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L1, 콘솔 게임에 도전하는 레이싱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아버지이자 XL게임즈의 대표인 송재경씨가 자신의 주무대인 롤플레잉 분야가 아닌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그 색다른 장르는 바로 레이싱 온라인 게임 분야. 사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이러한 송재경 대표의 폭탄 발언에 대해 당황해 했으며, 롤플레잉과 레이싱이 너무나 다른 장르이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가 공개한 스크린샷은 콘솔 게임과 버금가는 퀄리티를 보여 게이머들을 경악시켰으며 드디어 제대로 된 레이싱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 뒤 이 게임이 몇 번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지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송재경 대표의 마법이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이 아닌 레이싱 온라인 게임에서도 통할지, 지금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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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기 어려운 콘솔의 벽

콘솔 레이싱 게임과 온라인 레이싱 게임, 이 두 플랫폼 간의 게임 대결은 승부를 내기가 매우 어려웠다. 온라인 레이싱 게임은 많은 게이머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과 추가적인 업데이트를 통해서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으며, 콘솔 레이싱 게임은 처음부터 높은 완성도와 풍성한 볼륨, 탄탄한 스토리 또는 싱글 플레이 등이 장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게임기들이 온라인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하며 이 문제는 한 쪽이 유리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차세대 게임기는 고해상도의 그래픽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PC쪽이 가진 모든 장점을 사용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게임기의 보급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콘솔 레이싱 게임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며, 콘솔 레이싱 게임을 즐겨하는 마니아층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돈을 사용해 게임을 구입한다면 온라인 기능까지 제공되는 완성도 높은 콘솔 게임을 PC에서 느끼는 사양 문제나 조작 문제 등이 없이 즐길 수 있다. 만약 게임기와 PC가 동시에 있다면 어느 걸 선택할 것인가? 한 마디로 레이싱 온라인 게임은 제작되는 순간부터 '상대하기 버겁다고 할만한' 콘솔 게임기를 라이벌로 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할만하다. 대부분의 레이싱 마니아들은 꾸준히 즐기고 오래해야 하는 온라인 레이싱 게임보단 빠르게 즐기고 오랜 시간을 소요하지 않는 콘솔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

하지만 이런 상황이라고 해도 송재경씨가 개발하고 있는 'XL1'은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적정수준 성공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만하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 중 첫 번째는 'XL1' 그래픽 퀄리티가 콘솔에 근접할만큼 높다는 점이다. 섬세하게 제작된 차량의 모습과 실제 거리를 보는 듯 한 배경의 모습은 게임의 평가를 높게 해주며, 벽에 충돌할 때의 불꽃이 생기는 현상이나 차량이 미끄러질 때의 연기, 바퀴 자국 등 다양한 효과에도 신경 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콘솔 게임을 보는 듯 한 인터페이스와 게이머가 직접 꾸밀 수 있는 차고 등의 모습 역시 세밀하게 제작되어 있어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시각적으로 충분히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시각적인 만족 부분을 넘어 콘솔과 또 대등하게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게임성이다. 'XL1'은 캐주얼 레이싱 온라인 게임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시뮬레이션 게임 못지않게 심오한 게임성을 제공한다. 많은 캐주얼 온라인 게임들이 초반에 부족한 콘텐츠로 인해서 실망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XL1'은 이런 부분에서 전혀 아쉬움을 남지 않도록 했다.

