놓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 몇가지 행사만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여 게임전시회라는 본래의 취지마저 찾아볼수가 없을 정도였다. 특히나, 연예인을 데려와 사인회를 하는 모습은 스타 마케팅의 효과나 의의를 넘어 이미 자신들의 기본조차 잊어버린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나마 이번 전시회에서 전시회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는 준비를 해 사람들의 시선을 끈 업체가 몇군데 있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뿐이다. 먼저, 넷마블은 총 다섯개의 게임을 들고 나왔는데, 이미 서비스가 되고 있는 코룸온라인을 제외하면, 야채부락리, 은하영웅전설 온라인, 와일드 랠리, 칼 온라인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을 대거 소개하며 행사장을 찾은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다음으로, 국내 최초의 PS2용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 될 마스키아가 내년 12월 발매를 목표로 개발중이라는 것이 뭉클에 의해 발표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마스키아는 온라인 네트워크에 대응되는 게임으로 개발중이며, 현재 맵툴과 캐릭터 툴의 개발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이외에 눈에 띄는 업체로는 보드게임을 들고 나온 페이퍼이야기를 들수 있을것 같은데, 이곳은 부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내실 있게 꾸며 놓아 사람들의 발길을 꾸준히 모으고, 12월에 출시할 한글 보드 게임들을 대거 소개해 우리나라의 보드 게임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것이란 생각을 들게 했다. 카멕스 2003은 자신의 색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행사 기간내내 보여주었을 뿐이다. 각종 부대행사로 사람들에게 어필을 하는 것도 좋았으며, 참가 업체들의 열띤 게임 홍보도 좋았지만 단 하나 게임전시회에서 게임이 빠졌다는게 문제였을뿐이다. 내년 카멕스 2004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카멕스 2004가 정말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세계 4개 게임쇼가 될려면 이제는 외형이 아닌 내실을 기해야 할때이며, 자신들이 내건 행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지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보아야 할것이다. 게임동아 강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