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이렇게 기획하라’
한국게임사관학교(교장 정영수)는 산업자원부의 후원을 받아 26일 삼성 코엑스 4층 그랜드 볼룸에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제작'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군주'를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엔도어즈社의 기획팀장 이 건 씨가 직접 강연을 맡았으며, 게임 개발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게임업계 관계자들 100여명과 사관학교 학생 3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 건 팀장은 과거 수학 강사 출신답게 능숙한 폼으로 마이크를 잡고 강의를 진행했으며, 진지하게 게임에 대해 논하면서도 때로는 '님아 자제염' 식의 개그적인 표현을 섞는 등 전체적인 회장의 분위기를 자신의 페이스로 이끌어갔다.
먼저 이 건 팀장은 요사이 대부분의 게임들이 'RPG 베이스'로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캐주얼 게임이든, 학원물 게임이든, MMOPRG 든 레벨을 올리고 경험치를 쌓는 등 그 기본이 RPG인 경우가 많다는 것. 그리고 과거 1세대 개발자들이 '기획-디자인-프로그래밍'을 전부 할 수 있었던 멀티플레이어인 상황에서 지금 2세대들은 분야별로 따로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어떠한 게임이 좋은 게임인가'라는 논제에서 이 건 팀장은 '좋은 게임이란 뚜렷한 특징과 장점을 가진 게임'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장점을 가진 1세대 게임들이 여전히 게임계 상위 랭커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또 현재 게임 개발의 포인트는 빠른 게이머 취향에 맞춰야 하는 만큼 '시간싸움'이며, '어떻게 게이머들로부터 돈을 거두어들일 수 있을까'도 중요한 기획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온라인 게임의 특징'으로는 '게이머와의 극대화된 커뮤니케이션성'을 대표적으로 꼽으며 개발사가 만들고 게이머들의 반응을 보고 수정하는 식의 '서로 주고받는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개발자가 반찬을 만들고 게이머가 그것을 주워 먹었다면 이제는 게이머가 반찬을 만들고 개발자가 그것을 주워먹는 식이 되어야 한다'며 게이머들의 아이디어를 전격적으로 수용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그러면서도 게이머의 입맛을 맞추는 것도 좋지만 너무 맞추면 게임사 자체의 철학이 무너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대한 기획에 대해서는 각 나라 게이머들간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한국의 경우 정이 많고, 사람들끼리 부대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계적인 만남이 아니라 인간적인 만남을 주선해야 함'을 강조했으며, 북미나 유럽 쪽은 보다 활기차고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해야 함을, 일본의 경우 게이머들이 매우 분석적인 만큼 '패키지 게임 성향'의 부분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라인'을 생성하기 위한 만남이 무조건 있어야 하며, '커뮤니티 적인 요소'가 강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이 건 팀장은 사람들간의 교류를 위해 게임 속에서의 스킨십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개발자들도 이제는 당당하게 '양의 세계'로 나와 게이머들과 충분하게 의견을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건 팀장은 최고의 마케팅 방법이 게이머들의 '입김'이라고 진단하면서, 제아무리 광고를 해도 옆의 친구가 '내가 장비 다 맞춰줄께, 같이 하자'라는 식의 말 한마디를 당할 수 없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또한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기획 또한 친구들끼리 서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해 순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됐으며, 강의가 끝난 뒤에도 30여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질문 공세를 쏟아내는 등 국내의 게이머들이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제작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실제로 유료화 서비스를 진행중인 업체의 담당자가 직접 나와 현실적인 업계의 흐름을 설명해줘서 너무 좋았다."며,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의 특징과 기획에 대해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이런 기회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