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기복에 맞춰 울고 웃는 재미가 듬뿍
정통 어드벤쳐(AVG)라는 장르는 RPG와 액션 그리고 시뮬레이션 등과는 다르게 국내에서는 기피 1 순위 장르다. 이는 액션 같은 조작의
현란한 맛도 없는데다 유저의 의사대로 키운 캐릭터를 게임이 만든 세계에 내던지는 맛도 찾아보기 어려워서다. 근본적인 이유를 따지자면
AVG라는 장르가 대화로 게임을 풀어 가는데 그 기본을 두기 때문일 것이다. 캐릭터간의 대화나 게임의 설정을 느끼며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데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 탓에 좀처럼 재미를 얻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AVG는 게임을 풀어나가며 얻어내는 스토리가 가장 큰
재미임에도 불구하고 한글로 출시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하다. 뜻 모를 글자들 덕분에 AVG의 기둥인 스토리는 고사하고 퍼즐을 풀지 못해
게임 진행 자체가 어려워지기 일쑤였다는 얘기다. 이러저러한 이유 덕분인지 콘솔에서 AVG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그나마 AVG의 본산지라는
PC마저도<원숭이 섬의 비밀>이나<롱기스트 저니>등의 과거의 대작 위주로 명맥만 남은 상태다.
물론 "AVG는 재미없다." 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 게임의 세계를 이해하는 순간 스토리를 따라 게임을 풀어나가는 맛이
다른 장르에서는 느끼기 힘든 재미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마니아와 일반 유저가 현격하게 갈리는 것이 AVG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번에
소개할 'Beyond Good&Evil'(이하 BGE)역시 AVG게임이다. 그래서 게임을 시작하기가 어렵다고 짐작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AVG와 'BGE'는 전혀 다른 맛이다. 다가가기 어렵다는 AVG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액션 등의 요소를 게임에 더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러 요소를 더했음에도 불구하고 AVG의 맛을 잃지 않으려는 제작사의 노력이 게임을 더욱 새롭게 한다. 자 그럼 게임의 한
부분을 AVG로 채우기 보단 AVG라는 기둥에 새로운 요소를 가미한 'BGE'. 그것이 어떤 재미를 전해줄까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정통 어드벤처의 계보를 잊고 있는 롱기스트 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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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리척과 숙명(?)의 대결을 펼치는
원숭이섬의 주인공 가이브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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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E'는 근 미래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화려함과 신기한 볼 것으로 치장된 SF와는 다른 느낌을 전해 준다. 자연보호 등의 자연 친화적인
메시지를 게임에 담고 있기 때문인데 탈 것이나 장비 등의 일부를 제외하면 고요한 자연을 게임에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미국식 개척 정신이
담겨있던<야거>와 비슷한 화면이라고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손길이 닿기를 기다리고 있는 황무지를 그리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
모습 담기를 애쓰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고요하고 포근하게 다가온다. 이런 환경 보호라는 게임의 주제이자 교훈은 주인공의 직업으로 이어진다.
'BGE'의 주인공인 제이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신기한 동물들의 사진을 찍는 일종의 프리렌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자연보호라는
설정을 그대로 게임에 더하기에는 무척 심심해지기 마련. 그래서 제이드가 살고 있는 행성 힐리스(Hillys)를 외계인 돔즈(Domz)가
침략하고 있다는 설정이 더해져 있다.
고아인지 가축인지 모를 동물들을 거둬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제이드는 자연의 푸른색으로 치장한 어여쁜(?) 여성 사진기자다. 여느 때와 같이
참선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던 그녀는 갑작스런 돔즈의 공격을 받는다. 황급히 집주위에 보호망(실드)를 치지만 밀린 전기세 때문에
보호망은 작동되지 않고 보살피던 고아들은 돔즈에게 납치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에 분노의 막대기를 들고 분연히 일어선 제이드. 삼촌 페이지와
함께 돔즈를 처리하고 고아들을 구해낸다. 언론을 장악해 돔즈로부터 힐리스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 뿐이라며 떠들어 대는 알파섹션은 때늦게
도착해 생색을 낸다. 그리고는 성의 없는 취재와 살아나서 불만이라는 투의 미심적인 행동을 남기며 사라지는데... 이런 스토리를 뒤로 하고
플레이어는 제이드를 컨트롤해 게임을 풀어나가게 된다. 말과는 다르게 정체가 의심스러운 알파섹션과 돔즈가 힐리스를 침공하는 진짜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서 말이다.
