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공포스럽지 않은 색다른 공포 게임

오스칼 lwtgo@hanmail.net

많은 사람들이 여름만 되면, 이런저런 공포물을 찾아다닌다.(헉 지금은 초가을인데..-_-)무서운 분위기에 오싹함을 느끼며 더위를 잊기 위해서라나.. 역시 그런 공포물이라면 영화가 가장 일반적이고 대중적이지만, 이외에도 공포라는 요소를 포함한 것들은 많이 존재한다. 게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르.. 그 중에서 필자가 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그레고리 호러쇼로 과연 이 게임이 가져다 주는 공포는 어떤 것일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무서운 영화?
무서운 영화라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제목과는 다르게 영화 속에 다른 영화의 패러디를 삽입시킴으로써, 공포분위기보다는 웃음을 더 많이 주는 공포(?) 영화다. 갑자기 무서운 영화 이야기를 해서 당황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 영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그레고리 호러楮?무서운 영화가 제목과 내용이 상반된 느낌을 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포라는 것은 시각적으로 현실과 흡사하면 흡사할수록 극대화된다고 생각한다. 헌데, 그레고리 호러쇼는 네모난 상자를 연상시키는 2등신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다보니 첫 느낌이 "무섭다!"라기 보다는 "웃기다!" 내지는 "귀엽다!" 이다. 물론 공포(?) 게임이다보니 게임의 무대가 되는 그레고리하우스는 어두침침한게... 제법 공포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두운 복도에는 양초가 켜져 있고, 그 불빛에 그림자가 아른거리며, 정원(?)으로 나가면, 안개가 자욱하게 눈앞을 가린다. 거기다 적(?)캐릭터가 플레이어를 잡으러 쫓아올 때는 긴박한 사운드와 함께, 쫓긴다는 기분을 확실히 느낄 수 있으며 꽤나 무섭다! 하지만 화면에서 도망가는 것은 2등신 BOX -_-;;; 공포지수가 반감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이렇듯 그레고리 호러쇼는 공포와 웃음이라는 요소가 서로 뒤섞여서 제목처럼 호러물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이 게임을 통해 더위를 잊으려 했던 사람이 있다면 대략 낭패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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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적인 배경에 2등신캐릭터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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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어떻게 보니.. 안어울리는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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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방을 엿보자!
그레고리 호러쇼에서 남의 방을 엿본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시스템이다. 어드벤처 게임인 만큼,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서를 찾아야 하는데, 남의 방을 엿보며(문 앞에서 세모버튼으로 가능)캐릭터들의 대화를 듣는 것이 단서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에는 이방 저방 돌아다니며 엿보기를!! 캐릭터간의 대화도 재밌는게 많아서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현실에선 자제하자!)
그리고 엿보는 것은 성격에 안 맞는다는 분들을 위해 노크하기 겸 두드리기 기능도 존재한다. 이 모션은 방 안에 들어있는 사람을 불러내거나 아이템을 찾는데 사용되는데(네모 버튼을 문 앞에서 누르면 노크, 사물 앞에서 누르면 두드리기가 발동한다)이 기능의 숨겨진 용도가 하나 더 있으니 그것은 남자라면 어렸을 때 한번쯤은 즐겨봤을 '초인종 장난'. 그레고리 하우스에서 영혼을 갈구하는 숙박객들의 방을 노크하고 도망가기 놀이를 하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추억은 방울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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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엿보기라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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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두드려 보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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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을 입수할 수 있었다

시간이라는 개념!
이 게임은 시간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재밌는 요소가 많이 생기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각종상태이상과 수면, 실시간진행으로 인한 긴장감이다.
상태이상은 플레이어가 쉬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면 피로가 쌓여 발생하는 현상인데 초반에는 두통같은 가벼운 증상이 발생하지만 이것을 무시하고 계속 움직이면 상태이상의 최고단계인 혼란까지 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캐릭터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된다. 때문에 필요한 것이 수면인데 잠을 자면 피로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멘탈게이지(MG)가 회복되기 때문에 게임 중간중간 적절히 잠을 자야만 게임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시간진행으로 인한 긴장감이라는 것은 플레이어와 다른 캐릭터들이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순간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 주의하지 않으면 엿보기를 하고 있는데 등 뒤로 누가 다가오거나 문이 갑자기 철커덕하고 열리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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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따라 행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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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으로 피로를 풀고, 멘탈게이지를 회복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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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놀래라~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위 속담에서 정신에 해당하는 것이 그레고리 호러쇼에선 멘탈게이지(MG)로 표현되어 있다. 플레이어가 그레고리 하우스 안에서 생활하면 조금씩 줄어들고, 다른 손님들에게 붙잡혀서 호러쇼(일종의 필살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를 당하면, 크게 감소하는데 멘탈게이지가 0이되면 플레이어는 게임오버가 되기 때문에 이 정신력을 유지시켜야 한다. 이는 아이템의 사용이나 수면, 독서(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걸 증명하고 있다?)로 보충할 수 있으니, 그레고리 하우스를 빠져나갈 때 까지 정신을 바짝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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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상단의 얼굴주위를 둘러싼 안개가 멘탈게이지


