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 복사 범람, ‘사각은 없다’
더블 스크린과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획기적인 시도, 혹은 마치 가정용 게임기를 보는 듯한 높은 게임 퀄리티 등 휴대용 게임은 날이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출시된 日닌텐도 社의 'NDS'와 소니 社의 'PSP'는 21세기형 휴대용 게임기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진보된 형태로 수많은 게이머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상태. 또한 순수 국산 휴대용 게임기 'GP32'나 'NDS' 이전의 게임기 'GBA' 또한 이들 못지않은 인기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탄탄대로를 걷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휴대용 게임기 뒷면을 살펴보면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어느 휴대용 게임기 하나 예외없이 복제 문제에 휘말려 있는 상태인 것.
지금까지 복제 문제에 완벽히 대처한 게임기는 없었지만, 휴대용 게임기의 경우는 특히 복제 정도가 심한 편이다. 언제 어디서나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휴대용 게임을 찾는 만큼 복제 빈도가 더 높은 것이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 복제법의 주인공은 PSP다. PSP는 UMD라는 전용 매체를 사용해 복사를 원천적으로 막았지만, 소니의 메모리스틱을 대응되게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유럽, 대만 등 전 세계의 해커들은 PSP의 메모리스틱에 게임이 실행되도록 해킹을 시도했고, 결국 이 메모리스틱을 통해 과거의 가정용 게임기였던 'SFC' 'MD' 'PCE' 등 다양한 에뮬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으며, 최근에는 PSP 전용 게임이었던 '루미네스' 등도 UMD가 아닌 메모리스틱으로 즐기게 해킹돼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소니는 부랴부랴 메모리스틱의 게임 접근을 막기 위해 PSP의 펌웨어 새 버전을 내놓고, 최신 게임들을 이 버전에 대응되도록 해 게이머들에게 의무적으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도록 강요하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내놓은 펌웨어인 '2.0'의 경우 동영상 싱크가 어긋나고 네트워크 설정이 불편해지는 등 부작용이 많아 게이머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PSP와 함께 차세대 게임기로 꼽히는 NDS도 마찬가지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있다. NDS는 PSP처럼 복제를 막아보고자 전용 포맷을 채용했는데, 이 포맷이 시중에 돌고 있는 메모리카드와 형식이 비슷해 대만의 복제기술에 의해 완벽히 파해당한 상태다. 즉, NDS의 경우는 15만원 상당의 장치를 구입하면 원하는 게임을 복제할 수 있는 환경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다. 또한 PSP와 NDS가 등장하기 전까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주름잡던 'GBA' 역시 '닥터'라고 하는 전통있는 복제기구에 완전히 정복됐으며, 국산 휴대용 게임기 'GP32' 역시 SD메모리를 활용하는 이유로 무한 복제가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이런 복제에 대해 PSP의 국내 유통을 맡은 SCEK나 NDS의 국내 유통을 맡은 대원이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SCEK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강조하고 있으며, 불법복제 파일 단속을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다. 특히 온라인 상에 올라와있는 파일의 경우 '해당 운영자에게 파일을 내려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다.
대원 또한 NDS나 GBA 복제기기가 용산 등 오프라인 시장에 유입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단속과 방지책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상 이렇게 휴대용 게임기가 복제에 노출된 이유는 휴대용 게임기가 온라인 인증 방법을 거치지 않고 기존의 패키지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정용 게임기도 마찬가지지만 휴대용 게임기도 오프라인 방식으로는 복제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복제에 안전하려면 결국 온라인 인증 방식을 도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예를 들어 국내에 차세대 모바일 게임 서비스인 KTF의 '지팡'의 경우 두 차례의 인증으로 현재까지 복제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 이런 예를 들어 이렇게 온라인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되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복제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제가 문제긴 하지만 해외의 경우 정품을 구입하는 게이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휴대용 게임기 제조사들도 정품 구입을 유도키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닌텐독스'가 미국에 21일에 발매됨에 따라 미국의 'NDS'의 가격 또한 20달러 인하하는 식의 정책이 정품 사용자들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복제도 복제지만 '게임이 공짜'라는 게이머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게임의 미래를 위해, 게이머들 스스로가 정품을 써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