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변화하는 드래곤퀘스트

4년만에 돌아온 RPG의 거인 드래곤 퀘스트 8
2000년 11월 드래곤 퀘스트 7 이후 후속작이 제작될 것이라는 소문은 대략 2년여 후가 지난 뒤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3년 단 몇 장의 스크린 샷이 대중에게 공개가 되었고, 이 사진을 통해 시리즈 최초로 3D로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과 캐릭터가 더이상 2등신 SD가 아니라는 점 등이 알려지며 게이머들의 큰 관심을 모으기에 이른다. 그리고 드디어 2004년 11월 27일 대망의 발매일. 일본 동경도내 신주쿠, 이케부쿠로, 시부야, 아키하바라 일대에서는 약 1000여명이 넘든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드래곤 퀘스트 8을 한시라도 빨리 즐겨보고 싶다는 그 의지로 추운 날씨를 뜨겁게 달구며 드래곤 퀘스트의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미 일본에서만 300만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드래곤 퀘스트 8. 과연 이번 작품은 무엇이 다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진보했다라기 보다 변했다라고 할 수 있을 듯
확실히 이번 작품은 작품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완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부분에서 진보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래픽 적인 면을 볼 때 레벨5의 개발로 시리즈 중 최초로 3D그래픽으로 무장하게 된 것은 놀라운 변화이다.(리메이크 버전인 드래곤 퀘스트 5는 논외로 한다). 전 필드와 마을 그리고 캐릭터 등 모든 부분이 전폭적으로 3D로 탈바꿈했으며 이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묘사 그리고 얼굴 표정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이제는 스토리와 더불어 게이머의 이해를 돕는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특정 대화나 이벤트 등에서 이루어지는 캐릭터의 심리묘사는 이제껏 즐겨왔던 시리즈 중 최고의 표현력을 자랑한다고 할 수 있다(특히 토르덴 왕과 양그스의 표정이 압권이다).
변한 점으로 따지자면 전투신도 빼놓을 수가 없다. 드래곤 퀘스트 8의 전투는 전통적인 일본 RPG의 전투 양식이 레벨업을 한 모습으로, 첫 전투 돌입 모드는 기본적으로 몬스터와 캐릭터의 스테이터스가 보이게 되지만 일단 전투 모드에 돌입하게 되면 스테이터스와 메뉴등은 사라지고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동작과 화려한 전투씬을 볼 수 있다. 단지 캐릭터 중심의 임펙트가 아닌 몬스터 까지 각양각색의 동작들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 역시 이번 작품의 볼거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예를 들어 공격 실패 동작이라던가 아군을 유혹하는 공격 등).
큰 변화의 폭을 가지면서도 전통적인 메뉴, 디자인 등은 크게 변화하지 않아 위화감을 가지지 않는 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파이널 판타지 최초의 3D작품인 파이널 판타지 7의 경우 다소 위화감을 느꼇다라는 유저들이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이번 드래곤 퀘스트의 변신은 신구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작품의 재탄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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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동영상 없이 전개되는 3D로 표현한
한편의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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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점 전환의 가능함은
이런 다소 재미있는 각도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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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개성이 생겼다.
드래곤 퀘스트라 하면 정해진 직업에 맞춰 캐릭터가 정해진 모습으로 성장한다는 비교적 자유도가 떨어지는 캐릭터 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시리즈에 따라 조금씩 그 캐릭터성에 변화를 주고 있지만 - 예를 들어 전직 등.. )이번 작품의 경우도 이 부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캐릭터의 특성을 조금 더 강조할 만한 스테이터스가 추가되어 나름대로는 지금까지의 작품과 차별화를 하고 있다. 추가된 스테이터스는 다름 아닌 무기 숙련도. 이것은 각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무기를 정해둔 후 레벨이 오르게 되면 그 스테이터스를 체크해 특정한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육성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데로 육성이 가능하다. 검을 사용하는 경우 검 스킬을 올려 하야부사 베기 등을 배울 수 있고 부메랑을 숙련 시키게 되면 파워 슬로우 등 특기에 새로운 기술들이 첨가된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다소 레벨 업의 필요성이 강조되기는 하나 특정 스킬을 일방적으로 올리던지 여러 스킬을 골고루 올리던지에 대한 정답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그 스킬에 연결된 최강 기술은 100이라는 특정 포인트를 달성했을 때만 배울 수 있다는 다소 치명적인 오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조금 문제랄까...
