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자연과 싸우는, 그 아름다움을 표현'
국내 PS2와 동시 발매돼 독특한 색감의 그래픽과 스토리, 그리고 완벽한 게임 디자인으로 영화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이코'의 다음 작품인 '완다와 거상'의 개발진들이 지난 30일 한국을 찾았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완다와 거상'의 국내 출시를 기념해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발자와 만남의 시간을 마련한 것.

이날 행사를 위해 방한한 '완다와 거상' 프로듀서 카이도 켄지와 게임 디자이너 우에다 후미토는 '이코'를 만들 때부터 호흡을 맞춰 '이코'와 '완다와 거상'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인사말을 통해 "'이코'가 너무나도 높은 평가를 받아 '이코'의 후속작에서 그 이상의 게임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됐다"며 "때문에 후속작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시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완다와 거상'의 핵심은 움직이는 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는 16마리의 거상. 원래는 24마리의 거상을 준비했으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거상들을 제거하다보니 16마리로 최종 결정됐다고 한다.
게임은 주인공인 완다가 애마 아그로와 함께 영혼을 잃은 소녀를 되살리기 위해 인간이 살지 않는 고대의 땅에서 거상들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거상들은 각기 다른 약점을 지니고 있어 그 약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액션과 퍼즐을 풀어야한다.
후미토 우에다는 '완다와 거상'이 '이코'와 다른 점은 '이코'에는 없었던 '보스전의 메들리'라고 정의하며 "주인공이 거상을 기어오를 때 현장감과 몰입감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 덧붙여 "단순한 근육의 움직임, 대지의 흔들림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고 말해 거상과의 사투를 단순히 거대 몬스터와의 싸움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담기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게임 내의 필드가 가로 5.4km, 세로 4.5km나 되는 거대한 하나의 필드로 구성되어 있어 광활한 대지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으며 사운드 효과 역시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웅장한 배경음악을 삽입했다고 덧붙였다.
카이도 켄지는 "프레임이 떨어져보이는 것은 의도한 부분"이라며 "다른 게임처럼 프레임을 높히면 깔끔하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완다와 거상'만의 독특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완다와 거상' 발표 이후 '이코'의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우 기뻤다"며 "제대로 만든 게임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완다와 거상'도 그런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