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G2005', e-스포츠의 도약을 알리다'
전세계 4개 권역의 선수들이 모여 '워크래프트 3'(이하 워3)와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 등 2개 종목에 걸쳐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또하나의 e스포츠 대회인 'WEG 2005'가 오는 3월 19~20일 중국 북경에서 1차 시즌의 결승전을 맞이한다.
국내 e스포츠 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 일변도의 대회 진행 방식을 탈피, 과감히 '워3'와 '카스' 등 신흥 인기 타이틀을 정식 경기 종목으로 선택하고, 연중 4개 시즌을 운영하는 등 e스포츠의 새로운 운영모델을 제시했던 WEG. 그 1차 시즌의 지난 모습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1월30일, 코엑스에서 WEG 2005의 시작을 알리다
지난 1월30일 오후 4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내 온게임넷 메가스튜디오. 대략 200~300명 내외의 스튜디오 안의 관중들은 모두 무대로 시선을 고정했고, WEG 2005 1차 시즌의 개막전인 한국의 황태민 선수와 중국의 리샤오펑 선수의 '워3' 대결을 지켜보았다.

그날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의 기세는 바야흐로 파죽지세였다. 개막전에 참여한 한국선수들은 모두 나란히 1승씩을 올렸으며, 반면 '신흥 e스포츠 강국'이라며 기세좋게 올랐던 중국은 분루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대회가 진행되면서 중국 또한 나란히 승수를 올려 대회는 바야흐로 한국과 중국의 국가 대결 양상으로 비화됐다.
'워3'에서 한중전이 치열한 양상을 띠었던 반면, 카스에선 단연 미국과 유럽의 '독무대'였다. 사실 '카스'는 한국보다 미국과 유럽 등지의 선수들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장르. 이번 대회에서도 이 점을 감안해 사상 첫 정규시즌 방식의 국제 대회인 WEG에 전격 대회 종목으로 선택했으며, 미국과 유럽 현지에서 초청돼온 선수들은 하나같이 국제 e스포츠 대회 입상 경력을 갖춘 강호였다.
이렇게 대회가 대장정을 펼쳐온 지도 어언 한달 이상. 이제 WEG는 '워3' 16강전과 카스 8강전을 시작으로 해서 진행한 본선 경기를 오는 3월 19~2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무리하려 한다. 1차 시즌의 결승전과 3~4위전이 장렬한 대미를 맞이하는 것이다.
사상 최초 정규시즌 방식의 전세계 참여-중계 방식의 국제 대회
WEG 2005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전세계 4개권역(미국 중국 유럽 한국)의 선수들이 한국에서 조별 토너먼트 방식으로 본선 대회를 진행해 4강까지 결정한 뒤, 결정된 결승 및 3~4위전을 해외 현지에서 진행하는 독특한 정규시즌 방식의 국제 e스포츠 대회라는 점에 있다. 또한 e스포츠 대회로는 드물게 경기도 남양주시에 전용 선수촌을 개축, 국제 선수들이 국내에서 충분한 휴식과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된 점도 큰 특징중에 하나.
지금까지 국제 e스포츠라면 CPL과 WCG 등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CPL은 전세계 선수가 골고루 참여한다기보다는 서구 선수들에 국한된 지역 국제 리그에 가깝고, WCG는 전세계 모든 선수가 골고루 참여하는 메이저 e스포츠 대회이긴 하지만, 연중 1회 운영하는 것으로 4개 시즌을 가지는 메이저리그 같은 구성은 아니다. 따라서 WEG처럼 연중 4개 시즌(각 시즌별 8주 내외)을 갖고, 각 시즌별 결승전까지 개최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운영하는 정규 시즌 방식의 국제 대회는 처음이다.
세계 권역의 콘텐츠 중계

WEG의 국제성은 단지 선수 선발 및 대회 참여하는 선수들의 국적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대회 내용의 중계에 있어서도 이미 중국 유럽 미국 한국 등 모든 참여 권역으로 관련 콘텐츠가 거의 실시간 중계되기 때문. 편의상 녹화중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이중 특히 중국은 WEG 카스 경기를 중계하던 중국 포털사이트인 'Esai'(www.esai.cn)의 서버가 문자 중계만으로도 다운되는 등 현지 반응이 매우 뜨겁다. 현재 중국의 5대 포털사이트에 관련 콘텐츠가 녹화 서비스되고 있으며, 한 케이블TV에서도 설날 연휴 특집으로 관련 콘텐츠를 녹화 방송하고 향후 유료 중계까지 협의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의 e스포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런 관심에는 미국과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WCG 등 국제 e스포츠 대회 중계 경험이 풍부한 TsN 사이트가 WEG의 영어 더빙을 담당하고 이를 다시 ㈜아이스타존이 받아서 전세계 배급하는 방식으로 업무 협의가 이뤄질 정도로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전략적인 협의까지 마친 상태다.
e스포츠 종주국 한국에서의 뜨거운 관심

WEG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운 곳은 당연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WEG의 고향인 한국. 2004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관중보다 지난해 같은날 개최된 e스포츠의 관중이 훨씬 많았다는 한 사례에서 보듯, 이번 대회 중계에서도 미디어와 일반인들의 대회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우선 대회 방송사인 게임 전문 케이블TV인 온게임넷은 WEG의 방송 시간을 무려 주중 17시간 생방송 중에 10시간 이상으로 편성했다. 이는 무려 온게임넷 생방송 시간의 60% 정도를 WEG가 독차지한 것으로, 200~300명 정도를 수용하는 대회 스튜디오에 대략 20회 정도의 경기가 열린 점을 감안하면 무려 6,000명 정도의 e스포츠 마니아가 직접 대회장을 찾아 뛰어난 국제 선수들의 기량을 맘껏 감상했다는 것을 뜻한다.
결승전, 워3는 한국의 독무대, 카스는 미국-유럽 선수들의 독무대
1차 시즌이 개막한 지 어언 한달 보름간의 시간이 흘렀다. WEG2005 1차 시즌은 이제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당초 1차 시즌에 걸렸던 상금만 해도 14만 달러 규모. 이 상금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 그 귀추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회를 요약하자면, '워3'는 한국과 중국의 싸움으로 동양의 강세, 카스는 미국과 유럽 등 서양의 강세였다. 동서양의 강세 종목이 뚜렷한 대비를 보였던 WEG는 결승전도 마찬가지로, 워3는 한국선수들의 결승전과 중국선수들의 3~4위전, 카스는 미국-유럽 선수들간의 대전으로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3월 19~20일, 중국 베이징 광안체육관을 뜨겁게 달굴 WEG. 하지만 이것으로 모든 대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미 4월 11일 개막하는 2차 시즌의 준비도 한창이기 때문.
한국이 만들어내고 전세계가 즐기는 국제 e스포츠 대회 WEG. 오는 3월 19~20일 중국에서 들려올 그 첫 결실을 가득 기다려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