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진화하는 피파 시리즈..
매년 이맘 때 쯤이면 EA 스포츠에서 굵직한 스포츠 타이틀 시리즈를 내 놓는다. EA스포츠에서 출시되는 주력 5대 타이틀이라면 FIFA, NBA, MVP, NFL, NHL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FIFA 시리즈는 94년부터 시작하여 오랫동안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FIFA 시리즈의 최신작 FIFA06이 출시된지도 어느덧 몇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플레이 하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하나하나 적어 보고자 한다.
피파와 위닝일레븐은 무엇이 다른가?
FIFA 시리즈와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축구 게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타이틀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들이다. 국내의
경우 콘솔 게임 시장의 규모가 적었기 때문에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지 못했었는데 플스방이 널리 보급되고 위닝 일레븐 7이
PC판으로도 출시되면서부터 FIFA 시리즈와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돌입하게 되었다.
FIFA 시리즈와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게임성이다. FIFA 시리즈는 꾸준히 아케이드적인 게임을 추구해왔고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시뮬레이션적인 게임을 유지해왔다. 그로 인해 FIFA 시리즈는 개인기 위주의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경향이 있고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패스웍을 이용한 짜임새 있는 실제 축구의 전술들을 펼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출시된 FIFA 06과 위닝 일레븐 9을
비교해 볼 때 FIFA 06에서는 슬라이딩 태클이 들어가지 않는한 모든 몸싸움은 파울로 인정하지 않고 인플레이를 하는 반면에 위닝 일레븐
9은 슬라이딩 태클을 입력하지 않고 단지 선수끼리 부딪히거나 패스 동작중에 걷어 차거나 하는 과정에서의 충돌에도 실제 축구와 같이 파울을
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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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특유의 손맛
FIFA 94부터 06까지 FIFA 시리즈는 나름대로 독창적인 축구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FIFA 2000까지는 특유의 아케이드적인
볼처리를 강조하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였고, FIFA 2001부터는 점점 시뮬레이션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현재의 FIFA 06에 이르게
되었다. 특히 필자가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플레이 했던 FIFA 2000 때는 아케이드성의 극을 달렸다. 크루이프턴, 팬텀 드리블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개인기를 사용한 중앙 돌파와 사이드돌파를 통한 크로스 플레이가 매우 높은 확률로 골로 연결되어 실제 축구 게임에서 보기
힘든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들 기억하는 월드컵 2002에는 스타 플레이어의 불꽃슛과 Z와 C를
사용한 스핀킥의 성공 확률이 매우 높았다. 이렇게 보다 공격적이고 화려한 축구를 추구해 오던 FIFA 시리즈는 FIFA 06에 와서
아케이드와 시뮬레이션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야신 사각지대로 빨려 들어가는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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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의 골 세레머니 (얼굴은.... 전혀 닮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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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전술을 손쉽게! - 크로스 택틱스
이번에 출시된 FIFA 06에서 새롭게 등장한 시스템이 바로 크로스 택틱스 시스템이다. 크로스 택틱스 시스템은 공격과 수비에서의 중요한
4가지 전술을 경기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경기에 적용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써 키보드 기준으로 숫자 키패드를 사용하여 구사할 수 있다. 각각
4가지 전술 중 단 하나만 사용해도 무관하지만 두 가지의 전술을 적절히 조합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세 가지 이상의 전술을 중복으로 사용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한 공격과 수비의 전술을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다.)공격시에는 BO(박스 오버로드), MR(오버랩), WP(측면
플레이), CA(카운터 어택)를 사용할 수 있고, 수비시에는 FB(포백), OT(오프사이드 트랩), ZD(존 디펜스), PR(압박)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는 크로스 택틱스 시스템을 이해하고 마스터하여 적재적소에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이번 FIFA 06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공격 상황에서 크로스 택틱스가 적용된 상태
강력한 한방! - 세트 플레이
FIFA 2005에서는 세트 플레이에 대한 제약이 큰 편이였지만 FIFA 06에서는 과감히 바꿔 자유로운 세트 플레이의 구현이 가능해졌다.
코너킥은 FIFA 2005에서는 미리 정해진 3명의 선수에게만 직접 찰 수 있었지만 FIFA 06에서는 FIFA 2000에서 사용하던 화살표
시스템으로 돌아갔고, 프리킥은 FIFA 2005에서는 직접 공의 어느 부위를 찰지 선택하고 골대에 직접 타겟을 맞추는 시스템이였지만 FIFA
06에서는 공을 차는 높낮이와 방향, 스핀양을 직관적을 조정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세트 플레이가 가능해져서 좀 더
현실감 넘치는 세트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명장이 되어 보자! - 커리어 모드
커리어 모드란 게임중에 직접 팀의 감독을 맡아서 팀을 운영해 나가는 게임 모드로써 FIFA 2004부터 도입된 게임 모드이다. FIFA
2005 까지만 해도 단순한 인터페이스와 너무나도 자유로운 선수 트레이드 등 실제와 전혀 다른 낮은 완성도를 보여준 게 사실이지만 이번
FIFA 06에서 많은 부분의 변화를 주면서 높은 완성도를 갖추게 되었다.