자칫하면 유치해 지는데다 고리 타분해지기 쉬운 교훈적인 내용을 잘 빗대어 표현한 것이 'BGE'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장점이다. 얼핏 보면
알아채기 힘들지만 환경을 파괴하고 동물들을 포획하는 것이 돔즈라면 그것을 막아내는 것이 역할이지만 방조하고 심지어 내통까지 하는 공무원을
알파섹션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 보호라는 것을 잘 빗대어 표현했기 때문에 'BGE'의 스토리가 잘 됐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비리와 비밀을 막연한 의심에서 부터 하나하나 찾아 풀어내는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도록 게임이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애 잘 됐다는 것이지..
마치 특종을 찾아내는 기자의 그것처럼 말이다.

'BGE'는 주제가 주제인 만큼 대부분
포근한 느낌의 자연 풍경이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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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보호가 게임의 주제라서인지 온통 초록색으로
무장한 주인공이자 미녀(?) 사진기자인 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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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의 삼촌인 페이지. 돼지인지 사람인지 잘 구분은
가지 않지만 게임진행을 도와주는 동료의 역할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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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들을 잡아 가는 돔즈. 마치 희귀 동물을
납치해가는 밀렵꾼들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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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힐리스의 수호자 알파섹션. 뭔가 의심나는 구석이 많은 놈들이다.
여러 가지가 더해진 형태지만 뼈대는 AVG다
'BGE'가 보여주는 게임진행은 지금까지의 AVG와 그다지 다르지는 않다.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고 알아낸 정보를 토대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적을 베어 넘기는 격투액션과 장애물을 뛰어 넘는 점프액션 그리고 '스프린터셀'이나 '메탈기어'를
연상시킨 잠입액션이 AVG에 더해진 것이 'BGE'의 전체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최근 마구잡이로 출시되는 장르 판독 불가의 짬뽕게임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BGE'에서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지금까지의 짬뽕게임과는 다르다. 재미있을 만한 것을 뒤섞었다기
보다는 AVG라는 장르를 살찌울 수 있는 도구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합 장르이지만 게임 내내 AVG 느낌이 살아있다는 것이
'BGE'의 가장 큰 특징. 그렇다고 격투 액션과 점프액션 그리고 잠입액션 등 각자가 낳는 보증된 재미가 허술해졌다는 소리는 아니다.
하나하나의 재미들이 따로 놀기 보다는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재미를 낳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가서기 어렵다는 AVG라는 장르를 보다 쉽고
빠르게 재미를 얻어 낼 수 있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AVG라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수적인 요소들 덕분에 플레이어의 의사를 보다
능동적으로 게임에 더해 스토리를 풀어내는 재미를 더욱 기름지게 한다.

'BGE'역시 마을에서 정보를 얻어 게임을
풀어간다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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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의 눈을 피해 움직이는 잠입액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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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액션의 시원함으로 게임에 재미를 더했다.
