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불법복제 게임 범람, 해결책은 없는가'-2부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igelau@gamedonga.co.kr)

최종배 게임동아 기자(jovia@gamedonga.co.kr)

게임 복제에 따른 피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물론 해외의 경우 폭 넓은 보급률 때문에 일반적인 사용자보다 상대적으로 복제 사용자 수가 적어 문제가 덜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전세계 네트워크의 발전이 보급률이 적던 많던 가리지 않고 복제 게임을 나르고 있기 때문이다. 흡사 치유할 수 없는 암세포 바이러스가 온 몸에 퍼져가듯 이제 복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복제에 관한 문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복제를 막는 '보안'이란 단어가 21세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점점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다양한 도전을 일삼는 하드웨어 개조 집단

중국, 대만, 유럽 지역을 비롯해 세계 도처에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복제 문화를 선도하는 집단들이 있다. 이런 집단들은 주로 하드웨어적인 접근을 하는 집단과 소프트웨어 적으로 접근하는 집단으로 나눠지는데, 두 집단이 상호 맞물려서 복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하드웨어적인 집단은 주로 하드웨어를 개조하거나, 소프트웨어를 복제하는 기기를 제작하는데 전념한다.

예를 들어 닌텐도사가 복제방지를 위해 게임큐브에 '미니 DVD'라는 독자적인 디스크를 채용했다고 하면, 이들 집단은 일반 CD나 DVD가 돌아가도록 게임큐브의 본체를 뜯어 디스크 트레이를 교체하거나 미니 DVD용 라이터를 만들어보고자 애쓰는 식이다. 또 다른 예라면 복제를 막는 부분을 뛰어넘도록 내부 기판의 배선을 바꾸거나 기기에 하드를 달아보거나, 액정을 달거나 다른 기기를 붙이는 등 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경우 NDS 및 PSP 등 최근 출시된 기기의 온라인 기능 및 USB포트를 통한 주변기기 사용을 위한 연구나 차세대 게임기의 대략적인 정보를 종합해 미리 개조 계획을 세우는 상황에 까지 도달해 있다.

이들 집단은 실제로 복제를 위한다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만족이나 성취감 등을 더 중시하는 집단으로, 실험적인 요소가 강하다. 근본적으로는 개발사가 하드웨어적으로 막아놓은 '락'을 깨거나, 정상적인 방법 이외의 것에 더 집중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로 인해 간혹 파생되는 치명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광범위한 복제의 주역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들 집단이 DVD를 채용한 가정용 게임기에 게임 DVD가 아닌 '구워진 DVD'를 인식하도록 하드웨어 개조를 시도한 것이 오늘날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태이며, 이들이 게임기 내에 하드 드라이브를 교체하거나 인식하게 한 것 또한 최근 대두되고 있는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다.

소프트웨어의 복제는 복제의 일등공신

반면에 소프트웨어적인 집단은 일단 게임의 '롬'을 추출하는데 주력한다. '롬'은 복제의 꽃이자 하이라이트로서, '롬'을 추출하는데 성공하는 것으로 일단 1차적인 복제의 준비는 끝난 셈이 된다. 롬이 추출되면 곧바로 전 세계로 퍼지게 되며, 이후에는 각양각색의 장소에서 복제를 위한 연구가 진행된다. 특히나 한번 추출되면 그 다음부터 우후죽순으로 추출되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롬이 추출된 뒤의 복제의 형태는 애뮬레이터 프로그램이나 게임기 등 매체에 맞게 삽입되는 형태를 띈다. 최근까지 가장 대중적인 방식은 CD 및 DVD 등의 표준 매체로 구워서 활용하는 방식이었지만, 최근에는 하드디스크에 담긴 롬을 직접 즐기는 방식도 널리 퍼져있다.

이외에도 게임 개발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기상천외한 방식이 도입된다. 예를 들어 과거 세가의 인기 비디오 게임기 '드림캐스트'의 경우 부팅CD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방식을 도입해 하드웨어 개조가 없이도 복제품을 즐길 수 있었으며, 최근 소니에서 발매한 휴대용 게임기 PSP 또한 PSP용 메모리 스틱을 통해 다른 휴대용 게임기의 롬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애뮬레이터가 개발되고 있어 세계를 경악시키고 있다.

또 다른 종류로, 휴대용 게임기의 경우는 인터넷에서 롬만 받으면 직접 게임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치가 널리 퍼져있는 상태다. 실제로 대만의 한 쇼핑몰은 이런 복제 기기를 판매하면서 '한글'로 소개하고 있어 복제 기기가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나 인기가 있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해준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음에도 콘솔 게임기의 경우는 그나마 봐줄만한 편이다. 이런 콘솔 게임기 기반의 게임들은 복제를 하려면 상대적으로 높은 하드웨어 지식이나, 혹은 음지의 경로를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나마도 상대적으로 복제가 적다는 것.

PC게임의 경우는 '백이면 백' 발매된 지 하루면 복제가 성행하는 게 관례로 인정될 정도다. 특히 PC 패키지 게임의 경우 비디오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손쉽게 내려 받을 수 있을 만큼 복제가 활성화되어 있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PC를 통해 즐기는 온라인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기용 온라인 게임마저 프리서버 혹은 무료 온라인 이용 패치 등 방법이 속속들이 튀어나오고 있어 온라인 게임도 소프트웨어 복제 및 개조로부터 안전한 상황만은 아니다.

더욱 교묘해지는 네트워크를 통한 복제 확산

위의 경로로 볼 때, 게임 시장은 다양한 경로로 복제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사항을 정리해보면 공통점이 나오는데, 그 것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광범위한 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부분의 복제는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하면 최소 60% 이상은 차단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국내의 게임 관계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복제에 대해 손 놓고 방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미 네트워크 복제의 우려와 함께 대규모의 단속을 행하는 등 복제를 적극적으로 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강한 것이 잡초'라는 말처럼, 제재와 단속이 심해지자 복제 마니아들은 꼭꼭 숨어서 지속적으로 복제를 일삼고 있다. 비공개의 카페를 운영해 복제 마니아들끼리 커뮤니티를 구성한다든지, 국내 단속의 손길을 비껴가기 위해 해외의 커뮤니티를 알아내 이용한다는 방식은 이미 예전부터 행해온 복제 마니아들의 방식이다.

또한, '복제 방법을 설명 하는 것'으로는 법적인 제재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을 교묘히 이용해 각종 블로그 등에 복제 방법을 상세히 적어 놓는다거나, 채팅 프로그램인 'mirc' 등을 활용해 전문화되고 체계화됐으면서도 법망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복제 게임을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큰 P2P 업체들이 대규모의 복제 및 자료 공유를 조장함으로써 새롭게 복제의 활성화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복제, 하지만 한계는 있다.

이렇게, 본지는 점차 구체적이고 교묘해지는 복제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살펴봤다. 현재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복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러한 복제의 방식도 분명히 한계가 있으며, 원인부터 차분히 해결해나가면 완전히 근절시키진 못해도 상당부분 복제를 줄일 수가 있다.

본지에서는 지금까지 복제의 현 실태와, 다양한 상황, 그리고 구조에 대해서 알아봤으며, 다음 회에서는 이런 현 상황에 맞서, 구체적인 불법 복제를 위한 대책과 근절 방안에 대해 언급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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