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하지만 중독성은 있는 게임!
디노마키아는 인간의 가장 연로한 놀이인 장기, 바둑보다 오락성은 살짝 모자라지만 높은 휴대성과 범용성을 가진 놀이 '가위 바위 보'를 옮겨 놓은 게임입니다. 달랑 그것만 가지고 게임을 만들기는 민망하니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공룡이 방방 뛰어 다니고 있네요. 그래서 초면에 격투게임 아닌가 하는 오해의 소지도 있어요. 화면이나 영상만 봐서는 공룡이 다루는 필살기라는 것이 어딘지 격투스러운 느낌을 주니까요.
|
---|---
누구나 아는, 그래서 중독성 있는...
근데 요즈음의 어린이에게는 학습용으로 이런 공룡이 잘 팔립니까? 주전자 하나로 차원을 넘나들던 시간탐험대(돈데 기리기리~ 돈데
기리기리~)를 동경하며 유년시절을 통과했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 포켓몬 정도라면 모를까. 어느 인터뷰를 보니 학습적인 면을 고려해 공룡을
선택했다고 하는데 사실 게임 안에서 그런 면을 별로 찾지는 못했거든요. 기껏해야 발굴지 소개라던가 간단한 공룡 소개 정도 일까나. 저는 열람
가능한 공룡백과사전이라도 들어있는 줄 알았습니다.
뭐 아무튼 게임은 상당히 중독적입니다. 플래시로 나올 법한 게임을 괜스레 크게 벌여 놓은 느낌도 없지 않지만 자꾸 하게 되고 한 번 잡으면
꽤 오래 붙들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순 없겠어요. 무엇보다 가위 바위 보를 앞세워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전체이용가 딱지도 붙어 있고요. 게임
접근이 그만큼 쉽다고 얘기죠. 튜토리얼이야 가볍게 스킵해도 됩니다.
|
---|---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주하는 가위바위보 게임이라면 따로 지면을 할애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물론 가위가 보를 이기고 바위는 가위를 이기는 상성은
같아요. 다만 모두가 똑같이 출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어떤 공룡이든 가위 바위 보 중 하나의 수에 공격력 보너스를 받고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공격력 보너스의 가위가 두 배인 200의 공격력이라면 나머지 바위와 보는 각 100의 공격력을 갖습니다. 때문에 좀 더 머리를 굴리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초반 캐릭터 선택 시에는 해당 캐릭터의 초상화와 공격력 보너스를 받는 공룡이 정해져 있습니다. 뚱뚱보 캐릭터는 바위가 세고, 여자 캐릭터는
보 공격력이 강합니다. 레벨이 10을 넘어가면 새 공룡을 구입할 수 있는데 게임은 이때부터 시작입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플레이어는 뚱뚱보
캐릭터만 보고 상대가 바위가 셀 거라고 착각하죠. 이때 새로 구입한 공룡은 캐릭터에 상관없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뚱뚱보라고 바위가 센
공룡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제 캐릭터를 볼까요. 뚱뚱보 캐릭터에다가 어설프게 기존에 투자한 가위 공격력에 기본 보너스 공격까지
35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여기에 공격력 아이템까지 장비하고 나니 레벨 12에서 400대의 대미지를 뽑습니다. 상대 체력의 4/3을
날려 버릴 정도에요. 한 방 크게 먹이고 꼬리로 살짝 밀어주면 마무리. 렙12요? 설렁설렁해도 올릴 수 있는 레벨입니다.
|
---|---
|
소생하는 역전
말하자면 디노마키아는 때리기 중심의 한 방으로 끝내기가 묘미인 게임입니다. 초반의 약간 지루한 주고받기를 빠른 레벨 업에 비례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공격보너스로 만회합니다. 이렇게 증가한 공격력은 곧 빠른 게임순환으로 이어지고요. 게임이 이렇게 흘러가는 건 레벨업시
체력에 포인트를 투자해서 늘어나는 수치가 작다보니 차라리 공격력에 투자하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는 서바이벌 모드의
문제인데 1:1 상황에서야 비기면 키보드 연타로 해결을 볼 수 있지만 5명이 진행할 때 빈번히 나타나는 무승부에 있기도 하죠. 서바이벌
모드는 사람 수가 많을수록 게임이 굉장히 늘어집니다. 무승부가 날 횟수도 증가하고 이때 딱히 어떤 액션이 일어나지도 않아요. 그나마 좀
긴장을 해야 할 3명이 될 때까지 반복되죠. 디노마키아는 한 방을 노린 플레이로 플레이 타임을 짧게 하면서 무승부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대기시간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빠질 수 없는 치장 아이템도 스킬공격력 증가. 기본 꼬리 공격력 증가 등 공격 중심입니다. 심지어 피가
간당 간당할 때 쓰라고 인생역전 아이템도 팝니다. 신나게 두들기다가 보니 내가 죽어있더라.. 남 일이 아닙니다.
|
---|---
|
마무리
처음에 켰을 때 그래픽이 약간 투박합니다. 그래서 요란하게 치장한 느낌도 없지 않아요. 효과음이랄까. 공룡이 내는 숨소리는 무한 반복돼서
피곤하고 공룡이 내는 외래어에 한글 발음은 유치합니다. 하지만 접근이 쉽고 군더더기 없이 날씬합니다. 그리고 빠른 게임회전과 플래시
게임스러운 중독성으로 메우고 있어요. 다리 꼬고 느긋하게 시작했다가 어느덧 모니터에 바짝 다가앉은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가위
바위 보를 내야 하는 애증의 10초와 그 짧은 승부가 끝났을 때 벌어질 일을 예상하며 "훗 네까짓게.."하며 슬며시 썩쏘를 짓는 재미가
있거든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