사진기자를 묘사한 게임 방식이 재미를 북돋는다
신기한 사진을 찍어 돈을 버는 프리렌서 사진기자라는 주인공의 직업은 단순한 설정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희귀 동물의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진행방식 역시 사진기자라는 주인공의 직업을 잘 살려 감칠맛이 흐른다. 몰래 숨어들어 진실을 사진에
담아내는 재미가 잠입액션과 잘 어울리는 탓이다. 이런 찍는 맛을 살리기 위해서 인지 미션 또한 적을 쳐부수는 것 보다는 진실을 사진에 담는
것으로 디자인 되어 있다. 그래서 AVG 특유의 진행하는 재미에 특종을 찾아 해매는 맛이 더해져 있는 것이 'BGE'의 특징이 되었다. 물론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 당위성도 게임은 잊지 않았다. 동물의 사진을 찍어 보내면 아이템을 살 수 있는 돈을 얻을 수 있는데다 게임진행에 꼭
필요한 진주를 얻을 수 있어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움직일 때는 물론 탈것으로 이동할 때도 주위를 꼭 살피게 된다. 혹시 희귀 동물을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말이다. 게임의 진행 방식도 획일적인 코스를 강요하지 않는다. RPG처럼 거대한 섬 도시(힐리스)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덕분에 동물을 찾아 해매는 맛이 각별해졌다. 심지어 싸울 때도 무기보다 먼저 사진기에 손이 갈 정도다. 적들이라도 동물이라면 효자
노릇을 하는 사진이 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재미도 'BGE'는 놓치지 않았다. 피사체의 모습 전부가 사진에 담겨야 가치가 인정된다는
설정 때문이다. 멀리서 물질을 하는 고래가 뛰어오르기를 가만히 기다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게임에 빠져들게 된다. 인기척에 놀라랴 멀리서
숨죽이며 빠르게 움직이는 동물을 셔터에 담기를 애쓰다 보면 진짜 사진기자가 된 듯 뿌듯해지기도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설정은 카메라를
무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기에서 디스크를 쏠 수 있다는 설정인데 사진기의 줌인 기능과 잠입액션이 어우러져 저격의 재미를
전해주기도 한다. 멀리서 몰래 약점을 쏘아 재끼는 저격수의 느낌으로 말이다.

동물들의 사진을 찍으면 돈과 진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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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빨리 움직이는 피사체라는
조건을 더해 찍는 맛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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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척을 숨긴 체 놈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 까지 기다리는 맛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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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 총처럼 사진기에서 디스크를 쏠 수 있는데
적에게 대미지를 주는 것은 물론 퍼즐을
풀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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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지 않은 액션. 그러나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BGE'의 액션은 버튼을 눌러 무기를 휘두르고 적을 처리하는 기존의 액션과 똑같은 모습니다. 화면에 나타난 다수의 적을 휘몰아서 처리하는
그런 액션 말이다. 덕분에 'BGE' 또한 적을 두들기는 맛이 그대로 살아있게 되었다. 적들을 피해 필드를 교묘하게 움직이며 적을 베어
넘기는 재미. 그리고 적과 플레이어의 타격 범위를 생각해 이리저리 몸을 쓰면서 콤보를 집어 넣는 맛이 잘 살아 있다는 얘기다. 격투게임의 횡
이동을 연상케 하는 회피 개념이 전투에 더해진 것도 치고 받는 것에 재미를 더한다. 버튼 하나로 적의 공격을 피하고 역습을 가한다는 개념인데
컨트롤러를 움직이는 손맛은 물론 전투에 속도감을 더해준다. 물론 적의 공격은 직선이라 옆으로 피하기 쉽다는 것에 공격 타이밍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탓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BGE'의 전투는 쉽게 제법 화려한 전투를 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 되었다. 공격을
만들어내는 컨트롤러의 조작 또한 간결하기 그지없다. 버튼을 이리저리 섞어 콤보를 만들어내던 종례의 게임과는 다르게 하나의 버튼만을 사용하지만
누르는 타이밍에 따라 다른 기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딜레이 없이 공격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이 더해진 탓에 이곳저곳에서
종행무진으로 무기를 휘두르며 손쉽게 싸우는 재미를 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쉬운 전투를 위해서 배려한 것들 때문에 'BGE'의 전투는
심심할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족한 체력을 탓하며 긴장감 속에서 치러 내는 전투가 아니라 버튼만 눌러대는 타성에 빠진 그런
전투 말이다. 그러나 적을 처리 하는 액션에 잠입과 퍼즐이 더해져 있어 이런 우려를 덜어준다. 무턱대고 칼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의 약점을
찾아 공격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 없이 버튼만 연타하다가는 게임오버로 이어지기 일쑤다. 보스전 역시 무기를 휘두르는 액션 보다는 놈의 패턴과
필드의 오브젝트의 상관관계를 파악에 치러내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적의 약점을 찾는 것은 잠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기를 휘두르기 전에
몰래 접근해 적을 살피고 행동 패턴에서 약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격투액션은 AVG를 꾸며주는 역할을 하지만
기본적인 재미는 겸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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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탈것을 타고 연출하는 슈팅의 재미까지
