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 스타리그, '테란 vs 플토 전쟁중'
'저그'가 전멸한 가운데, 온게임넷 So1 스타리그서 '플토'와 '테란'의 대결이 뜨겁다.
지난 14일 삼성동 온게임넷 메가스튜디오에서 열린 So1스타리그 8강 3주차 경기에서 '프로토스' 박지호와 오영종이 각각 '테란' 이병민과 서지훈을 물리치며 4강행을 확정지었다.
이번 '프로토스'들의 4강행으로 결국 임요환 대 박지호, 최연성 대 오영종의 대진이 완성됨으로써 So1스타리그의 4강구도는 테란 대 프로토스의 진영간 사투이자 신구세력의 경쟁으로 가닥이 잡혔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3회 우승에 도전하는 임요환과 2회 우승을 노리는 최연성으로 이루어진 고참 테란 진영에, 생애 첫 스타리그 진출로 우승까지 넘보는 두 신예 프로토스가 도전장을 내민 것. 또한 같은 종족끼리의 경쟁관계도 대단한 흥미요소다.
스타리그 팬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 작년 EVER 스타리그에 이어 임요환 대 최연성의 두 번째 결승이자 사제대결이 가능할지와, 만약 성사된다면 스승 임요환이 최연성을 꺾고 복수에 성공하며 최초의 온게임넷 3회 우승자가 될지다. 특히 2004 에버 스타리그 결승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던 임요환이 이번에도 진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팬들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4강 멤버의 또 다른 경쟁 구도는 바로 박지호, 오영종 간의 로열로드 경쟁이다. 처녀 본선진출로 우승까지 거머쥐는 것을 '로열로드'라고 일컫는데, 지금까지 온게임넷에서 로열로드를 밟아본 게이머는 테란 임요환과 이윤열, 저그 박성준, 이 세 명이 전부다. 사상 최초의 로열로드 프로토스가 탄생할 지, 탄생한다면 박지호와 오영종 중 누가 될 것인지 수많은 프로토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가장 약체 종족으로 인식되고 있는 프로토스지만 유독 가을에 강하다는 스타리그 '가을의 전설'. 겁 없는 두 신예 프로토스가 가을바람을 타고 내달리는 가운데,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많은 이들의 가을잔치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취재협조 : 포모스(주) 김성회 e스포츠 기획/운영팀장(woltra@fomos.co.kr)


다음은 박지호 대 이병민, 오영종 대 서지훈의 스타리그 8강전 경기내용.
먼저 벌어진 박지호 대 이병민 경기의 맵은 네오포르테. 이병민이 마린 5기와 1벌처, 그리고 1탱크를 생산한 후 빠른 멀티를 가져가는 체제를 구축하자 박지호는 2 게이트 드라군 체제로 맞서며 무난히 중후반 자원전으로 돌입하는 듯 했다. 하지만 드라군 생산 이후 박지호가 꺼내든 카드는 다크템플러. 스파이더 마인이 다수 매설된 이병민의 앞마당 수비라인은 돌파하기 쉽지 않아 보였으나 박지호는 드라군과 질럿소수를 희생시켜 마인밭을 개척하며 다크템플러의 동선을 확보했다. 이병민은 황급히 건물로 입구봉쇄하려 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난입 성공한 박지호의 다크템플러는 디텍팅 수단이 전무한 이병민의 앞마당 확장을 유린했다. 이병민이 가까스로 피해를 수습했을 땐 이미 다수의 확장기지를 가져간 박지호와의 자원채취량이 크게 벌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특유의 침착함으로 한방 병력을 구성한 이병민은 대규모 교전 승리 후 박지호의 본진 입구를 점거하며 역전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미 엄청난 양의 자원을 확보한 박지호는 후속 증원물량과 아비터의 스테이시스 필드를 이용, 테란 진출병력을 모두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박지호는 쏟아져 나오는 지상 물량으로 역러시, 이병민의 GG를 받아내고 세트스코어 2:1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오영종 대 서지훈 경기의 전장은 815. 테란 대 프로토스전의 밸런스가 테란 측으로 크게 기울었다는 맵 밸런스 논쟁이 한창이던 맵이었다. 오영종이 선택한 초반 전략은 타 스타팅포인트의 빠른 확장. 좁은 입구로 인해 테란 메카닉 병력이 육로를 통해 스타팅 포인트로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을 노린 선택이었다. 이에 대해 서지훈은 맞확장을 포기하고 드랍십을 이용한 확장 공략 쪽으로 전략의 가닥을 잡았다.
우선 서지훈은 잇단 벌처드랍으로 오영종의 확장 기지를 집요하게 두드렸다. 벌처와 마인으로 수비병력의 발을 묶은 후, 탱크까지 실어나르며 오영종의 확장기지 파괴에 사활을 거는 모습. 서지훈의 전략은 먹혀들어가는 듯 했으나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역시 오영종의 다크템플러였다. 극적인 타이밍에 생산된 다크템플러는 결국 서지훈의 드랍병력을 모두 잡아내며 오영종은 확장 기지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회심의 드랍 강공카드가 통하지 않은 서지훈은 뒤늦게 다수 확장기지를 건설하며 벌어진 자원차이를 만회해 보려 했으나 오영종은 이미 캐리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상황. 서지훈은 클로킹 레이스 편대를 급조하여 오영종의 캐리어에 맞섰으나 이내 격파당하고 본진과 확장 기지까지 차례차례 휩쓸리며 결국 GG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