기술뿐이 아니다. 복장에 관해서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우선 다른 남자 캐릭터들은 복장에 의한 캐릭터의 변화의 폭이 적지만 유일한 홍일점 캐릭터(공주는 논외로 하자 한동안 말로 변해있으니 ㅡㅡㅋ)제시카의 경우 복장에 의한 뚜렷한 변화를 볼 수 있다. 특히 후반부에 얻게 되는 마법의 비키니를 입혀놓으면 스토리 진행상에 이루어지는 실시간 연출에서도 그 복장을 입고 뛰어다니는 어의없는 결과도 초래하게 된다.(이 상황이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른다)
주인공과 그 동료들이 사용하게 될 무기류. 특히 무기와 방패의 경우는 그 디자인이 제법 섬세하게 되어있어 새로운 무기를 구입하면 바로 전투에 돌입하고 싶은 충동을 얻기도 하는데 후반부에 얻게 될 각종 신기한 무기들의 경우는 실용성뿐만 아니라 멋도 있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보다 많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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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의 인연은 다름 아닌 저주에
관련된 한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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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모드의 캐릭터의 움직임에 주목.
특히 그림자의 움직임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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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복장이라면 언제라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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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가 있는 전투장을 가면 불법영업(?)을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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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가 조금....부실하다?
이번 작품 역시 BGM은 훌륭하다. 특별히 보스전과 최종보스전에서 사용되는 어레인지 버전의 몇 곡들은 시리즈 곡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멋진 곡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곡 수가 다소 적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각 마을과 던전에서 사용되는 일부 BGM은 겹치는 곡이 많은데 플레이 시간과 대비해 생각해본다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일지 모르나 이정도 볼륨의 게임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DVD라는 고용량 매체를 활용했기 때문일텐데 그렇다면 음악의 숫자도 더 늘릴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성우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다. 전부 성우를 사용한다기 보다 중요한 이벤트나 스토리 진행에 있어 성우가 사용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풍부한 게임 볼륨
일단 세계관이 독특한 것도 그렇지만 맵이 방대하다. 특히 게임 중반이후로 접어들면 얻게 되는 마법의 배와 신조. 이 두 가지를 모두 얻게 되면 이 방대한 드퀘8의 세계를 두루 돌아보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맵에서 일반적으로 갈 수 없는 지형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이것도 역시 3D 기술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양그스의 보물상자 추적 마법을 사용해 가며 숨겨진 보물상자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 작품에서 눈에 여겨볼만한 것은 역시 연금술.(참고로 스퀘어 에닉스는 강철의 연금술사를 게임으로 만든 제작사이기도 하다)이 연금술의 등장으로 쓸 때 없는 아이템이 없어졌으며 마을이나 던전, 성과 같은 특수한 장소에 놓인 책장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연금술 레시피는 일반적으로 공개되어있는 단순한 것으로 부터 특정 장소, 특정 캐릭터 이외에는 알 수 없는 아주 레어한 레시피 등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혹 연금술을 이용해 이런 저런 무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낭비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연금술은 아이템 2개를 사용해 새로운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3개를 이용해 파워업 시키는 등 다양한 아이템 제조가 가능한 신 시스템으로 마물로 변한 토로테 왕이 개발한 연금 가마를 통해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템에 따라 제작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경우도 있으며, 심하게는 2시간 이상 푹 삶아야(?) 제작되는 아이템도 존재한다. 추가로 파르미드 마을에 숨겨진 비밀 상점에 가면 연금술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잘 이용하면 골드가 부족해 게임을 허덕이는 일은 없을 듯 하다.
여전히 이번 작품에도 카지노는 존재한다.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카지노는 도적 마을 파르미드에 위치하지만 어느 정도 스토리 진행을 하다보면 좀 더 큰 빠칭코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카지노에서 얻게 되는 특수 아이템들은 일반적인 방법을 통해선 도저히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게임 진행이 루즈 해졌을 때 간간히 즐기면 좋은 약이 될 것이다. 특히 카지노에서 얻게 되는 마법의 갑옷은 전 캐릭터 장비가 가능함과 동시에 마법 방어와 물리 방어 모두 좋은 장비이기 때문에 꼭 준비해두는 것이 게임 진행상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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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이벤트를 통해 이동수단을 입수하게 되면
그 시점으로부터 자유도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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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이펙트로 동영상이 없는 것을 커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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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카지노 게임이 준비되어있으니 한번 즐겨보시라


완벽한 게임 밸런싱과 매끄러운 진행.
