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NO! 배틀이다.
번아웃과 EA의 만남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역주행으로 국내 게이머들의 시선을 한번에 사로잡았던 '번아웃2'가 더욱 파워업된 모습으로 우리들 눈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EA의 타이틀을 달고... 2편이 워낙에 높은 게임성을 보여줘 이보다 더 역주행의 묘미를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게임이라는게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자본이 투자되었는가도 중요한 법. 이제부터 번아웃의 아이디어와 EA의
자본력이 만난 번아웃3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크라이테리온의 아이디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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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의 자본력이 만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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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나오면 무조건 레이싱 게임? NO! 번아웃3는 배틀이다.
레이싱 게임이라 하면 차가 나와서 트랙 혹은 오프로드를 달리며 다른 차량들과 경주를 하는 게임을 말한다. 번아웃3 역시 역주행이라는 조금은
색다른 소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는 있지만 위에서 말한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의 규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편인데 그럼 번아웃3는 레이싱
게임일까? 필자의 대답은 NO! 번아웃3에 레이싱 게임이라는 장르명을 붙이는 것은 이 게임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자 그럼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다른 레이싱 게임을 보면 앞 차를 앞질러 가기 위해서는 그 차보다 빠르게 달리거나 더 짧은 거리를
달려야 한다. 때문에 레이싱을 소재로 한 게임이나 영화 등을 보면 길이 좁은 곳에서는 앞에 있는 차가 길을 가로막아 뒷차가 빨리 달리고
싶어도 충돌이 날까봐 속도를 줄이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뒷차가 그런 설움을 당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맘에 안들면
받아버리면 끝! 이 게임에서 충돌이란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야 하는 필수 요소다.

레이싱이 아니라 배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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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들도 공격을 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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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 게이지 시스템의 변화
그럼 왜 충돌이 필수 요소가 된 것일까? 그것에 대해 얘기하려면 먼저 부스터 게이지 시스템의 변화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2편을 플레이해본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만약 모른다면 2편의 리뷰를 읽어보시도록...)2편에서는 부스터 게이지를 채우는 방법이 멋진 드라이빙 테크닉을
선보이던지 역주행하면서 충돌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특히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체인 콤보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차량들을 순간적인 감각만으로 피해야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 체인콤보 시스템이 완전히 변했다. 예전처럼 역주행을 오랫동안 하면 발동하는
것이 아닌 다른 경쟁 차량을 공격해서 파괴하면 발동되는 시스템으로 변경된 것이다. 때문에 부스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경쟁 차량을
공격해야 한다. 이 말은 곧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공격해 체인콤보를 발동해야 한다는 것. 최단 거리를 빨리 달리는 것보다 상대방을
파괴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식 외의 경기 방식이 된 것이다.

경쟁 차량을 전복시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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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콤보가 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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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기 방식.
이런 공격적이고 상식 외의 경기 시스템을 돋보이기 위해 색다른 경기 방식이 많이 추가됐다. 일반적인 경기 방식 외에도 로드 레이지라는
이름으로 경쟁 차량을 얼마나 많이 전복시키는지를 경쟁하는 엽기적인 모드가 추가된 것. 이 외에도 일리미네이트라고 해서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순위 안에 들지 못한 차량이 파괴되는 모드도 추가됐으며 기존에 제공되던 크래쉬 모드도 차량이 폭발한 다음에 그 움직임을 게이머가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임팩트 타임 기능과 멀티플렉스 기능(일명 곱하기 기능)의 추가로 훨씬 재미있어졌다.(단 필자 개인적으로는 2편에 있었던 추격 모드가
삭제된 것이 상당히 아쉽다.)

