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월드컵, 유로 2008

또 하나의 월드컵. 그 열기 속으로
1960년에 시작하여 2008년 현재 개막을 앞두고 있는 UEFA 유로 챔피언쉽(이하 유로)은 이제 유럽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또 하나의 월드컵, 미니 월드컵, 제 2의 월드컵이라 불리울 정도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거대한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그랬듯이 유로 컵 역시 EA 스포츠에 의해서 2000년부터 게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단지 피파 시리즈에서 로스터만 바뀐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나 그래픽적인 측면에서 더욱 파워 업 하며 독자적인 팬 층을 확보해 온 유로 시리즈. 그 유로 시리즈의 최신작인 유로 2008의 PC버전을 들춰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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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우승하면 이 컵 드려요


강화된 현실성
EA 스포츠의 축구 게임에 대한 불만 중 하나였던 "너무나 아케이드 적인 축구를 지향한다"라는 불만은 이젠 접어두어도 될 듯합니다. 현실성이라는 측면이 상당히 강화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의 모션과 모션 사이의 연결은 바로 전작인 피파 08에 비해서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또한 공에 적용되는 물리 엔진은 패스 또는 크로스를 할 때, 슛을 날릴 때에 적당한 무게감과 움직임을 게이머에게 전달합니다.(하지만 높게 뜬 공이 바닥에 튀어 오를 때의 느낌은 무엇인가 약간 어색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물론, 이러한 요소만으로 유로 2008이 현실적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런 부족함을 채워주는 점으로 스포츠 게임에서 현실적인 측면을 언급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 특히 아군의 인공 지능이 한 단계 발전했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일례를 들자면 사이드 백이 오버래핑을 올라와 줬으면 싶은 생각이 들 즈음에는 이미 아군의 사이드 백이 오버래핑을 올라와 있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나오는 등, 보다 전략적이고 패스를 이용하여 골을 만들어 가는 재미가 더욱 강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피파, 유로 시리즈를 통틀어 나오는 불만 중 하나인 골키퍼의 무적 모드가 많이 개선되어 중거리 슛으로 골네트를 가르는 장면을 보는 것이 어느 정도 납득할 수준으로 펼쳐집니다.(반대로 말하자면 상대방의 중거리 슛에 의해서 우리 편의 골네트가 갈리는 장면을 보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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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보다는 조이패드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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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딩 틈틈이 유로 컵 정보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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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게 준비된 게임 모드와 시스템
이러한 요소 이외에도 게임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추가된 요소도 존재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피파 08에서 도입됐던 한 명의 선수를 지정해서 그 선수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BE A PRO 모드가 CAPTAIN YOUR COUNTRY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럽 대륙의 각 나라를 돌아다니며 정해진 상황을 타파하는 캠페인 모드 역시 자칫 일반적인 경기만을 진행하는 것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 게임에서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입니다.(페널티 킥 슛 아웃이나, 상황을 주고 그 상황을 해결하는 미션이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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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에 맞는 플레이가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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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을 수행하는 캠페인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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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이스틱의 우측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한 프리킥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플레이가 진행되는 와중에 각 팀의 기세가 그래프로 표시됩니다. 마지막으로 특정 상황(1점차 또는 동점 승부가 진행 될 때 후반 80분 이후)에 스타 플레이어에게 빨간 색 마크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 마크가 뜨게 된 선수로 슛을 하게 되면 정확도와 파괴력이 모두 급상승되어 득점 확률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러한 점은 현실성을 잡으면서도 피파 특유의 아케이드 성도 잃지 않으려는 제작사의 노력으로 보입니다만 게임이 어중간한 색을 띈다는 평을 받을 수 있는 요소로도 작용될 듯싶어서, 게이머간의 호불호가 갈릴 요소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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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상단에 양 팀의 기세가 그래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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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크 뜬 선수를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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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예선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아쉬운 그래픽, 만족스러운 사운드
게임이 게이머에게 현실성을 전달할 때 가장 먼저 영향을 주는 요소라면 그래픽과 사운드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유로 2008은 실망스러운 점과 만족스러운 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사운드는 각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운드가 적절한 상황에 구현됩니다. 관중들의 환호, 야유는 물론이거니와 각 나라의 응원가가 흘러나오는 점은 사운드가 주는 현장감이라는 측면을 잘 이해한 구성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그래픽에 관해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군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픽 측면에서는 전작보다 발전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최근의 각종 스포츠 게임들이 보여준 그래픽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실망은 한 단계 커지고 여기에 얼마 전에 발매된 비디오 게임 버전의 유로 2008과 비교하게 되면 이 실망감은 거기서 한 단계 더 커지게 됩니다. 게다가 피파, 유로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해당 선수의 팬들도 알아보기 힘든 선수 모델링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물론 축구 팬이 아니더라도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선수들은 "그래도 제작사가 선수에 대한 예의는 갖췄구나"라고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모델링이 되었습니다만, 유명한 선수들 중에도 정말 닮지 않게 나온 선수들이 꽤 존재합니다. 하물며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선수들의 인물 묘사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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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은 저글링이 모여 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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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피에로의 부모님도 아들인 줄 몰라 볼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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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버전과 비디오 게임 버전이 각기 다른 엔진을 사용한 타이틀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그래픽의 손실은 큰 아쉬움을 남깁니다. 경기장의 전경 묘사와 관중들의 묘사 역시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사운드에 신경을 쓴 만큼만 그래픽에 신경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느낌을 플레이 내내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쉬운 비실명화, 한글화
사실 EA 스포츠의 축구 게임이 경쟁작인 위닝 일레븐 시리즈에 비해서 전통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선수의 라이센스 측면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대부분 국가들의 선수들이 모두 실명으로 등장하며 각 선수들의 능력치는 최근의 활약을 반영하여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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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는 실제 성적이 잘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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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좀 부진했더니 보로닌 보다 낮은 평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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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5개국의 선수 명단이 전혀 엉뚱한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고, 선수의 외모 역시 아예 다른 사람으로 등록 되어 있어서 별 생각 없이 팀을 골랐다가 당황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는 것은 크게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비실명 국가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Armenia, Azerbaijan, Faroe Islands, Belarus, Macedonia, Georgia, Iceland, Kazakhstan, Lithuania, Luxembourg, Moldova, Montenegro, Serbia, Netherlands, Wales. 비록 비실명 15개국 중에서 유명 선수가 속한 나라는 3~4개국에 불과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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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니스텔루이로 추측되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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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심판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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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의 부재 역시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스포츠 게임이라는 장르는 언어의 압박으로 게임의 몰입이 방해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텍스트의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글화를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가는 유로 시리즈
유로 2000이 처음 발매되었을 때에는 피파에서 로스터만 변한 게임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만, 이제 그런 소리를 하는 게이머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로 시리즈는 많은 노력과 변화를 해 왔습니다. 오히려 피파 시리즈 사이를 잇는 또 하나의 피파 시리즈로 평가받는 경우도 있죠. 마치 유로 컵 대회가 자신만의 입지를 충실히 다져서, 월드컵만큼이나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게임이 됐듯이, 유로 2008 역시 스포츠 게임의 팬들에게 피파 시리즈 못지않은 큰 관심을 받는 메이저 타이틀이 됐습니다. 아쉬운 점이 존재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잘 만들어진 PC용 축구 게임, 유로 200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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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의 우승팀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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