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와 FPS의 결합, 워크라이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
얼마 전 지스타에서 공개된 워크라이는 총과 함께 검과 도끼를 넣은 중세형 TPS입니다. TPS라면 어색하니까 FPS라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FPS보다는 액션에 가깝습니다. 지스타 시연을 즐겨보신 분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같은 기간동안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호된 렉 때문에 그리 쾌적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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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라이의 캐릭터는 총 6개의 클래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돌격형 전사, 피통 큰 무대뽀, 원거리 딜러, 은신 가능한 암살캐릭터, 힐러 등등. 기본적으로 모두가 총을 가지고 있고 도끼나 지팡이같은 고유의 근접용 무기가 주어집니다. 클래스 구분이야 다른 FPS에서 이미 익숙한 것이고요, 진행 방식은 GTA와 비슷합니다. 3인칭 화면에 대고 총을 쏘다가 붙으면 무기를 바꿔서 때린다. 평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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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을 재포장하기 위해 워크라이는 각 클래스별로 마법을 사용하게 만들었네요. 무대를 중세로 돌려놓고 캐릭터마다 독특한 마법을 부여해 클래스의 구분을 두고 있습니다. 외형과 총을 쏘는 것만으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만 이런 고유한 마법이 들어감으로써 각 클래스가 가진 특징이 무엇이고, 그래서 내가 뭘 해야 상대를 잡을 수 있을지 플레이어에게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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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캐릭터인 호드 진영의 쉐도우를 볼까요. '근접 공격시 상대의 방어력을 감소', '몸이 투명하게 되어 은신합니다' 등의 기술설명으로 판단하면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할 행동은 너무나 명확하죠. 상대 진영으로 몰래 가서 백스텝을 먹이라는 겁니다. 도끼든 전사 캐릭터의 스킬을 어떤가요. '근접 공격시 랜덤하게 상대에게 마법대미지를 입힘', '체력이 서서히 감소하는 대신 근접공격력이 상승'. 한마디로 가서 도끼로 상대의 머리를 후려치라는 소리입니다. 원거리 캐릭터의 경우 적에 반응하는 지뢰를 설치한다든가 은신감지가 상승한다든가 하는 것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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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주로 근접형 캐릭터를 예를 든 이유는 워크라이가 기존 게임과 다르게 근접 전투 비율이 많아서 입니다. 제가 액션같다고 한 것도 그런 이유죠. 그렇다고 근접공격이 굉장하지는 않아요. 일단 총을 쏘다가 붙으면 근접공격을 하는 방식인데 무기의 전환이 느립니다. 총을 쏘는 중에는 무기가 변경되지도 않고요. 무엇보다 3인칭 화면에서는 화면이 휙휙 돌아갑니다. 그래서 무척이나 적은 근접공격범위가 흔들리죠. 근데 상대를 그 안에 간신히 가둬둔다 해도 플레이어가 상대에게 공격을 먹였는지 아닌지 확실치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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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A가 때리면 B는 맞는 동작을 취하는 게 당연합니다. 어쩔 때는 모션이 취소되기도 하구요. 워크라이처럼 FPS의 총싸움에 근접액션을 강화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맞는 캐릭터의 행동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겁니다. 상대는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니까요. FPS에서 칼질할 때 상대가 우두커니 맞고만 있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서로 칼을 휘두릅니다. 워크라이의 액션 부분에는 이런 당하는 상대의 리액션이 없어요. 꼿꼿이 서 있는 통나무를 써는 느낌이랄까. 맞으면서도 상대는 일단 총을 쏘든지 지팡이를 휘두르든지 해야 하기에 결국 서로가 공격자 입장에서 도대체 몇 번 때렸는지, 이제 도끼를 몇 번 휘둘러야 상대 숨이 끊어질지, 그래서 언제 다음 타겟으로 넘어갈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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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해보지 못했지만 FPS마니아 사이에서 잘 나가는 상품이 팀포트리스2랍니다. 클래스의 명확한 구분과 각 클래스가 가진 빈틈을 천연덕스럽게 팀플레이로 연결시키는 대단한 게임이라지요. 아마도 워크라이가 따라가려하는 건 팀포트리스2의 완벽한 팀플레이 같습니다만, 영웅 컨셉과 상충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히어로는 원래 고독한 존재 아니던가요. 플레이어가 겨우 캐릭터만 이해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하물며 워크라이의 팀플레이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따지는 건 지금으로써는 무리이겠죠. 이제 겨우 돌아간다는 것을 확인한 단계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아직은 실망스럽지만 아마도 오픈쯤에는 이런 것들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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