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 시리즈의 밀레니엄 버전
게임도 밀레니엄?
밀레니엄... 새 천년... 모든 세계가 새로운 천년이 도래하는 것을 축하하며, 모든 것이
밀레니엄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움, 아니 뭔가가 있다는 식으로 포장한다.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 등도 마찬가지. 이런 것은 게임 세계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흐름. 이미 2000이나 밀레니엄을 표방하는 게임이 등장했고, 우리의 EA도 역시 주저않고 2000을 사용한다. 어쩌면 EA는 그런 것과는
무관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매년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고 있으니(아마도 커다란 공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빠른 회수가 가능해야
할테니...)
세계인의 스포츠, 축구!
요즘 스포츠계의 커다란 흐름은 글로벌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매체가 발달해서 그런지 몰라도 농구, 축구, 야구모두들
국내뿐만 아니라(아니 어쩌면 국내보다는 )세계 수준으로
관심을
돌린다. 그러면 지구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무얼까? 아마도 축구가 아닐까 싶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농구나 야구는 안해도 축구는
하니까. 그러한 대중적 스포츠인 축구 역시 PC 게임으로 당연히 등장하고, 이러한 축구 게임 중에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것이
'FIFA'시리즈'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게임 시리즈는 고작해야 후속편이 대부분이며, 많아야 3편 정도가 보통이다. 그러나 그들 중 대작이라
불리우는 몇몇 게임들이 경우 5 - 6편까지 시리즈로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오랜 세월 시리즈를 유지하며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시리즈마다 독특한 특성과 아이디어를 도입시켜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이런 점에서 'FIFA'시리즈가 매년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시리즈마다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가 뭘까...
좀 더 뛰어난 그래픽!
이 게이머들 아니 한국의 게이머들은 축구게임하면 단연 'FIFA'를 꼽는다. 그러한 이유는 'FIFA'가 그래픽적인 면에서 앞서나갔기
때문이리라. 'FIFA'와 견줄만한 PC 축구게임으로는 '액추어시리즈', '월드컵 시리즈' 정도. 하지만 1995년 다른 축구게임이 2D를
추구하는 동안 당시 'FIFA'는 과감한 3D를 추구하였다. 그리고 다른 게임들이 다시 3D로 건너오는 순간 좀더 사실성을 추구하기 위한
부드러운 그래픽으로 넘어가서 항상 다른 게임보다 한 발 앞서나간다. 게다가 이러한 유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게임을 돌리기 위한
하드웨어사양은 그리 높지않다. 그리하여 많은 게이머들이 'FIFA'를 즐길 수 있었다.
전작과는?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FIFA 2000'그래픽이 전작보다 많이 나아진것을 모르겠다. 게이머들도 평이 엇갈리는데, 전작보다 더 좋아졌다는 평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떨어지거나 그와 비슷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화려함으로 본다면 뭐 특별히 나아진것은 없다.
광원효과가 추가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 특별한 그래픽적인 효과가 두드러진 것은 없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부드러움은 확실하다. 전작에서는
선수들이 투박하게 움직였다면 'FIFA 2000'에서는 좀더 사실적이고 부드러워졌다. 뭐 화려한 것이 좋다라면야 할 말이 없지만, 부드러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생각하며, 그래픽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보다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제 해상도도 조절하자!
좋은 3D카드를 가지고 있는 게이머들은 해상도를 좀더 늘려볼 수도 있다. 전작들의 경우는 640*480으로 고정이
되어있었으나 'FIFA 2000'의 경우는 해상도를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어 자신의
그래픽카드를 시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관중의 역동적인 모습도 추가되었다. 전작들의 관중들은 왠지 관중석에 박혀있어서 마네킹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했는데, 'FIFA 2000'에서는 관중들의 움직임을 좀더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선수들의 몸동작도 좀더
자세히 표현했는데, 드리블, 헤딩, 패스, 몸싸움 등의 상황에서 갖가지 행동을 한다. 예를들면 헤딩하려고 몸싸움을 하다가 밀린다던지,
드리블하면서 상대편 수비수를 손으로 가드한다든지. 또한 골 세러머니 뿐만아니라, 워밍업 동작이나 파울로 경기가 잠깐 중간되었을 때도 실제
사람들과 비슷한 동작을 보여준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날씨와 낮과 밤의 시간대 변화에 따른 그래픽도 충실하다.
뛰어난 음향효과
EA스포츠의 게임의 특징으로는 정교한 그래픽과 방대한 데이타, 그리고 뛰어난 음향효과를 꼽을 수가 있다.'FIFA
2000' 또한 수준높은 음악을 제공하는데 전작들이 좀 남성적이고 강렬한 '하드락'이라고 하면, 이번 음악은 좀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소프트락'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과거의 축구선수들과 신세대 축구선수들이 만나는 장면으로 이루어진 피파 2000의 오프닝에서의 음악은 영국의 음악가 로비 윌리암스(Robbie
Williams)의 히트곡인 잇츠 온니 유에스(It's Only Us)이다. 게임으로 들어가면 효과음이 게임에 잘 스며들었음을 알게 된다.
