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정대 기행기 2편
시작되었다. 상상 속에서 꿈꿔왔던 것들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대학에 와서도 무조건 군에 다녀와서 생각하자는 식으로 미루고 미루어 버렸다. 영문과면서 TOEIC 이나 TOEFL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대학생활이라는 그 즐거움에 내 자신을 올인 했었다.
학과 활동에 성이 차지 않아 총학생회에 내 발로 걸어가 일을 시켜 달라고도 했었다. 군에서도 시간을 소비해버리고 말았다. 아차,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땐 긴 군 생활이 채 두어 달도 남지 않았었고 나는 흘려 보낸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은 채 전역을 했다.
이득기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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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땐 이렇게 쉬어야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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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복학까지 10개월 정도가 남았었고 이 시기는 어려운 사회의 모습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합격자 전화를 받은 이후로 내 안에서 만들어진 모든 것이 이제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동국대 운동장에서 시작된 첫 야영부터 지금의 첫날까지 아직 몸으로 뛴 거리는 없지만 벌써부터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은 내가 이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일까? 아직은 발도, 몸도 예전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채, 조금 더 편하자 조금 더 쉽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조금씩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첫 행군의 전 날. 이제 우리는 내일을 꿈꾸며 잠에 들었다. 5,000여명의 오지 못한 참가신청자들의 기원을 담아. 달려 가자 10조여 그리고 북극팀이여. 또한 제2기 문화원정대 대원이여.
하루가 지나니 조금은 쉬워진다. 기대 때문인지 아침기상 음악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아침부터 많은 것이 부산하기만 하다. 필살기로 준비한 스타킹을 양말 안에 신었다. 군에서 배운 거라 좋은 거긴 하지만 신는데 왜 이리 민망할까?-_-;; 호미곶으로 이동하여 동해에 발을 담궜다.
쉴땐 이렇게 쉬어야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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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로 쉴때 텐트를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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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서 남해를 지나 서해까지 나의 원정 우리의 원정이 시작되었다. 국토 횡단의 큰 점이 되는 호미곶.. 처음 가 본 곳이었지만 마치 예전에 와봤듯이 친숙했고 우리에게 그 것 이상의 생각을 가지게 했다. 행군이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자 버스에서 통성명을 했던 20살짜리 은진이가 힘겨워한다.
힘겨워하는 녀석을 다독이며 계속 걷고 쉬고 걷는 동안 마치 이미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가까워짐을 느낀다. 안 좋던 무릎이 역시 말썽을 부린다. 주인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이 녀석이 욱씬거린다. 점심을 먹고 난 이후엔 발목까지 그런다. 옆에서 힘들어 하는 녀석을 보자 나도 힘들어 하고 싶어진다. 표정이 어두워진다. 웃음도 사라지고 신경이 온통 무릎으로만 가 있다.
첫날부터 말썽인가? 큰일이다. 우려속에서 양포초등학교가 보인다. 첫 행군후 야영지다. 필살기로 마련한 스타킹의 디펜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흑- 물집의 초기 증상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아악!! 이럴수가.. ㅋㅋ 아직 심하지는 않다. 발은 발인고로 안 생기지는 않는구나...왜 와왔냐 라는 생각은 안 한다. 조금 걷다 보면 쉬고 그러다 보면 점심이고 또 걷다 보면 쉬는 그런 똑같은 생활이니깐.. 몸도 적응시켜나가면 되겠지... 휴.오늘은 몸이 힘이 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