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실황’ 표절? 해보고 평가해주세요!'

"개발 동기요? 제가 서울대 야구부 출신이잖아요. 제 인생에서 게임과 야구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캐주얼 야구 온라인 게임 '신야구'를 개발중인 네오플 허민 대표는 실제로 야구를 즐겨 할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출시된 거의 모든 야구 게임을 다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야구 게임 마니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신야구'의 개발 동기를 '최대한 간단하고 즐거운 게임, 즉 야구 게임의 '카트라이더'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의 반대가 굉장히 심했습니다. 야구는 너무 어렵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제가 예전에 '원더보이'를 온라인으로 만들자고 했다가 직원들의 반발로 그만뒀는데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큰 성공을 거뒀고 '스트리트 후프'라는 아케이드 농구 게임을 온라인으로 만들자고 했을 때도 반대했지만 결국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이 성공을 거둔 것 때문에 이번에는 제 주장대로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최대한 간단한 캐주얼 게임으로 만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6개월이 지난 다음 이렇게 만들어서는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만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전까지의 작업을 모두 날려버리고 새로 시작했다고 한다. 때문에 '신야구'의 개발 기간은 캐주얼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기간인 1년 8개월.

"'신야구'는 저희 회사에서 만든 20번째 게임인데 그동안 만들었던 게임에 비해 상당히 긴 기간동안 개발했습니다. 3~6개월 정도 짧은 기간동안 만들 수 있는 가벼운 게임만으로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때문에 3D로 캐릭터를 만든 다음에 그것을 다시 2D로 바꾸는 번거로운 작업도 게임의 완성도를 생각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예전에 쿵쿵따 게임을 먼저 만들었는데 넷마블에서 똑같은 게임을 만들어서 피해를 입었었다며 남들이 따라할 수 없게 공을 많이 들인 게임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때문에 '신야구'를 비롯해 현재 제작되고 있는 게임들은 모두 긴 시간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서 제작 중이며 게임 개발을 제대로 하기 위해 회사의 규모도 늘려 현재 6개의 스튜디오가 운영중에 있다.

이렇게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욕을 가지고 개발 중인 그에게 한 가지 말못할 고민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신야구'가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이하 '실황')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캐릭터가 비슷한 느낌인 것은 인정하지만 표절이라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SD 무관절 캐릭터가 '실황'에서 처음 등장한 것도 아니잖아요. 코나미 개발자와 만나서 속 시원하게 얘기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SD 무관절 캐릭터는 이미 '보난자 브라더스' '레이맨' 등 많은 게임에서 등장했었고 또 '실황'의 캐릭터는 다리만 무관절이고 팔은 붙어있는데 반해 '신야구'는 팔까지 떨어져 있는 완전 무관절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또 '실황'의 캐릭터와는 다르게 캐릭터의 얼굴 묘사가 자세하기 때문에 전혀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황'은 야구 시뮬레이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실성이 강조된 게임인데 반해 '신야구'는 완전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기획 때부터 예전에 오락실에서 인기 있었던 '스타디움 히어로'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전혀 다른 컨셉인 '실황' 표절 얘기가 나오니까 황당했죠."

'신야구'의 기본 컨셉은 예전 오락실의 열혈적인 분위기를 재현하는 것. 버튼을 빨리 누르는 만큼 선수가 빨리 뛰기 때문에 보통 야구에서는 보기 힘든 명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그는 예전처럼 게임을 플레이하면 손톱이 남아나지 않는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PC방에서 키보드 망가진다고 이 게임을 서비스하지 않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황'을 보면 컨디션이 좋으면 방망이가 커지는데 '신야구'에서는 컨디션이 좋을 때 공이 커집니다. 보통 홈런 친 선수들을 보면 공이 수박만하게 보였다는 얘기를 하잖아요. 투구 시스템에서도 '실황'은 자신이 공을 컨트롤 할 수 없는데 반해 '신야구'는 게이지 시스템을 도입해서 게이지를 정확히 맞추면 게이머가 원하는 곳으로 공이 들어갑니다."

95년도부터 '실황'을 즐긴 마니아라는 그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야구 게임을 다 참고했으며 특히 '실황'을 많이 참고했는데 그 이유는 '실황'을 베끼기 위함이 아니라 '실황'과 다른 게임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또 너무나 많은 게임이 등장한 지금은 진정한 의미의 창조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요소들을 어떻게 새롭게 재조합하는가도 창조라고 덧붙였다.

"계속 캐주얼이고 간단한 느낌을 강조했다고 얘기해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초보자뿐만 아니라 마니아들에게도 재미를 주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신야구'는 한국프로야구협회와의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인기 프로야구 선수들을 영웅 캐릭터로 게임에 등장시켰으며 마니아들을 위해 데이터적인 측면도 강조했다. 특히 허민 대표가 프로야구 선수나 구단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통해 가장 정확한 데이터라 할 수 있는 '스카우터'들의 데이터를 얻었기 때문에 데이터 측면에서는 따라올 게임이 없다고 한다.

"6월 7일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됩니다. 그때 게임을 즐겨보고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세요."

그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는 애니파크의 '마구마구'에 대해서도 "애니파크 권민관 이사가 같은 학교 후배이기 때문에 라이벌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두 게임이 모두 잘 돼서 야구 게임시장이 커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덕담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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