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하나는 확실하다.
씨프 시리즈와 Deus EX 시리즈로 유명한 이온스톰이 아이러니 하게도 씨프3와 Deux Ex 2의 부진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오랜 시간동안 제작을 준비한 게임이었지만 그에 걸맞는 성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와 더불어 유통사였던 에이도스마저도 인수라는 도마에 올라와 있다. 이런 결과로 씨프3가 어떤 게임인지는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하겠지만, 결코 모든 경우에 판매량과 게임의 재미가 비례하는 상관관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

이제는 볼 수 없구나.. 이온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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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프 : 죽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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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프3는 잠입액션 게임인데 같은 종류인 메탈기어 솔리드와 스플린터 셀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세계관인데 근 미래를 다루는 두 게임과는 다르게 씨프3는 중세시대의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씨프3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당신이 어떤 것을 하더라도
씨프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도둑이지만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 길거리의 주민들을 소매치기 하는 좀도둑이 되느냐, 잡다한 물건에
관심을 두지 않고 주어진 오브젝트를 수행해서 큰 물건만 훔치는 대도가 되느냐, 누구든지 가리지 않고 살인을 일삼으면서 어떤 물건이나 다
훔치고, 약탈하는 강도가 되느냐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선택은 어떤 특정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서 나뉘며
그것에 따른 게임진행의 변화점은 없지만 플레어어는 자신의 성향에 맞게 마음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GTA수준의 서브 퀘스트와
자유도에는 못 미치더라도 같은 장르인 메탈기어 솔리드나 스플린터 셀에 비한다면 정말 마음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게임 중반부부터는
씨프3의 주무대인 South Quater, Stonemarket, Old Quater, Docks, Auldale를 어떠한 제약 없이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그 재미가 더욱 증가한다.

씨프3의 주무대인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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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젝트는 이런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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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오브젝트이지만 나름대로의 변화점을 추구한 레벨디자인
분명 씨프3는 어느 지역에 가서 물건을 훔치고 다시 빠져나오는 식의 오브젝트가 반복되지만 각 맵마다 여러 가지 장치가 있기 때문에 이런
단순반복식의 오브젝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보면 서류나, 책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게 되는데 이러한 정보들을 얻다가
보면 오브젝트가 취소되고 새로운 오브젝트가 생성되는가 하면, 지역에 일정수준의 보물 습득을 요구해서 그것들을 얻기 위해(혹은 100% 달성에
도전하기 위해)맵을 샅샅이 뒤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Special Loots의 경우에는 찾기 어려운 곳에 있기 때문에 이것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렇게 정보를 수집해서 게임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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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클리어 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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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른 장소를 가기 위해서 마을을 여러 번 이동하는 일은 있어도 같은 맵을 또 다시 들어가는 일은 없기 때문에 매번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습득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며 이 물건들은 나중에 마을에서 팔고 필요한 아이템을 사는 돈이 되기 때문에 더욱 플레이어는 이것들을 찾게 된다. 물론 그것을 방해 하는 적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가슴 졸이며 그것들을 찾기 위해 돌아다녀야 한다.(적을 죽이느냐 마느냐는 플레이어의 손에 달려있지만..)

이렇게 아이템을 수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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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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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템을 구매하는데 비용으로 바뀐다.
주인공 게럿은 다양한 아이템을 소지하고 있는데 이 아이템들은 단지 '존재'하는 것이 아닌 '활용'을 통해 게임을 효과적으로 풀어나갈수가 있게 해준다. 퍼즐을 푸는 요소로 존재하는 것도 있고, 성수나 불화살의 경우에는 좀비를 해치우는데 필요하며, 블랙잭은 후반부에는 움직이는 석상을 파괴할 때 필요하다. 또한, 화살은 밀집되어 있는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렇듯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와 재미가 틀려지며 이는 자연스럽게 게임 플레이의 다양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좀비를 죽일 때는 성수나 불화살을 사용해야 한다.
RPG 요소?
씨프3에서는 약간의 RPG 요소가 존재하는데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이벤트가 일어나며, 상점에서 새로운 스킬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훔쳐낸 물건을 팔고 새로운 아이템을 구입하는 행위도 할 수 있다. 이외에, 씨프3에 등장하는 세력 'Keeper',
'Hammer', 'Pagan', 'Gamall' 중 Hammer와 Pagan은 친밀도를 조절할 수가 있다. 이들과 친밀도가 높아지면 주인공
게럿이 위험한 상황에 있을 때 주변에 이들이 있는 경우 같이 싸워주기도 하는데, 이들과 친밀도를 높이는 행위는 마을을 뒤져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또 하나의 잔재미를 주고 있다.

