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강조한 또하나의 댄스 게임 데뷰, 1차 테스트 리뷰

어어부 ububa01@simba.com

패션과 리듬의 경계에서 놀기
리듬게임이야 다 고만고만하다. 노트 좀 몇 개 던져 주고, 음악 깔아준 다음 분위기 띄워주면 사람들은 일단 내려치고 본다. 원래 리듬게임류의 노트치기는 플레이에 변화를 주기는 힘겨워서 딱히 새것이 나와도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필자는 리듬게임을 동네 PC방의 흔해 빠진 생존전략에 비유하곤 하는데, 뭐 다 아는 내용이다. 두 곳의 PC방이 있고 한쪽이 최신 컴퓨터로 개장, 그것을 무기로 손님을 끈다. 그러다 다른 한쪽이 새 PC를 사들이면 이번엔 그쪽에 손님이 몰리는 거다. 말하자면 데뷰는 막 신장개업한 리듬게임업소 쪽이다. 그냥 리듬게임이 아니다. 무려 패션 리듬게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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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리듬게임으로서는 손색이 없다. 화면 중앙에 노트가 있고 막대가 주-욱 훑고 지나가는 사이, 박자에 맞춰 키보드 화살표를 눌러대면 플레이어가 얼마나 잘했는지 bad, good, perfect 3단계의 리액션을 화면에 뿌려주고 성공하면 뒤에 캐릭터가 계속해서 춤춘다. 이 판정이 굉장히 너그러워서 자발적 박치가 아닌 이상 거의 다 완벽해요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건 초반 튜토리얼 수준의 얘기고 뒤로 갈수록 노트의 꼬임이 심해져서 퍽 어렵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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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롱의 방식
노트를 치는 플레이가 성립되는 건 키보드에 올린 손가락이 세 개여서다. 노트의 화살표는 네 방향이고 키보드의 방향키도 네 개인데, 대부분 세 개의 손가락을 올려놓고 꾹꾹 눌러대니, 우리가 보일 빈틈을 게임이 얼마나 착실하게 희롱해주느냐가 관건. 방향일치형 리듬게임의 경험을 몇 개 되살려 보면 노트의 꼬임에는 언제나 일정한 룰이 있었다. 플레이어가 내리칠 화살표는 정해진 색을 가지고 있었고, 노트 위에서 마땅히 있을 위치에 자리했었다. 예를 들면 ↑라면 노트 위 윗부분, →라면 중간 쯤에 자리를 차지하는 거다. 아니면 아예 한 자리에서 화살표의 방향만 변경되기도 했다. 그래서 굳이 "이것은 위와 오른쪽 화살표군!" 인식하지 않더라도 색깔과 화살표가 위치한 자리를 감각적으로 파악해 눌렀다. 후에 게임이 어려워지는 건 화살표가 넘치게 나오거나 판정의 타이트함이 심해지는 정도인데, 그렇다 해도 A화살표가 정해진 A위치에서 등장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데뷰에서 초반 튜토리얼 수준을 벗어난 뒤 마주치는 곡이 유독 어렵고 난이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화살표가 마땅히 위치할 자리를 빗겨나 엄한 ↓위치에서 나오는데 일단 익숙한 대로 키보드를 누르니까 틀려있는 거다. 노트 위를 막대가 스치는 속도가 빨라서라기 보다, 눈과 손가락이 "이게 정말 위와 오른쪽 화살표일까?" 감별할 시간이 필요해지고 하물며 아이템 공격까지 받으니 주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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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시간이 길어
상대편 노트를 흔들어서 화살표를 울렁거리게 만드는 100만톤급 해머와, 길이를 줄여서 박자 타이밍을 변경해버리는 스프링, 노트를 삭제해서 터무니없는 순간암기력을 요구하는 지우개, 시한폭탄 따위의 공격 아이템은 사실 뭐랄까 자신이 공격을 받으면 화가 나지만 사용하는 맛이 없다. 대체로 리듬게임에서는 자기구제용 아이템이 전통이었기 때문에 익숙하지도 않을뿐더러 화면 밑에 자그마한 상대편 노트를 봐도 딱히 공격이 먹히긴 했는데 별로 달라진 건 없는 느낌. 효과음을 넣어 살리자니 최소한의 효과음이 필요한 게임에 불특정 잡음이 끼는 형태고 그러면 본연의 취지인 "음악을 들으며 두드리고 논다"에 걸리니 이것도 문제. 한편으로는 한판 시간이 꽤나 길다. 타게임 두 배 정도는 되는 시간이어서 좀 줄여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필자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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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남성은 모르겠지만 화장은 굉장히 정교한 기술을 요한다. 게임처럼 몇 개의 패턴을 조합해서 완성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데뷰의 부착식 메이크업에 여성 플레이어가 흥미를 보이는 건지도. 메이크업은 이미 정해진 패턴을 얼굴에 붙이는 방식인데 나중에 마우스 브러쉬로 색조를 입힐 수 있다. 눈썹 입술 얼굴형 등등이 준비되어 있고 그 조합의 수는 굉장하지만 눈으로 확인하는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게임은 안 하고 쇼핑방에서 며칠 염탐한 결과 꽤 재미있는 모양이다. 가끔은 이럴때 여성이 부러워진다. 필자가 못하는 걸 하니까. 그렇다고 배울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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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캐릭터 생성이 안되서 줄곧 같은 캐릭터를 늘였다 줄였다 했지만 '체형관리' 이게 정말 물건이다. 굉장히 섬세한 부분(?)까지 조절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현실에서는 비록 오염된 얼굴과 저질 몸매일지라도 이효리와 권상우의 드라마틱한 몸매로 성형해준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바로 지루해진다. 죄다 미남미녀를 선호하니 몇 가지 정해진 체형을 파는 게임과 다를 게 없어진다. 심지어 데뷰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옷은 그런 미인 형에나 어울리는 옷뿐이다. 필자 같이 지루한 걸 참지 못하는 플레이어들이 꼬맹이를 만들어 노니까 눈치 빠른 사람들이 반응했고 그제서야 좀 나아지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패션이라고 제목을 붙여 놓았는데 속지 마시길. 그냥 옷 갈아입는 거다. 동네 문방구서 파는 종이인형도 가능한 기능이다. 텍스처가 선명해서 진짜 옷처럼 보이긴 하는데 이런 거야 조금 지나면 무감각해진다. 봐줄만한 것으로 자기가 구입한 옷에서 색상을 뽑아내서 다른 옷에 염색하는 것인데 구석에 박혀 있어 찾기도 힘들다. 이런 거나 밖으로 좀 끄집어 놀게 해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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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댄스의 밸런스를 잡을 수 있을까?
데뷰는 네오위즈에서 퍼블리싱을 맡았으며, 네오위즈는 세이클럽이라는 여성들이 많은 커뮤니티도 보유하고 있으니 패션(캐쉬템)이라는 떡밥을 잘 살린다면 썩 괜찮은 수입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단 뭔가 꾸미고 난 다음에는 남는 건 게임을 하는 것인데 사실 난이도가 좀 높아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늘어놓은 쇼핑몰이 타게임보다 플레이어 체류 시간이 길고 그 결과 게임에 참여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둘 사이를 꾸준히 왕복하도록 유인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듯. 올해 하반기에 넘쳐나는 댄스 게임 사이에서 데뷰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바로 이 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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