빠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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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파이터까지 연출하는데 따로 때어 놓고 보아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잠입액션이 타성에 빠지기 쉬운 전투를 보완하고 재미를 더한다
'BGE'의 잠입액션은 그 골격이 '메탈기어'나 '스프린터셀'과 비슷하나 느낌은 다르다. 이는 적을 처리하고 시체를 치우는 것처럼 흔적을
지우고 침투한다는 개념 보다는 적의 눈을 피해 목표로 이동한다는 느낌이 강해서다. 이것저것 생각 할 필요 없이 적의 시아를 피하고 오브젝트를
이용해 목표지점에 도착하는 것으로 'BGE'의 잠입액션이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꼼꼼하게 따져보는 사실적인 재미와는 거리가
있지만 좀 더 편하게 잠입액션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BGE'의 잠입액션은 크게 2가지로 나뉘어 진다. 액션에 능숙하다고 귀찮은 잠입
대신 정신없는 액션만으로 진행을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라도 잠입의 묘미를 느껴보라는 제작사의 배려다. 적에게 발각되면 그대로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이벤트성 잠입과 들켜도 유저의 컨트롤 솜씨로 게임을 진행 할 수 있는 것이 그것이다. 전자는 잠입액션의 재미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적이 눈치를 체면 그대로 게임오버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잔뜩 웅크린 체 적의 시아를 피해 장애물 사이를 오가며 꽤
먼 거리를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숨기의 긴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 물론 조그마한 실수라도 그대로 게임 오버로 이어지는 탓에
같은 곳을 여러 번 진행해야 하는 짜증스러움도 뒤 따라 오기는 하지만 말이다. 후자의 경우는 적에게 발각되면 전투로 이어진다.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리한 조건에서 어려운 전투를 벌려야 한다는 얘기다.
게임 자체의 전투는 몰래 하나씩 적을 제압하는 것에 재미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슬그머니 적을 제압하는 맛이 그만이다. 게다가 쉬운 액션
때문에 격투가 타성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막무가내로 적이 등장한다기 보다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게 자리를 잡고 여러
명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버튼만 눌러대는 막무가내 액션 보다는 몰래 다가가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틈을 노려 하나씩 처리하는 맛을 부각
시켰다는 얘기다. 정면 공격은 터무니없이 강하게 만들고 약점을 등 뒤로 한 것도 몰래 뒤로 돌아가는 맛을 간직하라는 배려일 것이다.

역시 적을 눈의 피해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 잠입액션의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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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애물로 플레이어의 진로를 막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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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침투해 적의 뒤를 잡으면 손쉽게 게임을 풀어나 갈 수 있다.
퍼즐로 시작되는 어드벤처가 재미의 가장 큰 줄기
모든 게임의 퍼즐이 그렇듯이 'BGE' 역시 막힌 길을 뭔가 해결책을 찾아 진행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상자를 밀고 당기어 길을
만들고 열쇠 같은 아이템을 얻어 문을 열고 진행하는 그런 퍼즐로 되어있다는 얘기다. 물론 AVG라는 장르인 만큼 퍼즐의 힌트는 대화에서 얻게
된다. "이곳이 무언가 수상해"라는 동료의 얘기나 친절하게도 "무엇 무엇이 있어야 다음으로 진행할 수 있어!"라고 얘기해주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힌트들 덕분에 'BGE'에 등장하는 퍼즐은 어렵다. 플레이어의 직관으로 퍼즐을 풀어내기 보다는 단서를 가지고
하는데다 게임에 큰 줄기가 퍼즐을 푸는 것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려운 퍼즐을 풀어내는 맛은 강해졌지만 게임의 몰입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한글이 아닌 영어로 되어 있는 탓에 대화로 힌트를 알아내기도 어려울뿐더러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퍼즐 탓에 패드를
던져버리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임의 큰 줄기가 퍼즐로 되어 있는 탓에 진행할수록 좀 더 어렵고 새로운 퍼즐을 구현해야 한다는
제작사의 배려 또한 이런 점을 부추긴다. 새로운 퍼즐이 머리를 쓰게 한다기 보다는 약간은 플레이어의 짜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퍼즐의 힌트가 되는 오브젝트를 보란 듯이 보여주는 화면이지만 진행할수록 화면사각에 교묘하게 숨겨두는 것처럼 말이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플레이어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것도 게임의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이유다. 게임에 길들여 질만 하면 생각지도 못한 퍼즐이 플레이어를 당혹스럽게
한다. 막힌 문을 열기위해 온갖 짓을 하며 애를 먹다가 우연히 들어 갈수 있는 문 옆의 틈을 발견 할 때면 허탈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BGE'의 퍼즐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만큼 풀고 난 다음의 성취감은 여느 게임에 비할 바가 아니며, 퍼즐을 풀기위해 먼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놈들을 두드리는 것처럼 잠입과 격투 액션이 식상하기 쉬운 퍼즐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기둥을 움직여 페이지를 구출하는 퍼즐.