이렇게 친밀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 사운드, 인터페이스
씨프3의 그래픽은 최신게임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는다. 중세 분위기의 마을이나 캐릭터의 모델링 등은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져 있으며 중세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게임의 컨셉인 '잠입'이라는 요소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캐릭터들의
경우에도 모닥불에서 불을 쬔다거나, 걸어 다니다가 기침을 하고, 기지개를 펴는 등 매우 다양한 모습들을 하고 있어서 매번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만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플레이어를 놓쳤다고 으르렁거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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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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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CG도 있다.
사운드의 경우에는 조용하면서도 플레이어의 심장을 건드리는 듯한 으스스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며,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사운드와 여러 가지 다양한
효과음들이 조화되어 씨프3 특유의 느낌을 만들어내는데 헤드셋을 끼고 게임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강력한 느낌의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캐릭터들마다 굉장히 다양한 대사를 가지고 있어서 적들을 피해 숨는 경우 '숨어있지 말고 나와서 나와 한판 겨루자', 라거나
'어디 숨어있지? 찾아내겠다!'(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류의 대사였다.....)라는 등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전작 1, 2편의 경우에는 1인칭 시점만을 지원했기 때문에 조금 불편한 점들이 있었지만 씨프3에서는 3인칭 시점도 지원해서 전작까지의 불편한
점들을 해소시켰으며, 화면 인터페이스가 간소화 되어있어서 게임을 즐기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이외에 최근 게임의 용량이 커지면서 매체가
CD에서 DVD로 넘어가는 추세인데 이런 추세에 맞게 씨프3는 여러장의 CD대신 DVD한장으로 발매되어서 DVD를 가지고 있는 유저에게 매우
편리한 설치와 실행을 제공하고 있다.

1인칭 시점 이었다면 이런 앵글은 불가능 했다.
단점들
1인칭 시점의 경우에는 자신의 뒤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그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데 씨프3에서는 3인칭 시점을 지원하면서 씨프
특유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현상이 생겼다. 필자처럼 전작을 플레이 하지 않고 3편을 바로 플레이 하는 경우에는 다른 게임의 영향(스플린터
셀이나, 메탈기어 솔리드 같은)때문에 3인칭 시점을 선택해서 플레이 하게 된다는 점에서 3인칭 시점은 오히려 독이 될 수가 있다.( 물론
유저 선택에 따른 것이니 게임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

금지된 도서관에서 긴장감이 줄어들었다.
또한 기본키 설정이 'I'가 아이템 사용, 'O'가 오브젝트 확인으로 되어 있는데 필자의 경우에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을 본다고 보통의
게임에서 설정되어 있는 'I'(Inventory의 약자로 주로 RPG게임에서 I버튼을 아이템 확인 메뉴키로 설정하고 있다.)를 누르다가
아이템을 써버리는 상황이 여러 번 일어났었다.(씨프3 에서는 O버튼을 눌러서 Gear메뉴를 눌러야 Inventory를 확인할 수
있다.)중요한 순간에 아이템을 사용하려고 할 때 멀리 떨어져 있는 I버튼을 누르는 것이 순간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액션게임에서 매우 어려웠다는
것도 불편사항.
이외에 씨프3는 잠입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공포게임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으스스한 효과음과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특히 'Shalebridge'
미션에서는 더욱 극대화 되어서 바이오해저드를 능가하는 공포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더군다나 적은 좀비!)'Shalebridge' 미션은
여러 가지 퍼즐을 풀어가는 요소가 다른 미션보다 복잡하고 좀비가 인간보다 상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물론, 재미 역시
큰 미션이다. 하지만, 씨프3의 본연의 모습인 '잠입물'이 아닌 '공포물'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에, 게임의 획일성을 잃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걸어다니는 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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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만 있는 아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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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또 다른 부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게임 중 이벤트 신에서 동영상 CG부분이 그렇다. 어느 부분에서는 게임 중의 모델링을 그대로 사용한 듯한 CG가 플레이되고, 어떤 부분에서는 애니메이션 같은 CG동영상이 플레이 되는데 씨프3의 그래픽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퀄리티의 이질성은 극복할 수 있었지만 같은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른 모델링 때문에 게임의 획일성을 잃어 버렸다.

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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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같은 놈이라는게 말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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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프3는 자유도가 높은 액션게임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을 살해한다거나 마을에 있는 집에 침입해서 물건을 훔치는 등 다양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데 어찌 보면 GTA와 비슷하게 잔인한 이 게임이 어떻게 정식 수입됐는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국내의 게임 심의가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판단을 하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시민에게 강도행각으로 돈을 빼앗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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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악명 높은 도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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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액션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양의 대사가 있고, 시도 때도 없이 음성이 쏟아져 나오며, 판타지 소설에 버금가는 스토리와 설정이 있기 때문에 한글화가 절실히 느껴지는데 영어판 그대로 출시된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자막이라도 있었다면..
분명 결과가 모든 것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씨프3의 결과는 분명 실패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게임의 모든 것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게임들을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보내야만 했던가. 씨프3는 이런 결과를 뒤로 하고 하더라도 결코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게임이다.

스토리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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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높은 게임진행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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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상으로는 씨프4를 암시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씨프4를 볼 수 있을지의 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굳이 씨프4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씨프3는 우리를 충분히 만족시켜줄 것이다. 최근 PC 패키지 게임이 거의 없는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꾸준하게 게임을 내고 있는 SNH에 너무나 고마움을 느낀다.

도시는 구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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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유괴범??(사실 후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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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스톰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워렌 스팩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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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원효과과 상당히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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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들끼리 싸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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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저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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