20대가 넘는 차량들과 8개의 분류로 나누어져 있는 튜닝 부품 파트,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고루 즐길 수 있는 퀘스트, 다양한 배경에서 벌어지는 여러 코스 등 오픈 베타 테스트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풍성한 볼륨을 자랑한다. 튜닝 부품의 경우 각각 비슷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밸런스에 맞춰서 세밀하게 설정되어 있으며, 차량마다 부품의 선택 부분이 다르거나 선택할 수 있는 튜닝의 한계치, 능력치 등 여러 변화로 다양한 시도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튜닝을 통해 만들어진 차량은 각각 다른 조작성을 가지게 되고 게이머는 튜닝을 통해서 자신에게 맞는 조작감을 익히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요소는 'XL1'이 다른 레이싱 게임들과 차별화된 요소이면서도 콘솔 레이싱 게임에 밀리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조작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더 이야기하겠다. 'XL1'의 조작성은 시뮬레이션과 아케이드의 중간 단계처럼 느껴진다. 무조건적인 속도와 충돌 등으로 승부가 결정 나는 아케이드 형태와 충돌 했다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차량의 조작이 너무 민감해서 섬세한 조작을 요구하는 시뮬레이션의 모습의 중간 정도를 보여줘서 라이트 게이머들은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고 조금씩 테크닉에 대해서 배워가게 되며, 마니아 게이머는 세밀한 조작을 통해서 코스를 돌파하고 랩 타입을 단축시키는 등의 레이싱 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물론 중간적인 형태의 느낌의 게임은 라이트 게이머나 마니아 게이머를 모두 만족 시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어서 위험하지만 'XL1'은 조작성과 튜닝이라는 요소를 통해서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는 만족 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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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모자란 점이 많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XL1'은 다소 불만점이 보이기도 한다.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문제점은 바로 속도감. 많은 게이머들이 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이유로 뽑는 이 요소가 XL1에서는 실망적인 수준이다. 물론 시각적인 효과를 추가해서 속도감을 올리려고 했던 개발사의 노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애석하게도 'XL1'에서는 빠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가속이 시작될 때의 조작이 일반적으로 느린 속도의 조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데서 더 부각된다. 그러면서도 최고 속도에서는 오히려 핸들링이 너무 무거워져서 차량이 전혀 말을 듣지 않는 느낌을 받게 하기 때문에 다소 불균형한 느낌을 준다. 최고속도에서 핸들이 아예 돌아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데다 특히 U자 턴을 하는 곳에서는 기어를 조절해서 속도를 줄여도 차량이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추가적인 조작이나 브레이크 등을 시도해도 미끄러짐을 막을 수 없어서 한번이라도 이런 상황을 겪은 게이머들은 게임에서 짜증을 느끼게 된다.

또 기본적으로 잘 만들어진 물리엔진이지만 다소 불안한 점이 있어서,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끼리 충돌했을 때 지우개가 밀리듯 스윽 하고 밀리는 모습이나 차량이 달리고 있을 때 후방 측면을 살짝 밀어버리면 차량이 돌아가는 등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선두권을 달리는 게이머들에게도 짜증나는 요소이지만 그 자체의 어색함이 너무 많아서 현실 주의의 레이싱을 표방하는 'XL1'에서는 실망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또 차량이 돌아간 후에는 느린 후진 때문에 차량을 정상으로 돌리는데 오래 걸리며, 가드레일이나 벽면 등에 충돌한 후 차량이 멈춘 듯 벽에 붙어 잘 나오지 못하거나 풀숲이나 트랙 밖으로 나갔을 때 차량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어서 빠져 나오기 게이머의 짜증을 크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 외에도 'XL1'에는 아직 단점들이 더 있다. 바로 차량간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데, 튜닝 부품에 따라서 차량의 등급이 변경되는 상황이 있는데 이 상황으로 인해 많은 게이머들은 초보 존에서 최대한 돈을 많이 모아서 한번에 등급을 바꿔버린다. 퀘스트에서 부품을 획득해서 초보존에서 어느 정도 한 후에 꽤 많은 돈이 모이면 한번에 엄청 좋은 형태의 차량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게 잘못된 건 아닌 것 같지만 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량은 거의 의미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차량의 성능은 동일하지만 추가적인 부품 설치와 튜닝에 따라서 능력이 바뀌는 식이었다면 오히려 차량의 성능을 튜닝하는데 주력하게 되지만 최적의 성능을 자랑하는 차량을 구입하면 남아 있는 차량들이 아무리 튜닝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 차량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이건 달리 표현하면 게임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정도 단점들은 온라인 게임의 특징상 패치를 통해서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XL1'이 콘솔 게임 자체를 넘는 건 힘들겠지만 여러가지 보완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XL1'의 도전은 더욱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발전될 'XL1'에 대해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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