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불매 운동 일반 네티즌에게 확산
지난 6월28일 인터넷 PC방 문화협회(이하 인문협)가 서울 선릉 소재의 넥슨 본사에서 진행했던 '넥슨게임 불매운동 선언'에 따른 불매운동이 일반 네티즌에게도 확산되고 있어 넥슨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협에서 선언한 넥슨(대표 김정주) 게임 불매 운동은 사실상 넥슨이 승리한 것이라는 게 일반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평. 넥슨은 지난 7월초 기존 넥슨 가입 PC방의 80%가 재가입 신청을 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인문협의 시위가 넥슨에게는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게 일단락 된 사건이 일반 네티즌들에게 확산되면서, 표절과 횡포라는 이름으로 넥슨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직 전국을 휘감을 정도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이미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안티 넥슨을 외치는 네티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실제로 공식 안티 넥슨 홈페이지(www.anti-nexon.com)도 생긴 상황이다.
이들 게시판은 매일 100여개가 넘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각 게시물에 담긴 덧글은 셀 수 조차 없을 정도. 네티즌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PC방에 동정표를 던지고 있으며 넥슨이 서비스하는 '워록'으로 인한 '스페셜포스' 키 변경 문제 등 구체적인 정황을 지적하며 넥슨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미있는건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집근처 PC방중 넥슨 게임에 가입 된 PC방을 게시판에 공표한다는 점이다. 이 사이트에 가보면 '협회에 속한 PC방이 버젓이 넥슨 게임을 서비스 하더라' 등 네티즌에게 이 PC방에는 가지 말 것을 성토하는 식의 글들이 많다. 더욱 주목할 만한 일은 이들 네티즌들은 단순히 이번 넥슨의 PC방 과금 문제뿐만 아니라 그동안 넥슨에 잠재 돼 있던 많은 문제들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사이카'라는 아이디로 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넥슨은 교육백년지대계라는 옛 말의 뒤통수를 정면으로 치는 회사다"라며 "지금의 PC방에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해대는 어린이들은 모두 넥슨 탓"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에 豚 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게이머와 제작자간의 커뮤니티가 끊어지면서부터 넥슨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며 "좀더 올곧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게임계의 큰형님이 됐으면"이라는 바람을 적기도 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넥슨은 "넥슨이 성장하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진통으로 생각한다"며 "최대한 문제가 되는 것들은 고려하고, 건전한 비판에 대해선 겸허하게 받아 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문협 등에서 시행했던 불매운동은 사실 내부 PC방 업주들의 이탈 등으로 인해 큰 실효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로운 양상으로 변해 좀더 규모있게 불매 운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비상하다. 이렇게 업계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이와 같은 네티즌들의 개별 행동들이 지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 불매운동 때 보여준 것과 흡사하기 때문. WOW 불매운동은 PC방과 네티즌들의 불매운동이 결합돼 블리자드의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게임에 대해 이렇게 조직적으로 네티즌들이 불매운동을 펼친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이번 불매운동으로 넥슨 게임 자체에 큰 타격을 받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업 이미지에는 큰 손상을 입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