다양한 경기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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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쉬 모드의 한 장면, 저런 아이템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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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후에도 차량의 움직임을 조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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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미네이트 모드의 한장면. 체크 포인트마다
일정 순위에 들지 못하면 이렇게 파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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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월드 투어
이 게임의 시나리오 모드라 할 수 있는 월드 투어 역시 2편과는 약간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다. 먼저 지역이 세개로 늘어나 볼륨이 압도적으로
커졌다. 2편의 경우에도 같은 지역을 코스를 다르게 해서 상당히 많은 미션을 제공했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역을 미국,
유럽, 아시아 이렇게 세 지역으로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2편 미션의 세배 정도. 월드 투어의 메인에 나와 있는 정보에 의하면 미션이 총
173개라는데(끝까지 가면 더 나올수도...)필자는 65개까지 플레이하다 결국 포기했다. ㅡ.ㅡ;
새로운 차량을 얻는 방법도 변경됐다. 전작의 경우 미션을 클리어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차량을 얻게 되는데 반해 이번 작품에서는 미션을
클리어할 때마다 상금을 받게 되고 그 상금이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새로운 차량을 얻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 특히 크래쉬 모드가 월드 투어
내에 추가되어 레이싱 모드에서 상금이 따로 누적되고 크래쉬 모드에서도 상금이 따로 누적되기 때문에 미션 모드 두 개를 같이 진행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역이 세 개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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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어에서는 크래쉬 모드와 레이싱 모드를
번갈아 가며 플레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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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획득
즉 지역이 세 개로 늘어나면서 세배, 크래쉬 모드와 레이싱 모드를 번갈아 가면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두배, 이렇게 해서 체감적으로는 전작보다 월드투어의 볼륨이 여섯배 늘어난 것처럼 느껴진다는 얘기. 결국 반복 연습이 그리 필요하지 않은 아케이드성이 강한 레이싱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을 늘리려고 여러 가지 발악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EA에서는 이것으로도 모자라다고 느꼈는지 게임을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사고를 일으키거나 멋진 장면이 나오는 등 특정 상황을 만족시킬 때 나오는 헤드라인 뉴스라든지 엽서 등도 모으게 만들어서 100% 클리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말 엄청 플레이해야 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것을 100% 달성하고 리뷰를 작성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일주일 플레이하고 나니 입에서 "그래 EA 니가 이겼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정말 징하다 EA!

번아웃이라고 한글로 새겨진 차량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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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모드에서 전부 금메달을 따면
이 녀석이 등장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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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상황을 만족시키면 사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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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뉴스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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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충돌효과.
번아웃이라는 게임 제목을 들으면 가장 먼저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백이면 백 모두 충돌장면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2편에서도 그랬었고 3편
역시 이것은 마찬가지인데 3편의 테마가 레이싱 배틀이다보니 2편보다 더 충돌 효과가 화끈하게 표현되어 있다. 뭐 다른 게임처럼 실제 차량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 놓고 부숴보자라고 결심을 한 것인지 정말 보는 사람이 아찔할 정도.(원래 차 회사들은 게임에서 자사의 차가
심하게 부숴지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실제에서도 그렇다는 이미지가 박힐 수도 있기 때문에...)2편의 경우 약간
애니메이션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나마 실감이 덜했는데 이번 작품은 2편과 다르게 완전히 실사같은 그래픽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느낌이다. 뭐 필자의 부족한 글솜씨로는 이해가 힘들테니 필자가 찍은 스크린샷이나 동영상을 보라. 그럼 이해가 될
것이다.(PS2버전도 굉장히 뛰어난 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하드웨어 한계 때문에 XBOX 버전보다는 덜 선명하다. 그러니 PS2와
XBOX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XBOX용 번아웃3를 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차량끼리 부딪히면 굉장히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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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에 타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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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를 사용하면 굉장한 속도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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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프트도 매우 쉽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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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특유의 멋진 사운드
어떤 게임이던간에 사운드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EA답게 이번 작품 역시 강력하고 멋진 사운드를 제공한다. 충돌하면서 차량이 파괴되는
소리나 드리프트를 구사하는 소리, 부스터를 사용할 때 나오는 소리 등 여러 효과음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총 40여곡이 넘는 빠른
비트의 배경음악이 이런 효과음과 멋진 조화를 이뤄 음악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달리고 싶은 욕망을 들게 하니 레이싱 게임의 사운드로 이보다 더
효과적인게 어디 있겠는가? 필자가 해본 게임중에서는 이니셜D의 배경음악이 가장 유명한 편인데(들으면 자연스럽게 액셀을 밟게 되니 운전할 때
절대 들으면 안된다는 주의사항이 나올 정도다)번아웃3의 음악도 이니셜D 못지않다.