그간 시리즈는 게임 진행에 있어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이번작품은 신구의 조합을 위해 깔끔한 스토리와 매끄러운 진행에 도움을 줄 몇 가지 힌트를 가지고 있다.
우선 트라페타에 자리잡고 있는 점쟁이가 그 비결 중 하나. 이외에도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이나 다양한 캐릭터등에게 말을 걸게 되면 다양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도록 밸런스조절을 해두었다. 게임의 자유도가 극도가 되는 중후반부에서는 다소 막히는 경우가 생길지 모르는데 그럴 때는 한번쯤 점쟁이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
각 지역에 배치된 몬스터의 레벨. 숨겨진 던전 등은 언제라도 게이머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시리즈 전통적으로 레벨 업이 힘든 드퀘인 만큼 자기만의 장소를 찾아 레벨을 올리는 비결이 필요하다. 그 비밀은 배와 신조에 있다고 살짝 언급해본다. 물론 진행상 굳이 레벨을 올릴 필요 없이 알맞게 레벨업이 이루어지며 중간중간 얻게 되는 스킬의 씨앗을 얻게 되면 레벨업하지 않아도 스킬을 일정치 올리는 것이 가능하게 되니 그다지 어렵다고 생각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신시스템에 적응하자.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 볼 점은 비교적 자잘해 보이지만 전투 시스템에서 필수불가결적인 작용을 하게 될 텐션 모드라고 할 수 있다. 아군 턴에서 메뉴 하단 오른쪽에 위치하는 모으기(ためる)를 사용하게 되면 텐션이 발동되게 된다. 일정 수치로 다음 턴의 공격력, 마법력이 증가하게 되며, 이 텐션으로 인한 증가율은 호이미(ホイミ)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전투 중에 잘 사용하면 훨씬 쉽고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특히 5-20-50-100의 순서로 약 4번정도 모으기를 사용하게 되면 하이텐션 모드가 발동하게 되는데 이것을 잘 사용하면 아무리 강한 보스라도 1000이라는 어마어마한 대미지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 단, 무효화 마법에 걸리게 될 경우 일정확률로 모아두었던 텐션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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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하이텐션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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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지는 가뿐하게 1000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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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보스 몬스터들의 이미지도 인상적이다


숨겨진 재미, 몬스터 배틀 그리고 작은 메달
스토리 진행에 따라 등장하는 몬스터 배틀과 작은 메달. 이것은 스토리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나 수집욕과 미니게임 형식으로 즐기는 것이 가능한 서브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배를 얻은 시점에서 갈 수 있는 메달왕의 성을 방문하게 되면 그동안의 과로로 인해 쓰러진 메달왕의 뒤를 이어 메달왕녀가 출현하게 되고 그 이후 작은 메달을 찾아 누적시키면 메달왕녀로부터 다양한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물론 시리즈 전통이지만...)
몬스터 배틀은 모리의 부탁을 받아 떠도는 몬스터를 3마리 찾는 퀘스트를 종료한 시점으로부터 이용이 가능한 서브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이곳은 몬스터를 이용해 상대방의 몬스터들을 물리치는 배틀 아레나 형식의 미니 게임으로 각 랭킹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아이템도 다양하다. 특히 연금술 재료로 사용되는 성자의 재(聖者の灰)등의 입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즐겨볼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C랭킹으로 올라서게 되면 주인공 특기로 몬스터 불러오기가 가능해 실제 전투에서 몬스터를 사용해 싸우는 것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약한 몬스터가 주를 이루게 되지만 게임이 중 후반부에 이르게 되면 드래곤, 하구레 메탈 등 강력한 몬스터들을 이용해 보다 재미있는 전투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서서히 변화하는 드래곤퀘스트
스퀘어에닉스 합병이후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는 드래곤 퀘스트 8. 빠른 속도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 게임 업계에서 작은 시도로 차근차근 발전해 나가는 드래곤 퀘스트의 모습을 볼 때 현 게임 개발 업체들이 적어도 이런 모습을 본받아 주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이번 드래곤 퀘스트 8이 400만장을 달성하는 시점으로 전시리즈 누계 판매량 4000만장을 넘기기 때문에 더더욱 의미가 있지 않은가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이런 일류 게임이 한국에서도 정발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프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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