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속 '투쟁의 역사'를 파헤친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다툼이 발생한다. 단순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시비부터 경쟁자들과의 격한 경쟁까지,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조용할 날이 없다. 이는 아마도 다양한 사고방식을 지닌 인간이라는 특성 때문에 생기게 되는 필연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간의 분쟁과 시비는 수많은 게이머들이 각자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온라인게임, 특히 MMORPG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면 인간은 그 무리 중에서 자신의 우수함 내지는 뛰어남을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우월성이나 강함 혹은 뛰어남을 증명하기 위해서 좋은 아이템을 구한다든가 높은 레벨을 가지기 위해 밤새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여하튼 이런 경쟁 속에서 게이머들은 다른 게이머들과 다소 시비가 일어나기도 하고 시비끝에 실력행사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러한 게임내의 모든 행위를 우리는 PVP(player vs player)라 부른다. 이런 PVP는 작금에 이르러서는 MMORPG의 성공 요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추세이며 게이머들 간에 가장 중요한 화두거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중요한 화제거리의 PVP는 원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현재는? 또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가게 될까?
*PVP의 시작은 너무나 사소했다.
처음의 PVP는 단순한 시비에서 시작됐다. 이 때 당시 대표적인 PVP게임은 지금도 MMORPG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리니지'와 무협온라인 게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영웅문'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때 당시의 PVP의 원인은 상당히 원색적이었다.
필드에서 게이머가 몬스터를 사냥하다가 나온 아이템을 다른 게이머가 훔쳐갔을 때(전문 용어로 스틸이라 부른다)혹은 지나가다가 부딪혀서 말싸움 끝에 결국을 칼부림을 할때(마치 현실에서 어깨를 부딪히거나 눈이 마주쳤을때 시비를 걸듯이 말이다)등이었다. 물론 이후에는 어느 정도 레벨을 키운 게이머들이 더 이상 게임 안에서 즐길 컨텐츠가 없어서 재미삼아 다른 게이머들과 싸우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게임 내에서 심할 정도의 모욕과 욕설은 당한 입장에서는 견딜 수 없을 정도, 흔히 말하는 뚜껑이 열릴 정도로 분노하게 만들고 이는 상대편 주소나 위치한 장소를 알아내게 만들어 현실에서 직접적으로 싸움을 벌이는 일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후의 PVP는 조금은 다른 양상을 띄게된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게임개발 업체들이 일종의 보완책을 낸 것이다.

아직까지 MMORPG의 황제 리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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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의 후속편인 리니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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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P지역과 NON PVP 지역
게임 개발사에서 내놓은 보완책이란 바로 PVP 지역과 NON PVP 지역이었다. 이렇게 지역을 나누게 된 이유는 그동안 별도의 PVP 지역이 만들어지지 않아 일반 필드에서 무차별적인 PK(Player killer)가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저레벨 게이머들이 고레벨 게이머들에게 학살 당하는 일이 자주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역이 나뉘어진 이후에 게이머들은 저레벨 때는 안전하게 필드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어느정도 레벨이 올라가면 PVP 지역에서 다른 게이머들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물론 어느 정도의 경쟁에 대한 목표를 주기 위해 명성이라든가 랭킹 시스템들을 보완, 이때부터 PVP는 원시적인 상태에서 게이머들간의 무법적인 분쟁의 난립이었다면 명예나 명성을 위한 마치 중세 시대의 기사들간의 투쟁과도 같은 양상을 띄게 됐다. 물론 이로 인해 게이머들은 자신의 명성을 높임과 동시에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게 됐고, 그동안에는 게임내에서 자신의 캐릭터의 생존을 위해 움직였다면 이때는 게이머들간의 명예와 명성을 위한 노력과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게이머간의 1:1 대결이 이루어졌으며 어떻해 보면 이때부터 진정한 의미의 PVP라는 개념이 잡혀가기 시작했다고 본다. 게이머들은 마치 서부극에서 총잡이들이 목숨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것처럼 혹은 일본의 사무라이들이 전국을 돌며 무사수행을 하는 것과 같이 다른 게이머에게 결투를 신청해 대결을 벌였다. 물론 PVP 지역에서는 파티를 맺지 않는 한 자신 외에는 모두 경쟁자요, 자신의 사냥감이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살인이 일어나기도 했다.
PVP 지역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허락되는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에 언제나 치열한 전투가 이루어지게 됐다. 따라서 게이머 간에 철천지 원수가 되어 '내가 저 녀석을 잡지 않으면 게임 접는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더욱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 하는 일들이 발생했고 이로인해 게임 개발사들은 더욱 많은 게임회원들을 유치 할 수 있었다.