게임 내내 인상적인 배경음악이 흘러나온다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한다.
이 게임은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제공한다.(물론 이것은 XBOX용 번아웃3 리뷰가 아니라 PS2용 번아웃3의 리뷰다)XBOX에 비해 온라인
서비스가 거의 없다시피한 PS2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인데(물론 일본은 다르다)더욱 더 좋은 것은 온라인 플레이 환경이 대단히
쾌적하다는 점. 아쉽게도 필자에게는 온라인 플레이를 즐길만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주의 사람들에게
문의를 해보니 컴퓨터랑 하는 것보다 몇 배의 재미를 선사한다고 한다.
단점은 없는가?
IGN 9.4점, 2004년 레이싱 게임. 더 이상 이 게임의 재미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레이싱 게임은 죽어도 하지
않는다는 사람이나 그란투리스모 같은 시뮬레이터 게임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는다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사서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타이틀이다.
그럼 이 게임은 단점이 없는 완전무결한 게임인가? 그건 절대 아니다. 물론 필자 역시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즐거워하며
플레이한 게임이지만 짜증나는 부분도 장점만큼이나 많다.
첫 번째 긴장감이 없다. 2편을 플레이해본 사람은 달리는 도중에 충돌하면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다는 표현을 주로 쓴다. 2편의 시스템상
역주행을 오랫동안 지속해야만 체인 콤보가 발동되기 때문에 한번 부딪치면 끝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스릴감이라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인데 3편에서는 상대방을 전복시켜야만 체인 콤보가 발동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충돌에
놀라지만 나중에는 충돌에 무감각 해져버린다. 그러니까 2편의 최대 장점이었던 스릴감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물론 이 시스템 덕분에 게임이
박진감있게 변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박진감이 많아진 것보다는 스릴감이 없어진 것이 더 아쉽다.
두 번째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월드 투어 모드의 지겨움이다. 물론 비싼 돈을 주고 산 게임이 금방 끝나버린다면 상당히 짜증날테니 어느 정도
플레이 타임이 길어야 하긴 하지만 이 게임은 정도가 너무 심한 편. 다양한 경기 방식이 등장하고 상금을 모으면 새로운 차량이 등장하는
수집적인 요소로 지겨움을 상쇄시키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걸로 해소되기에는 월드 투어가 너무 길다.
마지막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인 사기에 가까운 인공지능이다. 방금 전에 전복됐던 차량이 순식간에 쫓아와서 풀 부스터로 달리고 있는 게이머의
차량을 더 빠른 속도로 지나쳐간다면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이 게임이 아케이드 성이 짙은 게임이라는 점은 이해를 하지만 게이머를 우롱하는
것도 정도껏이지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하는거 아닌가? 필자가 시험 삼아 느리게도 달려봤는데 우습게도 게이머가 느리게 달리면 다른 차량들도 약간
느리게 달린다. 한마디로 게이머의 수준에 따라 인공지능이 달라진다는 얘기.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약간씩 난이도가 조정되는 것도 좋지만 상식에
어긋날 정도의 조절은 오히려 게임을 할 의욕을 떨어트린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장면에 너무 익숙해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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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차량을 다 모으기 위해서는
지겨워질 정도로 플레이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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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이 게임을 즐겨라.
위에서 단점을 몇가지 적기는 했지만 이 게임은 정말 칭찬받아야 하는 대단한 게임이다. 그란투리스모가 사실적인 레이싱 게임의 최고봉이라면 이
게임은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의 최고봉이라고 지칭할 수 있을 정도. 필자의 경우 운전에 서툴다보니 레이싱 게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번아웃3 때문에 레이싱 게임의 세계에 푹 빠져들게 됐고 뒤늦게 2편을 사서 지금도 번갈아 가며 플레이중이다.(3편을 먼저 했는데도 불구하고
2편이 재미가 있다. 역시 2편은 대단한 게임이다)필자처럼 레이싱 게임에 입문하려고 하는데 너무 어려울 것 같다면 이 게임을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직장생활이나 학교 생활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자신이 운전하는 차의 공격을 받아 종이처럼 구겨지는 경쟁차량을 보면 한방에
스트레스가 날아갈테니 말이다.

불상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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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파고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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