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e스포츠 과연 중흥기인가?'…3부
김남규 게임동아 기자 (rain@gamedonga.co.kr)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
1, 2부에서 다뤘듯이, 국내의 e스포츠는 화려하게 치장되고 있긴 하지만 '스타크'의 대체게임 부재와 과도한 편중성으로 한계에 부딪혀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 국내의 현실에 맞물려 어떠한 대처가 올바른지를 정리해봤다.
대안 1 - '스타크'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킨 국산게임 개발
앞서 본지는 1부에서 '스타크'의 대체 게임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자체의 현실에 망연자실하게 있을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국내가 왜 '스타크' 밖에 없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즉, '스타크'가 가진 어떠한 장점이 이만큼 e스포츠 계를 '스타크'에 편중되게 만들었는지를 파악하고 분석해서 대처해야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스타크'가 인기있는 핵심 이유는, 빠른 진행과 쉴 새 없이 벌어지는 공방, 그리고 전술전의 승리가 곧바로 전체의 승부를 결정짓는 구조, 전체적인 전략의 디자인보다 개별 공방에서의 순발력과 판단이 더 중요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즉, 액션 배틀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전략적 요소를 과감하게 생략해 '보는 즐거움'이라는 코드를 만들어낸 것(게임문화사 : 게임비평 2001년 7/8월호 발췌)이 국내 정서와 완벽히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타크'의 대체게임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크'를 능가하는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그 무엇이다. 그 무엇이 다른 나라의 게임으로 대처되길 기다릴 필요없이 국내의 e스포츠 관계자들과 정부가 주축이 되어 지금부터라도 조속히 제작해야 한다.
현재 국내의 온라인 게임 제작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의 메이저 게임 회사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기획만 있다면 1년 반에서 2년 정도면 완벽하다 싶을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의 e스포츠 관계자들과 전문적인 게임 기획자, 그리고 e스포츠 협회를 비롯한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최단 시간 내에 '스타크'를 견제할 수 있을 만큼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대안은 단순히 본인의 의견만은 아니다. 지난해 말, e스포츠 협회 또한 'e스포츠 발전 정책'으로, 'e스포츠 전용 국산 게임 개발환경 조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 얘기는 게임업계 및 e스포츠 전문가가 공동으로 전용 종목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거나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정부의 구체적인 노력은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이 부분에 집중한다면 '스타크'의 대체 게임 개발은 멀고 먼 얘기가 아니다.
상상해보았는가? '스타크'의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2년후쯤 정부와 e스포츠 관계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개발한 전략적인 e스포츠 게임이 등장한다면, 국내는 e스포츠는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것을. 또한 이렇게 제작된 국산 e스포츠 게임의 해외 수출을 통해 범 세계적인 게임이 탄생될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대안 2 - 다양한 '타 리그'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두 번째로, '스타크'가 e스포츠로서 인정받기까지는 게임성도 게임성이지만 게이머들이 많이 즐기는 게임, 즉 방대한 '인프라'(바탕)를 갖춘 게임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 임요환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흥행요소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두가지 장점을 갖춘 게임을 찾기 위해 지난 3월 31일 온게임넷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외 성공 가능성이 있는 e스포츠 종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설문에서 '프리스타일'이 26%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었으며, 21%의 지지를 받은 '워크래프트3'가 2위를, '카트라이더'가 14%로 3위를 차지했다. 또 플레이스테이션2용 스포츠 게임인 '위닝일레븐'(12%)이 4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제시된 게임들은 '스타크'에 비해서는 전문 e스포츠 종목으로 지정되기에는 '게임성'에서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위의 게임들은 게이머들에게 높은 순위를 얻은 만큼 최소한 '즐기는 사람이 많다'라는 조건을 충족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탕'이 충족됐다는 것은 그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보았을 때 공감대를 느끼며 즐거워 할 수 있는 게이머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작사들과 방송사들은 바탕이 마련된 게임을 중심으로 '스타 플레이어'의 육성이나 '스타크' 리그 이상의 상금으로 이목과 주의를 끄는 등 흥행요소를 적용해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방송사들은 '스타크'에서 탈피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것이며, 제작사 측 또한 정부부처와 함께 새로운 붐을 만들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붐이 일어나면, 방송사들은 자연스럽게 '스타크'에만 집중되었던 시선을 반대편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런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프리스타일'이나 '카트라이더'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캐주얼 게임들을 제작한 제작사들이 e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 혹은 제 2의 '스타크 리그'의 붐을 조성하기 위해 '스타크 리그'의 상금 규모를 능가하는 대규모 리그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e스포츠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의 e스포츠는 '종주국'답게 현재 세계 60여개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월드사이버게임즈(WCG)와 최근 첫 시즌을 중국 북경에서 성공리에 마친 월드e스포츠게임즈(WEG), 그리고 한국과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한·중 e스포츠 페스티발 'CKCG2005' 등 다각도에서 세계화되고 있다.
이들 대회들은 아직까지 국내의 인지도 부족 등 다소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긴 하지만, 발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한 것이 사실이다. 이들 세계대회는 '스타크'로 이뤄지며 국내로 한정된 e스포츠계를 뒤바꾸며 향후 국내의 e스포츠의 발전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스포츠 조선'이나 '일간 스포츠'를 비롯해, 많은 일간지들이 'e스포츠'를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하며 기사를 다루고 있으며 전문 e스포츠 웹진인 '파이트 포럼'도 생겨났다. 온게임넷과 MBC게임 등 방송국에서도 비록 유료이긴 하나 각종 VOD서비스로 e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으며, 우주닷넷(www.uzoo.net)에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문자 중계도 실시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최근 행보로는 '스타크'로 시작됐지만 일부 게임관련 사이트들이 한국 e스포츠 협회와 함께 '배팅 시스템'까지도 준비하고 있다. 일반 농구나 축구의 '토토'복권 개념인 이런 배팅 시스템은 '파이트 포럼'이나 '우주' 모두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e스포츠의 활성화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e스포츠는 현재 정체기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스타크' 리그가 본격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타 게임도 막 '리그'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제 2위 도약기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한국의 e스포츠, 이제부터가 진정한 부흥의 길을 걷기 위해서 한걸음한걸음 나아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