생각보다 머리를 쓰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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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여는 것이 아니고 문 옆의 틈으로 들어가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허탈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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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할 때는 동료와 대화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지만 그마져 영어라 쉽지 않다.
동료와 함께 게임을 진행한다는 것이 퍼즐과 액션을 새롭게 한다
'BGE'는 주인공 혼자서 게임진행을 도맡아 해왔던 지금까지의 게임과는 다르다. 동료와 협심해서 게임을 풀어나가게 게임이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료와 같이 게임을 진행한다는 것은 단순히 AI로 무장된 동료와 전투를 치룬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퍼즐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퍼즐은 조금 어렵게 됐지만 함께 풀어낸다는 새로운 재미를 전해준다. 동료와 치러내는 전투는 동료를 컨트롤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바즈테일'과 비슷한 모습이다. 플레이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 혼자 날뛴다는 얘기다. 그러나 버튼하나로 동료의 특수능력을
유발할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이 '바즈테일'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투 중에 동료가 특수능력을 사용하면 땅을 박차 적을 허공으로 뛰어 올린다.
이틈에 적의 약점을 공격하던지 막힌 문으로 적을 쳐내어 길을 만든다는 등의 플레이어 판단을 유도해 내기도 한다. 퍼즐에서는 동료 역시
특수능력으로 주인공을 보조해 준다. 창살문을 열거나 여자인 탓에(?)힘이 약한 주인공이 열수 없는 문을 부수는 등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스데키'의 퍼즐 풀기와 어느 정도 비슷한 모습이다. 물론 이런 특수능력을 활용한 단순한 것이 'BGE'가 보여주는 함께 푸는 퍼즐은
아니다. 함께 푸는 퍼즐은 동료가 그야말로 한사람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잠긴 문을 반대편에서 열어주거나 시소모양의 점프대처럼
오브젝트를 활용해 주인공을 목적지까지 이동시켜주는 것 같은 것들이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BGE'는 플레이어가 퍼즐에 직면
했을 때 동료가 할 일과 플레이어가 할일을 나누어서 생각하는 재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같이 풀어내는 퍼즐은 쉽게 게임에서 멀어지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퍼즐 자체도 플레이어의 허를 찌르는데다 협력해서 풀어낸다는 것이 유저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이 함께 푼다는 설정이
낯설어 쉬운 것도 해맬 때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인공지능의 경우 '스데키'와는 다르게 한명의 동료만 출연시키는 탓인지 나쁜 편이 아니다. 너무나 바보스러운 탓에 저 혼자 누워버리는 상습범도
아닐뿐더러 터무니없이 강한 탓에 모든 적을 쓸어버리지도 않는다. 자기역할은 충분히 수행하지만 가끔은 살펴줘야 하는 정도다.

둘이 함께 문을 여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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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젝트를 활용해서 같이 푸는 퍼즐도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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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시에 동료의 특수기를 활용하면 적을 띠워 원하는 방향으로 날릴 수 있다.