영혼을 모은다
그레고리 호러쇼의 부제가 Soul Collecter인 만큼 이 게임은 영혼을 모아야 하는 게임이다.(스토리상에서 주인공은 사신에게서 그레고리 하우스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영혼을 모아서 달라는 소리를 듣고 영혼을 모으기 시작한다.)그레고리 하우스에 묵고 있는 손님중에는 파란혼을 지니고 있는 손님이 있는데, 그 영혼을 빼앗아야한다. 하지만 손님들이 영혼을 좋아하는지라.. 달란다고 그냥 주지 않으니.. 빼앗을 방법을 연구하는게 이 게임의 재미. 그래서 그 수단으로 앞에서 언급한 엿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각 손님들마다 영혼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이 틀리기 때문에 그 방법을 찾다보면.. 왠지 탐정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시간이라는 점에서 손님들의 생활패턴을 파악하고 특정시간에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만약 손님에게 영혼을 빼앗았다면.. 그때부터 안심할게 아니라 불안에 쌓이는 것도 하나의 특징.. 영혼을 빼앗고 사신에게 가져다 주지 않은채 지니고 있다가 해당 손님에게 걸리면.. 영혼은 반납~ 또한 영혼을 사신에게 주었다고 한들.. 다음부터 영혼을 빼앗긴 손님은 플레이어를 발견하면, 원수인냥 쫓아와서 호러쇼를 선사해주려하기 때문에.. 많은 손님에게 영혼을 빼앗을수록..다시말해 진행을 많이 할수록.. 플레이어를 쫓는 적은 많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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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중 간혹 이런 애정행각을 목격하는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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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찾으면 사신한테 영혼을 건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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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도장을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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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빼앗긴 숙박객은 눈에 불을켜고 쫓아온다~

카툰호러?
앞에서 그래픽적인 면을 잠깐 언급했듯이, 등장하는 캐릭터는 2등신으로 만들어져 있다. 거기다가 둥글둥글한 것이 아닌 네모나게 각진 2등신에 그 네모난 얼굴이 상태이상에 따라 찡그리는 표정, 놀라서 동공이 확대된 모습, 짜증이 나서 머리에 핏줄이 선 모습까지 상당히 만화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또한 그 등신(음 이상하다;)에 맞춰진 주위배경들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아기자기함 뿐 아니라 배경의 퀄리티도 상당한데, 복도에 켜진 촛불에 비치는 플레이어의 그림자가 각도나 위치에 따라서 커지거나 작아지고, 실외에서 볼 수 있는 안개도 눈앞에서 흐물거리는 것을 잘 표현해 놓았다. 캐릭터의 대사나 행동들은 만화적이고.. 그에 반해 배경은 아주 사실적인.. 이 게임은 뭔가 이상하게 뒤섞여 있는 듯 하지만.. 너무나도 잘 조화시킨 그런 느낌을 준다. 오묘한 조화라고 할까나..

깔끔한 한글화
그레고리 하우스의 한글화는 상당한 수준이다. 매뉴얼과 자막부분만 한글화가 되었는데, 자막으로 표현한 대사들이 맛깔나게 되어 있다. 뭔말인고 하면, 개구리점술사는 말끝에 개굴개굴 거리고.. 좀비고양이는 ~~다옹 ~~냐옹이라고 말을 맺으며(포켓몬스터의 나옹이를 생각하면 되겠다)사신은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_-;;) 폰트도 게임과 잘 어울리고, 번역도 잘 되어 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배경바탕이 흰색인데.. 글자색도 흰색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몇몇 부분이 잘 안보인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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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글이 잘 안보일 때가 가끔있다


한번 해보세요
그레고리 호러쇼는 난이도가 그리 높은 것도 아니고, 조작법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엿보기라는 게임방식이 초보자들도 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모두가 조금만 해보면 적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 하지만 게임의 진행이 엿보기라는 것에 너무 치중되어 있어서,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된 진행방식에 흥미를 잃을지도 모르겠다.(필자가 공략을 하느라 수십시간을 엿보기 해서 그럴지도-_- 플레이시간은 적당하니 지루함을 느끼기 전에 끝날거라 생각!)하지만 꼭 엔딩을 보았으면 하는게 필자의 바람이다. 엔딩을 접하게 되면 아마도 플레이어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는 게임이라고 필자는 느꼈기 때문이다. 왜 필자가 그렇게 느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레고리 하우스로 한 번 가 보도록! 물론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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