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 김정율 前 회장 형사고소
4000억 벤처 신화와 공금 횡령 혐의로 작년 말 게임업계에 큰 이슈를 만들었던 김정율 前 그라비티 회장이 결국 그라비티에 의해 형사 고소 당했다.
그라비티(대표 류일영)은 김정율 前 회장의 공금횡령 사건 조사 결과 업무상 공금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가 밝혀져 김 前회장을 형사 고발했다고 23일 나스닥에 공시했다.
이날 발표된 바에 따르면 김 前회장은 수년간 90억원 이상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당초 김前회장이 밝힌 횡령 금액인 60억원에 비해 무려 30억원이 넘는 수치이다.
감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김 前회장은 2002년과 2003년 사이 해외 파트너 업체로부터 받은 계약금과 로열티 수익의 일부를 홍콩 소재 은행을 이용해 환치기 수법으로 85억원 이상 횡령했으며 해외직원의 임금용역 매출 누락 분까지 포함하면 총 횡령 금액이 90억원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업무와 무관하게 회사 공금이 사용된 경우가 총 6건으로 총 4억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년간 부인 명의의 부동산 부지 조성 공사, 개인 주식 처분 자문비용, 개인 변호사 비용 등 개인적인 용도로 회사 공금을 유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해외파트너 로열티 수입을 홍콩 유령 계좌를 통해 빼돌린 후 국내에 반입하거나 미국에 유학중인 자녀명의의 계좌로 송금했으며 해외에 근무하는 자사 직원들을 시켜 현지 파트너사로부터 받은 임금을 입국시 현금으로 소지하게 만든 후 이를 수령하는 방식을 사용해 최근까지 해당 직원들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미국 증권감독위원회 실사결과에 따라 그라비티가 나스닥 상장 취소운명에 처할 수도 있으며, 향후 엄청난 금전적 손실이 예상된다"며 "그라비티가 대대적인 조사비용과 과거 3년간의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하고 이에 따른 문제와 과거매출 누락으로 인한 세금 탈루에 따른 벌금 등의 금전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라비티 류일영 대표는 "그라비티가 나스닥 상장사인 만큼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지난해 9월 독립적인 사외이사들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감사위원회는 국내 유수 법무법인을 독립적인 조사법인으로 선정해 내부 감사를 실시해 왔다"며 "회사의 신뢰도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나스닥 상장사로서 모든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밝히고 불미스러운 일들을 모두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그나로크2' 출시 및 적극적인 해외 공략에 대한 회사의 의지와 일정은 이번 사건에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그라비티가 국제적인 모범기업으로 투명하게 거듭나는 기회로 삼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회장의 회계 부정과 관련해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도 나스닥 상장사인 그라비티의 정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