스테이지는 짧게 끊어 놓아 다시하기 쉽게 디자인 되어있다
'BGE'는 생각 보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발각되면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잠입액션에다 약점을 찾아 적을 처리한다는 격투액션이
더해져 있는 탓이다. 그래서 짜증이 샘솟기도 한다. 게임오버란 메시지에 자신의 실수를 탓하며 같은 곳을 계속 맴돌아야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BGE'의 스테이지 디자인은 짧게 끊은 퍼즐과 어려운 고비 여러 개가 모인 꼴이다. 게임오버가 되더라고
처음부터 움직일 필요 없이 죽은 곳에서 바로 시작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제작사의 배려다. 덕분에 같은 곳을 맴도는 지겨움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어려운 잠입 액션이나 퍼즐이라도 실수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맛 또한 겸비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템의 필요성이
덩달아 사라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컨티뉴의 제한도 없는데다 게임 오버 당한 곳에서 바로 시작하니 구태여 체력을 회복시키고 체력게이지를
늘리는 아이템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어서다. 게다가 클리어 방법을 알고 있으면 체력 소모가 거의 없는데다 한번 체력이 소모되기 시작하면
금세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게임성이 이런 점을 부추긴다.

언제 게임오버가 되어도 세이브와 크게 상관없이
게임을 이어 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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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아이템 활용도가 떨어지게 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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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데 없는 화면 하지만 조작감은 아쉽다
'BGE'의 화면은 XBOX의 전형적인 그래픽을 그대로 답습한다. PC게임을 방불케 하는 모습에 Direct X기반의 특수효과로 화면을
꾸몄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난데는 없는 화면이 특징이라면 특징. 지금까지의 게임보다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은 칭찬할 만한 점이다.
화려한 특수효과 보다는 전원의 느낌을 살린 게임 화면 때문일 것이다. 'BGE'는 화면의 질적인 면보다 화면의 모양이 특이한 게임이다.
기존의 4:3 비율로 만들어진 화면이 아니라 16:9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BGE'의 화면을 보고 있자면 PC로 16:9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4:3으로 제작된 게임보다 훨씬 넓은 시아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게임내의 중요
오브젝트를 살피기 용이해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화면 상하에 검은 여백이 생기는 탓에 어지간한 화면에도 감동을 받기가 힘들어졌다. 같은
화면이라도 화면에 꽉 차게 보여주는 것과 조그마하게 보여주는 것이 느낌이 서로 다른 맥락일 것이다. 화면은 16:9로 디자인 했음에도 게임이
16:9화면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대목. 16:9 와이드 TV에 물려 봤지만 여전히 상하의 까만 여백이 없어지지 않는다.
AVG라는 요소를 주로 해서 조화로운 게임성을 보여주는 'BGE'지만 조작감 만은 극악이다. 패드에 붙어 있는 버튼을 충분히 이용해서
다채로운 액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사진 찍기가 너무 어렵게 되어 있어서다. 사진기를 들어 올리는 버튼을 누르고 동시에 줌인
버튼을 누르며 셔터 버튼까지 신경 쓰다 보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버튼을 다시 설정할 수 있는 메뉴도 없는 탓에 더하다. 조금만 잘못하면
사진 찍는 자세가 풀리는 덕분에 어렵게 잡은 찬스를 놓칠 때는 짜증까지 샘솟는다.

16:9의 화면 비율이라 시아는 넓어 졌지만
상하의 검은 여백이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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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투를 치루며 사진을 찍어야 할 때는
손가락이 꼬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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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게임이 힘을 얻는 추세 때문인지 다가서기 어려운 AVG라는 장르는 유저는 물론 제작사에서도 기피하는 장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VG라는 장르로 출시된 'BGE'는 제작사의 자존심과 고집이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고집은 재미를 낳는다는 측면에서 제작사의 자부심을 지켜 주었다. AVG를 꾸며주는 액션과 잠입이 어드벤쳐의 맛은 그대로 간직하게 하면서 좀 더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덤으로 액션과 잠입의 각각의 재미들이 AVG와 어울리면서 새로운 재미까지 낳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게임 도입부분이 너무 어려웠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게임초반의 약간의 액션을 제외하곤 다짜고짜 'BGE'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게임방식에 유저들을 내던져 버려서다.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막막한 게임진행 때문에 패드를 놓아 버리기가 쉽게 되었다는 얘기다. 덕분인지 'BGE'는 가진바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판매율을 기록하게 되었다. 계획했던 2탄도 물거품으로 끝나버리고 말이다. 'BGE'는 한꺼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는 조금씩 게임을 즐기는데 익숙한 유저라면 한번쯤은 꼭 해볼 만한 작품이다. 소위 돈들인 냄새가 나는 대작은 아니지만 게임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스토리의 기복에 맞춰 울고 웃는 AVG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