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프로리그 개막 한달, 이변 속 '4강구도 가려진다'

지난 해인 2005년 프로리그가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SK텔레콤 T1의 독주 체제였다면, 2006년 프로리그는 새로운 강호들이 가세한 본격적인 춘추전국 시대가 펼쳐질 기세다.

MBC게임 히어로즈(구 POS), CJ프로게임단(구 G.O) 등 새롭게 창설된 기업팀들이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그동안 발휘하지 못했던 실력을 120% 끌어내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기 때문. 이들 신생 구단들이 '창단효과'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자 SK텔레콤과 KTF 등 전통의 강호였던 구단들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였으며 그런 가운데 프로리그의 판도가 새롭게 뒤바뀌고 있다.

< MBC, CJ 새로운 강자로 도약>

MBC게임과 CJ는 그야말로 이번 시즌의 최대 돌풍으로 떠오르고 있다. MBC게임은 온게임넷 스타리

그를 두 번이나 우승한 박성준, 최근 최고의 프로토스로 꼽히는 박지호, 그리고 슈퍼루키로 불리

는 염보성 등을 보유하고 있는 강팀. 약점이 없는 원-투-쓰리 펀치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상대해

야 하는 상대팀들 모두 까다롭다는 반응들이다. POS 시절에는 스폰서가 없어 상당히 어려운 상태

에서 팀을 꾸려나갈 수밖에 없었고 개인전은 강해도 프로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기록하지

못 했지만 이제는 탄탄한 지원 아래 강력함을 발휘, 프로리그에서도 4연승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또 에이스 3인방을 제외하고도 신예 이재호와 기존의 유망주들이었던 김택용, 문준

희까지 분발하고 있어 지속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CJ 역시 MBC게임에 이어 3승을 거두며 2위로 신바람을 타고 있다. 비기업팀인 G.O 시절에도 프로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지만, 많은 팬들이 조금만 더 지원이 있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팀이라며 아쉬워했었다. 그런 만큼 드디어 CJ와 함께 팀을 재창단하고 나자 예전과는 전혀

다른 '포스'를 갖추게 됐다. 에이스 서지훈과 마재윤에 이어 신예 장육이 가세해 개인전 라인이

더욱 튼튼해졌고, 이주영-김환중 콤비가 팀플레이를 책임지고 있다. 다른 팀에 비해 개인전 카드

가 다양하고 무엇보다 조규남 감독의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한 용병술이 빛을 발하고 있어 향후에

도 다른 팀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혀줄 것으로 예상된다.


< STX-SOUL과 르카프 오즈의 분발도 관심거리>

한편, CJ와 MBC에 비해 STX-SOUL과 르까프 오즈는 '창단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연패에 빠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팀으로 거듭나면서 확실한 지원을 보장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당황하고 있는 상황. STX의 경우 한승엽, 김남기 외에는 이렇다할 에이스가 없다는 문제점과 종족별로 1승을 책임질 수 있는 카드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르까프는 에이스 오영종이 개인리그 부진에 빠져있는 상태고 아직까지는 개인전에서 미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그나마 신예 최가람이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시즌1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한 것이 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프로리그 초반이 부진하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팀들이 아니다. STX의 경우 지난해 프로리그 전기리그에 결승전까지 갔던 저력이 있어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며, 르카프 오즈 또한 오영종을 중심으로 차후 대결에 이를 갈고 있다.

< SK텔레콤-KTF 등 기존 강호들 '두고봐라 지지않겠다'>

이런 신예 창단팀들의 움직임에 대해 다소 당황은 했지만 기존의 강호로 군림하던 SK텔레콤과 KTF도 이젠 질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SK텔레콤과 KTF는 초반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고의 테란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과 강민, 홍진호 등이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KTF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각오다.

더불어 작년 한해 개인리그는 물론 프로리그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냈던 e네이처는 만년 꼴지를 탈출해 중위권 도약에 성공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서기수, 조용성 등 개인전이 살아나고 있고 최근 코치로 전향한 김현진 코치의 지휘 아래 단단히 뭉친 팀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유일한 비기업팀으로 남은 KOR 역시 '깜짝' 성적으로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2005년에는 한동욱이 개인리그에서 활약했지만 프로리그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시즌 내내 하위권에 맴돌아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한동욱, 차재욱이 테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고 전태규가 완벽하게 부활한 기량을 선보이며 2004년 프로리그 돌풍을 다시 한 번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아직까지는 새로운 신예라 불리는 새로운 기업팀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관람객들의 관심을 뺏긴 기존의 강호들도 이를 갈며 다음 시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까지는 최종 우승의 영예를 가져갈 팀이 명확하게 들어나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조만간 새로운 신예팀들과 기존 강호라 불리는 팀들의 재격돌의 결과가 향후 결승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프로리그는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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