다른 게임들이 효과음을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쓰고 또한 그 효과음을 살리다보면 게임에서 너무 두드러질 수도 있는데, 'FIFA 2000'은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킥을 할 때 들리는 소리나 관중들의 함성소리들이 들릴락말락 게임에 잘 녹아있다.
좀 더 쉬워진 페인트
인터페이스는 전작들의 그것인 'wasd'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지만, ctrl 키와 alt 키를 이용한 페인트 기술이 쓰기가 더 쉬워졌다.
전작은 ctrl 키 등을 방향키와 같이 눌러야 기술이 나오지만, 이제는 한번이나 두번연타로 기술을 쓸 수도 있다. 물론 방향키와도 연계가
가능하다. 뿐만아니라 전작에서 스루패스 역할을 했던 E키가 골 키핑키가 되었다. E키를 누르고 있으면 수비와 몸싸움을 벌이면서 볼을
키핑한다. Q키가 스루패스로 바뀌었고, W키는 연타하면 대쉬, 계속 누르고 있으면 느린 드리블로 바뀐다.
공격의 강화!
AI의 강화로 컴퓨터의 공격패턴이 다양해 졌다. 이제 더이상 예전의 컴퓨터가 아니다. 순간 드리블이나 페인팅으로 우리 수비수를 간단히
제끼는가 하면 예측불허의 타이밍으로 슛을 쏘기도 하고, 센터링을 하여 정확하게 헤딩으로 골을 넣기도 한다. 중거리 슈팅의 성공률도 많이
좋아져서 골키퍼에게 허무하게 잡히는 경우도 많이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스루패스의 성공률도 높아져서 경기가 훨씬 긴장감 넘치고 흥미로워졌다. 날카로운 패스 한 번과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전세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세트플레이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드로잉이나 골킥혹은 프리킥, 코너킥 시에 선수들 위에 A, D, W 가 표시되어서 해당키를 누르면 그
선수에게 공이 간다. 이로 인해 더욱더 정교한 세트플레이가 가능하다. 물론 기존에 있던 방식인 S키방식도 살아있다. 다만, 세트플레이
성공률이 저조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공격에 반해 수비는 힘들어졌다. 태클도 잘 안먹히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적들의 공격 AI가 뛰어나서 우리 편을 잘 뚫는다. 멍하기 있다가
한 골 먹기 십상이다. 업사이드 트랩도 사용할 수 있지만, 업사이드 판정이 가끔 이상하게 나와 위험하다. 되도록 스위퍼를 이용하여 공을
처리하도록... 가끔 골키퍼가 자신의 앞으로 골이 지나가는데도 늦게 반응하기도해 불안하기도 하다.
달라진 카메라
옵션을 살펴보면 카메라시점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FA 2000' 에서는 4가지(Tele, Tower, End To
End, Action)카메라 앵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완해 주기라도 하듯 Customise라는 옵션이 하나 더 생겼는데 이
옵션은 카메라 앵글의 각도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가 있다. 따라서 이 옵션을 통해서 선수들이 보이는 각도를 확대하거나 축소시킬 수 있으며
위아래 각도도 마음대로 조정함으로써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서 알맞게 설정해 놓을 수 있다. 물론 게임하다 보면 이런 것 신경쓰지
않을테지만...
다양한 플레이
난이도 체계는 전작의 아마추어, 프로, 월드클레스 체계를 따르지만, 난이도가 올라갈때마다 그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아마추어는 엄청
쉽지만, 프로나 월드클레스로 가면 꽤나 어려운 난이도를 보여준다. 물론 이런것도
연습을 하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벌이면
컴퓨터를
가볍게(?) 이기게 되겠지만... 하지만, 이런 식으로 컴을 무찔렀다고 해서 게임의 끝이 아니다. 진정한 재미는 다른 사람과의 플레이에서
얻어지는 것이니까. 멀티플레이의 지원은 모뎀과 랜으로만 되지만, 트윔넷에서 운영하는 네트웍게임에도 참여할 수 있다. 좀 아쉬운 점은 1대의
컴에서 키보드를 이용하여 2인용이 가능하면 좋았을 것을... 물론 조이패드 등을 이용하여 즐길 수 있지만, 그래도 아무래도 돈 안들어가는
키보드가 낫지 않을까... 이외에도 자신만의 팀을 구성할 수도 있고, 여러 팀을 만들어서 리그를 짤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트레이드 기능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축구 선수들을 이용하여 팀을 만들어 유수의 클럽들과 겨룰 수도 있다. 이런 점들이 단순한 스포츠 게임과는 다른 점이고,
이로 인해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월드컵 우승을 향해!!
'FIFA
99'유저라면 굳이 사서 해보란 말은 하고 싶지않다. 기존의 'FIFA 99'도 그만큼의 재미를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마이너
업그레이드 같은 것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할 수도 있지만, 게이머들의 주머니 사정이 과연 그만큼 넉넉할런지는.... 하지만, 'FIFA
2000'만 보고 말한다면 확실한 재미를 보장해주는 게임이라서 대분분의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즐겁게 할 수 있을것이다. 어쩌면 이런 점때문에
'스포츠 게임이 아닌 액션 게임'이라는 혹독한 비판도 쏟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