커리어 모드의 진행과정을 간단히 나열하자면 우선 자신이 운영하고 싶은 팀을 선택한 뒤 구단의 주 수입원이 되는 스폰서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경기를 진행해 가면서 입장료와 스폰서 지원금을 받아서 선수를 스카우트 해오거나 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스태프에 투자하게 된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성적에 따라 처음 계약한 스폰서의 조건에 따라 추가적인 포상을 받고 현 구단을 계속 운영하거나 구단을 옮기게 된다.
스폰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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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비쥬얼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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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모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돈이고, 둘째도 돈으로 돈이 가장 중요하다. 구단 운영의 핵심인 자금 운용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가장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팬 지지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고, 또한 시즌 종료 후 스폰서에게 추가적인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초반부에는 스태프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유망주를 스카우트 해오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굳이 스태프에 투자하여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면 자금이 안정화된 4~5년 후에 하는 것이 좋다.
시즌 중반에 여러 가지 질문이 나오는데 이때 선택에
따라서 여러 가지 감독의 스탯이나 재정상황이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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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에 따른 결과를 바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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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추가요소 - 시나리오, 도전, 팬 쇼핑몰
FIFA 06에는 일반적인 리그와 커리어 모드 외에도 재미있는 모드들이 더 존재한다. 먼저 소개할 것은 시나리오 모드로 시간과 스코어 등을
원하는 대로 조정하여 시작할 수 있는 모드다. 가령 후반 40분에 1:3 으로 시작하여 역전하는 짜릿한 기분을 맛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게임
모드인 것이다. 그리고 도전 모드가 있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 조건에 맞추어 그것을 수행하여 성공하게 되면 포인트를 받는 모드이다. 이 도전
모드의 조건에는 연승 도전, 누적 승 도전, 각종 리그 우승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고 이외에도 황당한 도전도 많이 있다. 골키퍼 도전이라고
해서 골키퍼가 득점을 올리는 도전이라던지 정확도 도전이라고 해서 경기중 슈팅 정확도 90%이상 달성하는 도전, 앞에서 언급한 시나리오를
활용한 연장전 1-1에서 골든골로 승리하기 등 재미있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도전들이 100여 가지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도전을 통해서 모은 포인트는 팬 쇼핑몰에서 여러 가지를 구입하는데 사용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축구장, 축구공, 유니폼, 골
세레모니팩, 여러 리그 하이라이트 등을 구입하여 게임의 재미를 배가 시킬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한 것은 프리미어 리그 하이라이트로
지난 시즌의 멋진 골 동영상을 볼 수가 있었다.
팬 쇼핑몰에서 구입한 Zico에 대한 선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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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Sports 레트로에서는 FIFA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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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의 티
FIFA 2005와 마찬가지로 FIFA 06의 PC판은 PS2판을 그대로 이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게임 인터페이스가 PS2에
최적화 되어 나온 이유로 인해 키보드로 플레이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앞에서 이번 FIFA 06의 키포인트라고 지적한
크로스 택티스를 확실히 구사하기 위해서는 숫자 키패드까지 활용해야 하는데 게임 진행중에 오른손으로 방향키를 입력하고 왼손으로 커맨드를
내리면서 숫자 키패드까지 컨트롤 하는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PC 키보드 사용자를 배려하지 못한 인터페이스가 옥의 티이다.
주심에게 레드 카드를 받은 토튼햄의 캐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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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의 멋진 헤딩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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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피파가 나아갈 길!
이번 FIFA 06 리뷰를 쓰면서 예전 FIFA 시리즈에 대한 느낌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FIFA 94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FIFA 96에서는 파격적인 Only 마우스 컨트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FIFA World Cup 98에서 한국이 월드컵
우승을 하는 감격을 맛보았다. FIFA 2000에서는 타이틀 곡 'It's only us'가 귓가에 맴돌았다. 이런 유년 시절의 감동을
성인이 된 후에도 맛 볼 수 있게 한 FIFA 06이 필자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생각에 잠긴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서 다시 뒤돌아 본다면 FIFA 06은 나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아 있을까... 이런 행복한 상상을 해보며 이번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FIFA 94의 신선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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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겹기만 한 EA 스포츠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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