*이제는 대규모 물량전으로
개개인의 실력 다툼으로 시작된 PVP는 이제 그 규모가 점점 거대해진다. 이것은 온라인 게임 내에 '길드'라는 사회 집단이 생겨났기 때문. 각 길드는 하나의 사회 조직으로 단체로서 이익을 추구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자신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게 되었고, 따라서 PVP는 길드의 실력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로서 대규모 전투가 잇따르게 되었다. 이런 대규모 전투는 1:1 전투에 비해 다양한 캐릭터 조합이과 전술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치열한 PVP가 가능해졌으며, 길드는 자신의 힘을 과시함과 동시에 레벨 업이나 아이템 강화와 같은 내부적인 발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경쟁자들 역시 이에 지지 않기 위해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보통 게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반적인 발전도가 70정도였다면 PVP를 통해 150, 180까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게임 개발사들은 이러한 PVP의 매력을 통해 좀 더 많은 게이머들을 끌어 들일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PVP가 없는 게임은 재미가 없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많은 개발사들이 게이머들에게 보다 다양한 PVP 재미를 주기 위해서 고민 했으며 이러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공성전' 개념이다. 공성전은 한 길드가 성을 차지하면 다른 길드가 성을 빼앗기 위해 성에서 대규모 전쟁이 이루어진다. 더불어 공성전은 단순히 보다 넓은 범위의 PVP가 아니라 보다 더 확실한 이득이 있기에 많은 게이머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성에서만 나오는 레어 아이템이라던가 세금과 같은 일정한 수입 등으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이제는 단순히 자신과 길드의 명성 때문만이 아니라 보다 많은 실질적인 이윤이 생기기 때문에 공성전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없었던 확실한 이익으로 인해 많은 게이머들이 공성전에 뛰어들었으며 이를 통해 공성전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PVP 지역과는 달리 공성전은 한정된 장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에 대한 연구라던가 캐릭터조합, 전술 개발 등 성에 자신의 길드 깃발을 꽂기 위해 많은 게이머들이 노력했다. 이러한 공성전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상당수의 온라인 게임들이 매주 정해진 시간에 공성을 실시하면서 지금도 뜨거운 열기를 달구고 있다.
*이제 PVP는 기본, 당신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길드간의 대규모 PVP와 공성전을 통해서 PVP는 한동안 절정의 시기를 지내왔다. 하지만 3~4년 간 이렇다할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이지 못해 슬슬 지겹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기존의 게임들 역시 PVP로 인한 매력이 바닥나고 있는 시기였다. 이런 때에 새로운 PVP 개념을 가지고 나온 게임이 바로 '릴온라인' 'RF온라인' 이었다. (물론 세계적으로 따진다면 국가전을 가장 매력적으로 표현했다는 '다크 오브 에이지 카멜롯'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종족간의 대립으로 인한 자연스런 PVP!, 물론 이런 구도는 현재 '샤이아'라든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로 이어졌다. '샤이야'의 경우 처음부터 게임 설정을 아예 극명한 대립 관계로 설정해 놓았다. 정의의 편 빛의 동맹과 어둠의 세력 분노의 연합, 게이머는 두 가지 세력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으며 자신의 캐릭터를 완전히 삭제하지 않는 한 자신의 선택한 진영으로만 플레이할 수 있다. 홈페이지의 커뮤니티 역시 자신의 진영만 열람이 가능할 정도로
처음부터 철저한 경쟁 구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PVP 지역에서는 양 진영의 PVP가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세력은 서로에게 지지 않기 위해 '성물쟁탈전'(PVP 지역에 등장하는 중립 건물로 이것을 파괴하면 레어 아이템이나 새로운 사냥터 등 다양한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에 참가하거나 레벨 업, 아이템 인챈트 등을 통해 자신들의 힘을 기르고 있다.
'와우' 역시 비슷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와우'는 스토리 설정에서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대립 구조가 부각된다. 실제 게임에서도 게이머들의 얼라이언스와 호드 간의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지금은 패치로 인해 어렵게 됐지만 한 때는 상대방의 핵심 도시까지 침공할 정도로 활발한 PVP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시티 오브 히어로'의 히어로와 밀런의 대립, '로한'의 휴먼, 엘프, 하프엘프, 단 4종족이 벌이는 대결 구조 등 근래의 온라인 게임들은 이렇게 게임 설정을 PVP에 적합하게 나누어 새로운 방식으로 동기 부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전에는 개인 혹은 단체간의 갈등이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PVP가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애초에 나와 적으로 구분하여 명확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런 온라인 게임들은 단지 자신의 이익만이 아니라 깊이 있는 스토리 구성을 통해 '저쪽에게 지면 이건 나의 명예를 잃는 것이다'라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일반적인 PVP와 공성전 개념에 지친 게이머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명확한 대립 구조를 가지고 PVP를 유발하는 온라인 게임들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온라인 게임 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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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오브워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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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국내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글로벌하게 즐기는 시대
현재 온라인 게임에서의 PVP는 국내나 아시아 지역의 게임에서 굉장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북미나 유럽쪽 게이머들은 아직까지는 PVP 보다는 게임 자체의 스토리를 즐기는 플레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해외로 수출되면서 해외 게이머들도 점차 PVP의 재미를 익혀가고 있다.
예를 들면 '길드워'의 경우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길드간의 PVP 시스템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의 온라인 게임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마리오 카트DS' 역시 자신의 아이디만 있으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의 게이머들과 경주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또 앞으로 정부에서 추진 중인 와이브로 사업이 이루어진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게임에 접속해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PVP는 특성 상 지나친 비매너 행위로 인해 문제가 되어왔지만 게이머의 기본적인 욕구 해소와 함께 내부적인 발전 요소로 손꼽혀 왔다. 나 혼자서 열심히 하는 것 보다는 옆의 경쟁자를 통해서 좀 더 성장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LG가 서로 경쟁하며 지금의 대기업이 된 것과 같이, 경쟁자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따라서 앞으로도 PVP는 이러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게임 상에서 가장 치열한 공간이 될 것이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전세계의 게이머들과 경쟁을 벌이는만큼 한국 게이머들이 승리하기를 기대해본다. 물론 기본적인 에티켓은 필수, 언제나 정정당당한 게임으로 매너를 지키는 센스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