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의 e스포츠, 세계로 나가자'

e스포츠의 본격 개화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해 e스포츠협회 주관 하에 양대 방송사인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통합해 진행한 '스카이 프로리그'가 부산 해운대에서 15만 명의 인파를 모았는가 하면, 최근 용산에서는 세계 최초로 500명 규모의 상설 경기장이 건립되는 등 e스포츠의 발전이 활발하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개화가 눈앞에 다가오는 느낌이다. 방송사, 협회 등을 뒤로하고서라도 WEF를 주관한 정청래 의원이나 최근 프로게임단 '소울'을 방문했던 맹형규 의원 등 앞 뒤로 e스포츠를 밀어주고 끌어주는 정치인들도 생겼으며, 국내의 열기 못지않게 중국 및 유럽 쪽에서 한국의 e스포츠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게임을 그냥 '뿅뿅뿅'이라고 치부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점차적으로 '스포츠'라는 시선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가 세계적인 물결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당위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e스포츠의 발전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전제하더라도 현재의 e스포츠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현실 문제와 외부적으로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두 가지 당면 과제 위에 놓여있다.

아직까지도 e스포츠는 많은 문제점에 봉착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비 스폰서 프로팀의 어려움, '세계화'라는 양적 팽창에 비해 작은 시장을 서로 뜯어먹으려 바둥거리는 업계 구성원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한 편으로는 '위태위태한 살얼음을 걷는 상황'이라고 파악해도 될 정도다.

이런 문제점들은 왜 생길까? 그것은 e스포츠 태생 자체가 자본 논리의 지배를 받는 전제이기 때문에, 그 존폐 여부가 결국 '돈'의 부족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을 왜 투자 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유는 오늘날의 e스포츠가 10대들이 열광해 마지않는 대중문화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지만, 사회가 아직까지는 이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e스포츠에 대한 투자 부족은 아직까지도 사회에서 e스포츠가 하나의 '문화상품'일 뿐이며, 10대 위주의 문화라는 '과소평가'에서 기인한다.

즉, TV를 통한 매체 폭발을 통해 굉장한 파급력을 나타내고 있다곤 하나 아직까지는 그 반경을 떠나있는 사람들, 즉 자금력이나 투자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 '이윤 극대화'라는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점은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를 더욱 갈망하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정식 스포츠에서 오는 막대한 사회성 이슈성을 뒤따르게 해야 본질적으로 e스포츠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를 표방하고 나서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넘어서야 할 벽이 상당하다는 것이 중론. 토론회, 공청회도 거쳐야 하고, 정식 '스포츠'가 갖춰야 할 기본 조건도 아직 'e스포츠'가 갖추지 못한 것이 많다. 아직까지 갈 길이 먼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e스포츠의 영역은 계속해서 확대되어갈 것이며 e스포츠 소비자의 영향력이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e스포츠의 소비자들은 전세계적으로 동질적이어서, 앞으로 e스포츠의 국제화가 진전될수록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현재의 e스포츠계가 왜 '투자를 받지 못하는지'의 분석에 중점을 두면서도, 하나 하나 정식 e스포츠를 위한 준비를 해나갈 필요성이 대두된다. 초석이 될 규정과 정책 등 밑거름을 튼튼히 해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e스포츠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으며, 다른 나라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는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번 상설 경기장 건립도 그렇지만, 지난해 협회 2기 출범 이후 프로게이머들의 초상권이나 라이센스 관련 협의부터 시작해 각종 규칙 등 e스포츠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보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분명히 미진한 부분도 많고, 한편으로는 '도대체 협회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며 세찬 질타를 얻어맞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그런 와중에서도 한국의 e스포츠는 조금씩 체계를 갖춰가고 있으며, 'e스포츠'의 발전을 노리는 많은 세계의 국가들이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향 후 e스포츠가 광범위하게 전파되어 '월드컵' 같은 온 세계의 주목을 받는 스포츠가 되리라는 부푼 꿈을 가져보면 어떨까? 당장 힘들더라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서, e스포츠 업계의 사람들이 지금 한국의 태권도처럼, 중국에도 유럽에도 진출해서 코치를 하고, 국내 e스포츠 심판들이 권위있는 국제 e스포츠 경기 심판으로 초빙되어가는 나날을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얼마 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술자리에서 잔을 권하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한국 e스포츠, 세계의 중심"이라고. 본인은 e스포츠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이렇게 관계자가 말하는 한 마디가 너무도 기분 좋게 느껴졌다. e스포츠 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써, '업계 관계자들 모두가 작은 눈앞의 이익에 바둥거리지 말고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e스포츠 업계,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각자 '공통의 발전'을 위해 도모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업계 사람들이 꿈꾸고 생각하는 '영광'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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